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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딩, 내가 본 친구는 누구?
게시물ID : panic_838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평강아줌마
추천 : 2
조회수 : 88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0/16 13: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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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이럴려면 방학은 왜 있냐, 
추위에 공부하기 힘든 학생들을 배려해
겨울 방학을 공개적으로 하사하더니
그 배려를 똥으로 만든 얼어죽을 방학 보충 수업.

1주일만 쉬고 2주간 방학 보충 수업을 나오라고 
할거면, 겨울 방학 1주일 , 단축수업 2주.라고
정직하게 가정통신문을 작성하길
누구한테 건의해야 하나,
생각만 불 같던 내 중학교 2학년.

불 같은 생각을 말로 잘 풀어내지 못하고
혼자 불평만 하고 끝이라서
누가 봐도 나는 얌전하고 순응적이며
성실한 소녀였다.

그 성실함에 부응하기 위해
보충 수업도 열쉼히 출석했는데,
무엇을 배웠는지는 우이독경이라.

 레고로 만든 교실에
 레고 학생들을 줄 맞춰 꽂아 놓고
교장님은 흐뭇해 하겠지,
우리는 높으신 분들의 업적 수집품에 보탬이 되는
피규어들. 

겨울 아침은 이불 뒤집어 쓰고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일어나지 않다가 엄마 스매싱 한 대 맞고 기상해야 제 맛인데, 보충 수업에 성실하기 위해서는 그 짓을 누릴 수가 없었다.

보충 수업 절반쯤 지날 무렵, 드디어 늦잠을 잤다.
아침에 안개가  가득했다.
이 안개가 내 미래구나, 발밑만 겨우 살피며 부랴부랴 뛰었다.

등교 시간은 8시 40분.
 수업 시작은 9시 .
 내 도착 시간은 8시 50분.

살내화로 갈아 신는데,
"평강아 ~~~~"
학교 건물 두 개가 앞뒤로 있고,
그 사이를 구름다리가 연결하고 있다.
구름다리 중간 쯤에서 내 짝 도도와 앞 친구 레레가 손을 흔든다.
"평강아 지금 오는 거야?" 
안개는 건물 두 개 뒤로 풍성했지만
구름다리는 안개가 없이 맑았다.
"나 잤어~~ 수업 시간 다 되었는데? 너네 어디 가~?"
친구들이 가는 방향은 교실 쪽이 아니었다.
 "우리?" 친구들은 마주 보고 자기들끼리 히히 웃더니 "비밀이야~"하고는 건물 쪽 안개로 들어갔다.

교실은 실내화 갈아 신는 곳 1층 두 번째라 10초만에 튀어 들어갔다.
 교실에는 구름다리 친구들이 착하게 앉아 있다.
도도는 엎드려 있고 레레는  만화책 보고 있다.
"어? 어떻게 나 보다 더 빨리 왔어?"
"뭘?"
"아까 구름다리..."
"뭐가??"
"구름다리에 너네 둘이...앞 건물로 갔잖아."
"늦어서 변명하냐? 가방이나 벗어."
"너네가 나 불렀잖아!!"
"나 독서 중이다, 얘는 취침 중이고."

어???? 어.... 그럼 날 불렀던 걔네는 누구야??
나의 첫 겨울 보충 수업은 
귀신만 주입식으로 가르치고 일방적으로 개학했다.
출처 내 중딩 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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