책을 아주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특히 가슴아픈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좋아했지요. 그녀의 몰입도는 실로 놀라워서 책 한권을 다 읽고난 뒤에는 그 속에 담긴 희노애략을 실제 경험한듯한 감상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너무도 책을 많이 읽고 사랑했기 때문일까요. 어느날 그녀에게 특별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 날도 그녀는 여느 때 처럼 사랑을 이야기하는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느 떄 처럼 여주인공의 짝사랑을 몰라주는 바쁘기만한 멍청한 남자에게 (그녀의 풍부한 감성으로)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참 몰입하여 책을 읽는데 귀찮게도 휴대전화가 울렸지요. "여보세요" 전화를 받았더니 낯설지면 잘 아는 것같은 남자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N건설의 K부장님 핸드폰 아닌가요?" K...? 책에서 본 이름이다. 그녀는 급히 페이지을 넘겨서 찾아봤습니다. 남자에게 스카웃제의를 했던 인물의 이름이였어요. 신기하기도 하고 묘하기도 한 그런 느낌... "혹시 P씨 되시나요?" 그녀는 설마 하는, 그리고 왠지 모를 기대를 하면서 질문을 했습니다. "네, 스카웃제의를 받았던 P 입니다." ...... 소설책 속의 인물과 전화연결이 됐다? 왠지모를 설레임을 느끼며 그녀는 말했습니다. "이봐 리플로 이어나가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