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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언죄/자동재생] 그녀를, 그리고 기사단장을 동경했던 밀레시안 解(해)
게시물ID : mabinogi_1332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낭만물리학
추천 : 6
조회수 : 41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0/15 05: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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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Iklt5




















매우 자극적인 표현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심신이 미약하시거나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반드시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고기가 으깨지는 듯 한 둔탁한 소리가 들린다.



' 퍽 ... 퍽 ... 퍽 ... 퍽 ... '



아벨린은 소리의 근원을 찾아 조심스럽게 다가가보기로 했다.



' 퍽 ... 퍽 ... 퍽 ... ㅍ '



일정하게 울리던 그 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본능적으로 그녀 역시 걸음을 멈추고 있었다.
소리의 근원으로부터 무엇인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실루엣이 비쳤다.
조그마한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점점 그 아이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작은 몸집에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해머를 들고 있었다.



" 엘시,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건가요? "



견습기사단의 막내인 엘시였다.
최근 밀레시안과 카나의 죽음 이후로 해체위기에 놓였던 카르엘기사단에 투입된 그 아이는 
가끔 이렇게 밤이되면 자신도 모르게 밖을 돌아다니는 몽유병 증세를 보이곤 했다.
아벨린이 다가오는 것을 깨닿지 못한 듯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 밀레시안 ... 밀레시안님이 ... "



" 엘시, 밀레시안은 잊도록 하세요. 그는 카나를 죽인 자 입니다. "



" 후 ... 후후후 ... 후후후후후 ... "



엘시는 웃고 있었다.
정확히는 그 아이의 입만이 웃고 있었다.
마치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을 안 듯한 슬픈 얼굴을 한 채로
그 아이는 웃고 있었다.



" 그만 들어가도록 해요. 당신은 아직 치료가 필요합니다. "



아벨린은 엘시의 손을 잡고 그녀를 이끌어 숙소로 돌아간다.
엘시의 손은 매우 작았고, 거칠고, 또한 부드러웠다.



" 밀레 ... 밀레시 ... 안 ... 님 ... "



엘시의 작은 입에서 계속 같은 말이 반복되고 있었다.



" 어서 자도록 해요, 이래선 내일의 훈련이 엉망이 됍니다. "



엘시를 재운 뒤 아벨린은 숙소 밖으로 나왔다.
아직 새벽공기는 차가웠고, 벌레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고요함의 연속이었다.
아벨린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사 ... 사랑했습 ... 니다 ... 아벨 ... 린 '



밀레시안의 그 마지막 한마디는 아벨린을 향한 저주인냥 항상 그녀의 머릿속에 머물고 있었다.



' 그래 ... 이건 저주야, 당신을 죽인 날 향한 ...마지막 저주 ... '



아벨린은 그 길로 곧장 엘시를 발견했던 장소로 다시 돌아갔다.
언제나 그랬듯이, 마치 일상인듯이, 그녀는 그 장소로 다시 돌아간다.
엘시가 새벽마다 찾아오는, 아발론게이트 근처의 폭포 언저리 ...



[ 카나, 아름다운 영혼이 이곳에 잠들다 ]



아벨린은 차오르는 눈물을 애써 참으려 했다.
그녀의 하나뿐인 사랑스러운 ... 아니 사랑스러웠던 동생의 비석앞에서
아벨린은 우두커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 또 ... 파해쳐 놓은거니 ... 엘시 '



엘시의 해머가 카나의 묘지 주변을 파해친 듯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묘지 주변의 흙을 다시 정리하고, 비석에 묻은 흙먼지들을 털어냈다.



' 널 ... 좀 더 챙겨줬어야 하는건데 ... 미안하구나, 카나 ... '



그 순간, 아벨린의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아벨린이 인기척을 느껴 뒤를 돌아보려한 순간, 그녀의 후두부에 강한 충격이 전해졌다.
그대로 아벨린은 바닥에 쓰러졌다.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실루엣이 보였다.
작고 아담한 실루엣이었다.
아벨린은 그 실루엣을 쓰다듬어 보았다.
그대로 그녀는 정신을 잃었다.












' 끼 ... 끼익 ... 스스 ... 스윽 ... '



녹슨 금속이 스치는 듯한 기분나쁜 금속음이 들렸다.
또한 한쪽에서는 물이 흐르는 소리, 돌이 갈리는 소리가 들렸다.



" 깨어나셨어요? "



" ... 엘시 ... "



아벨린의 시야에 엘시가 들어왔다.



" ... 이곳 ... 은 ... 어디지? "



" 우선 자신의 상황부터 판단하시는게 순서가 아닐까요? "



아벨린이 손을 뻗으려는 순간, 무언가에 구속되어있음을 느꼈다.
또한 아벨린의 시야에는 어딘지 모를 방의 천장이 보였다.



" 왜 ... 날 구속해둔거지? "



" 당신이 제 바람대로 움직여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아벨린언니. "



" 바람 ... 이라고? "



" 당신의 역할은 밀레시안님을 죽이는 게 아니였어요. 난 당신이라면 그 순간에서도 냉정을 유지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였네요. 너무나도 감정적이고 격정적인 모습에 제가 다 놀랐어요. "



아벨린은 순간 떠올렸다.
밀레시안이 그녀의 레이피어에 죽임을 당하기 직전 그가 했던 이야기를,



잠시 진정하시고 부디 저의 얘기를 들어주세요, 아벨린님!! 카나를 죽인건 제가 .. '



" 너 ... 였니? "



" 물론이죠. 밀레시안님이 카나를 죽일 이유가 어디있나요? "



' 퍼억 '



순간 빠르고 단순한, 기분나쁜 소리가 들렸다.
아벨린의 시야에 핏방울들이 튀어올랐다.



