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분노와 폭력, 혐오의 방향성에 대한 내용입니다. 비단 메갈 뿐이 아닌 여혐 남혐을 어울러서요.
우선 저도 대한민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며 신체적인 위협과 사회적 차별에 시달린 경험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저들이 어째서 저런 혐오적 텍스트로 분노를 표출하는가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그 분노가 '남성'을 향한 것이어서는 안 되죠. 이것은 방향성의 문제입니다.
묻겠습니다. '어째서 여자는 군대를 가지 않는가?'에 대해 여자를 비난하는 것이 맞습니까? 아니죠. 남자를 군대에 가게 만든, 그리고 폭력적이고 비효율적인 군대 부조리를 개선하지 않으려는 사회 체계의 문제 아닌가요? 남성들이 강제적으로 징병제에 의해 끌려가 2년간 폭력적 문화에서 개고생을함에도 적절한 보상 없이 일방적으로 국방의 의무를 지게 만든 건 누구입니까. 여성인가요?
'더치페이를 하지 않는 여자'를 비난하는 것은 여자의 문제입니까? 기형적 노동시장과 가부장제의 폐해가 아닐까요?
다시 묻겠습니다. '여자가 출산하면 경력이 단절되는 것'이 남자의 문제입니까? 노동환경과 사회구조의 문제 아닌가요? 그 외에도 여성에게 부여되는 '여성적 굴레들', 메갈리아에서 코르셋이라 부르는 것은 단지 주변의 '김치남'들의 문제일까요 아니면 사회 전반에서 남성에게는 경제적 부담을, 여성에게는 억압을 낳는 가부장제의 문제일까요?
좀 더 거시적인 사고가 필요할 때라고 봅니다. 김치녀는 부조리한 사회 구조로 인한 수평폭력으로 인해 탄생했습니다. 김치남은 그에 대한 안티테제로 탄생했죠.
문제는 이러한 혐오가 근본적 원인을 타개하지는 못한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로는 사회구조를 바꾸기 위해 양성 모두가 합의해나가야하는데 혐오와 갈등은 정 반대로 나아가게 만들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