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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명예의 덧없음을 깨달으면서 180도 바뀐 삶
게시물ID : emigration_5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olatile
추천 : 12
조회수 : 2076회
댓글수 : 44개
등록시간 : 2015/10/04 23: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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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황금만능의 시기

우리집안은 이북에서 한국전쟁때 내려온 집안이라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세대는 제대로된 교육을 못받았고 가진게 없었어서 나의 어린시절은 가난으로 점철되었었다. 그래서인지 청년시절의 나는 엄청나게 물질적인 사람이되어있었다. 

인생의 목표는 좋은 직장을 가져서 승진도 하고 돈도 많이 벌어서 좋은집을 사고 좋은 차를 타서 남부럽지 않게 사는거였다.

내가 대학을 졸업하던 시기의 IT/벤처붐은 나에게 많은 기회를 안겨주었다. 일찌감치 취직 해서 대학/야간대학원 학비를 내 손으로 낼수도 있었고 그렇게 얻어진 경력으로 병역특례의 혜택을 받아 군대도 안갈수 있었다. 나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언제나 제 1목표는 좋은 평가를 받아서 승진하고 성과급많이 받고 빨리 집도사고 차도사고하는 물질만능의 가치관을 가졌었다. 밤새서 일을 하고 주말에도 일을하고 그러면서도 지치지 않을수 있었던 근본적인 힘은 바로 그 물욕과 명예욕이었다.


갑자기 느껴진 물질과 명예의 덧없음

사실 결혼을 하고난 직후에도 그런 가치관은 변하지 않았다. 얼른 돈을 많이 벌어서 집도 사고 노후보장도 하고 그런목적의식으로 살아가던 어느날 단아가 태어났다. 나는 내가 가정적인 아빠/남편이 되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살았었는데, 갓난 단아를 품에 안는순간 갑자기 그 동안 믿어왔던 모든게 허물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인생을 살면서 오고가는 많은 인연들이 있었으나 바로 이 인연은 내가 죽는 순간까지 안고갈 평생의 인연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돈과 명예가 부질없게 느껴졌다. 다른 여러 인간관계는 어차피 오고갈거지만 내아이들과 아내는 내 모든 힘을 써서 유지하고 즐겨야될 평생의 관계라는걸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뼛속깊숙히 느끼게 되었다.

이후 모든일의 우선순위가 가족인 가정적 아빠/남편이 되었는데, 정확히 왜 그렇게 바뀐지는 모르겠다. 아내의 마수에 걸린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드는데, 내 인생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아내의 영향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내 선배들의 경험에서 얻는 반면교사

회사내에서 나름 성공했다고 하는 상사들은 능력도 인정받고 줄도 잘타고 해서 고위직을 맡고 연봉도 많이 받고 하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은 나의 동경의 대상이었는데, 바뀐가치관으로 보니 참으로 불쌍한 사람들이었다. 가족과의 관계는 이미 단절되어서 돈만 가져다 주는 ATM이 되어 있었고, 일에 파묻혀 야근과 주말근무만 하는 성공과 실패의 대조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토록 부러워했던 그 삶이 불쌍하게 느껴지는걸 느끼며 내가 저렇게 된다면 돈과 명예야 얻겠지만 더욱 소중한 내 가족을 잃을거란 공포가 내몸을 뒤덮었다. 그 때부터 여러가지 다른길을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여러면에서 봤을때 가장 훌륭한 방안은 호주이민이었다. 이거라면 내 가족과 일을 둘다 놓치지 않을 길이라는 확신이 생겼을때 호주이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고난의 준비과정 그러나..

블로그에도 여러글에 걸쳐 정리해놨지만 호주이민의 준비과정은 순탄치않았다. 영어가 가장큰 문제였는데 회사생활로 인한 시간부족이 가장큰 문제였다. 회사를 그만두고 할수도 없었고 야근을 피하기도 힘들었다. 그나마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줄이지 않고 영어공부에 매진했는데, 오히려 이게 공부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방법이 되어서 약 2년에 걸친 꾸준하고 느릿한 영어공부를 지탱해준게 아닐까 다시 생각해본다. 주위에서 함께 호주이민을 준비하던 사람들은 힘들다고 포기하고, 회사그만두고 준비하던 사람도 포기하고 취직을 하고 하는 그런와중에도 유독 느리게 갔던 나만 성공해서 호주에 와있다.


천천히 즐기는 호주에서의 삶

그 동안의 한국에서의 삶은 너무나도 바쁘게만 살아왔기 때문에 호주에 와서는 한 1년 휴가왔다 생각하고 쉬는것도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휴가도 너무 길면 노는것도 힘들다는걸 느꼈기 때문에 그 휴식기간동안 새로운걸 해보기 위해서 박사과정을 택했는데, 경제적으로나 적성으로 보나 좋은 길을 선택했다고 생각된다. 아무런 일도 없이 휴가처럼 쉬었다면 오히려 심심해했을거라 생각되고 생활비가 걱정되어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을거라 생각되는데, 박사과정을 하는 과정에서 이래저래 공부할것도 많고 어느정도 경제적으로 안정도 되니까 호주에서의 느린삶을 즐기고 있다. 한국에서도 그랬지만 아이들이 하는 모든 행사나 상담을 다 참가해서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걸 즐길수 있고 아이들과 좀더 시간을 보내면서 교감도 할수 있는 그런 느린삶을 살아가는 과정이다.

아내의 경우에도 단아를 가졌을때 굳이 일에 대한 집착이 없으면 그냥 가정에 충실했으면 좋겠다고 설득해서 여태 주부로의 삶을 살고 있는데, 앞으로도 굳이 일을 하지 않고 가족에 집중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본인이 뭔가 욕심이 생긴다면 다시 일을 하기도 좋은 환경이니 그때까진 그냥 이대로 유지하는게 좋다고 생각된다.


앞으로도 천천히 가기위한 노력들

예전의 나였다면 엄청나게 노력해서 빨리 박사를 따고 학문의 본산인 미국에 취업해서 학계에서 유명한 연구원이 되고 싶어했겠지만 그런욕심은 전혀없다. 그냥 천천히 박사과정을 진행해서 천천히 졸업하고 느리게 계속 살아갈 생각이다.

3-4년의 박사과정이 끝나면 다시 취업을 해서 일을 해야겠지만 보상이 많고 힘든일보다는 보상이 적어도 힘들지 않은 일을 할생각이다. 지금같은 여유로운 생활을 굳이 일찍 끝내고 싶은 생각은 전혀없다. 출퇴근도 자유롭고, 뭘연구하든 내 자유가 있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지 않은 이 시기는 그 동안 바쁘게만 살아왔던 나에게 안식년같은 시기이다. 할게 없는 안식년도 아니고 적당히 재미도 있고 어려움도 있는 그런 안식년이라 이 과정을 즐기고 있다.


포기할 순 없는 물질적인 삶

그렇다고 물질을 완전히 포기할순 없는데, 집도 사고 싶고 노후에 돈도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없는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삶을 희생해서까지 그런것에 집착하고 싶진않다. 지금 하고 있는 박사가 어떻게 보면 노후준비로써는 집한채보다 나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 요즘이라 당장은 집이나 다른 물질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그냥 현재를 즐기는게 가장 좋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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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글에 적절한 김어준의 강의

아래첨부한 김어준의 강의의 내용은 그건데, 내 욕망의 주인이 되어야지 남의 욕망에 살지말라는 이야기이다. 물질이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고 그 중간인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인생은 짧으면서 길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삶을 사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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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blog.naver.com/joonyou97/220119547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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