"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 "



그녀의 오른손에 감각이 없었다.
오른팔 또한 감각을 느끼지 못했다.
엘시의 손에 커다란 도끼가 들려있었고,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 어때요, 밀레시안님의 아픔을 느낄 수 있겠어요? "



" 하 ... 하아 ... 하아아 ... 크흑 ... "



아벨린은 아픔을 견디기 힘들었다.
그녀의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고, 입에서는 거품을 물기 직전이었다.
정신을 놓지 않기 위해 그녀는 입술을 질끈 물었다.
입에서 피가 흘렀다.



" 아름답네요, 언니의 팔 ... "



엘시는 잘린 아벨린의 오른쪽 팔을 거꾸로 들고는 흐르는 피를 혀끝으로 핥았다.



" 밀레시안님이 당신을 마음에 품을만 하군요, 정말 ... 아름다워요. 이제 슬슬 괜찮죠? "



' 퍼억 '



" 으아아아아아아아 !!!!!!!!!!!!!!!!!!!!!!!!!!!!!!!!!!!!!!!!!!!!!!!!!!!!!!!!!!!! 크 ... 하아 ... 하 ... "



이번엔 오른발의 감각이 없었다.
아벨린은 사라져가는 정신을 잡고 고개를 들어보았다.
오른팔과 오른발이 사라져 있었다.



" 음, 이제 좀 비슷해졌나요? 죽음이 가까워지는걸 느끼시는거에요?
정신을 잃으시기 전에 얘기해드려야겠어요. 정신 바짝차리고 잘 들으셔야해요. "



전 밀레시안님을 갖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의 마음엔 당신, 아벨린언니가 있었죠.
하지만 당신은 카나언니의 존재때문에 밀레시안님의 감정을 알고도 모른척 넘어갔었죠.
난 그걸 참을 수가 없었어요. 당신이 밀레시안님의 아픔을 아셨으면 싶었어요.
그래서 죽였어요. 당신과 밀레시안님이 카나언니의 방해 없이 서로 사랑할 수 있도록. "



잠시 숨을 고르는 듯 했다.
그리고 다시 엘시는 말을 이어갔다.



" 밀레시안님은 당신과 하나가 되길 바랬어요. 나도 그걸 돕고 싶었구요.
하지만 카나언니가 죽은 뒤에도 여전히 당신의 마음속엔 카나언니가 있어요.
전 생각했죠, 모두의 소원을 이루어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구요.
그래서 떠올랐어요, 밀레시안님을 갖기로. 당신과 카나와 하나가 된 밀레시안님을요. "



아벨린은 그대로 정신을 잃었고
이후 엘시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












다시 그녀가 눈을 뜬 순간, 그녀는 병실에 있었다.
옆에서 슈안의 목소리가 들렸다.


" 괜찮으십니까, 아벨린님 "



" 눈을 뜨셔서 다행입니다. 대답은 하지 않으셔도 됍니다, 회복에 집중해주십시오.
당신을 카나의 묘지에서 찾았습니다. 정찰을 하던 아이르리스가 카나의 묘지가 파해진걸 보고
저에게 보고를 했고, 제가 발견했을 땐 카나가 아닌 당신이 묘지속에 잠들어 있었습니다. "



" 더불어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엘시가 자살했습니다. "



" 뭐 ... 라구요? "



" 대답하지 마십시오. 회복에 집중하시는겁니다. "



" 상관 ... 없으니, 계속 ... 해요. "



" 그 아이가 어릴적 그녀의 부모와 살았던 폐가에서 발견했습니다.
그곳에서 밀레시안님 ... 아니, 그건 밀레시안님이라 부를 수 없겠군요.
시체를 껴안고 죽어있었습니다. 마치 잠들어 있는 듯 했습니다. "



" 밀레시안 ... 이라고? "



" 얼굴과 몸은 분명 밀레시안님이었습니다. 다만 ... "



" 다만 ... 무엇이죠? "



" 팔 다리는 각각 다른 사람의 것이었습니다. 오른팔과 오른다리는 아벨린님의 것이었고, 
나머지 왼쪽팔과 다리는 ...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카나 ... 의 것이었습니다. "



그 이야기를 들은 순간 아벨린은 떠올렸다.



그래서 떠올랐어요, 밀레시안님을 갖기로. 당신과 카나와 하나가 된 밀레시안님을요. '



" 엘시의 소원 ... "



" 예? 아벨린님 지금 뭐라고 ... "



아벨린은 다시 잠들었다. 이대로 영원히 잠들고 싶었다.



꿈을 꾸었다.
밀레시안이 보였다.
밀레시안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 아벨린님,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



꿈속의 밀레시안이 그녀에게 속삭였다.



' 알고있어요, 밀레시안님 ... '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했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있기를 바랬다.



아벨린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 이전에 올렸던 '그녀를 그리고 기사단장을 동경한 밀레시안' 의 해답편입니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봤던 '시체를 사랑한 남자' 라는 제목의 글을 봤던걸 기억해내 접목시켰습니다.
매우 자극적인 내용이었는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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