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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보호구역입니다. 여기서 ㅇㅇ하지마세요.
게시물ID : military_593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철전열함(가입:2011-09-21 방문:2675)
추천 : 15
조회수 : 2339회
댓글수 : 31개
등록시간 : 2015/10/18 17:42:04
자대배치 후, 첫 야간경계근무에 대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상스럽게 불편한 장구류.
신병이라고 챙기는게 좀 거칠게 나오는건지, 지금이 기회라고 갈구는건지 날이 선 고참들의 말투.
제대로 했다고 했는데 결국 틀린 총기현황판갱신.
오~신병 첫 야간투입이냐고 암구어부터 고향에 계신 부모님 안부까지 캐묻던 당직사관.

산길을 올라가는데 어디까지 가는지 감이 없으니, 무턱대고 따라가다가 절반도 못가서 퍼져버려 갈굼.
수하하는데 어리버리 타서 갈굼.
초소비치물 확인하다가 랜턴떨어뜨려 갈굼.
TA받는데 네? 그랬다가 갈굼.
뒷근무오는데 못봐서 갈굼.
초병수칙 못 외워서 갈굼.
(적고보니 이건 뭐 빼박 폐급...굳이 변명을 적자면 근무인원이 부족해서 신병대기 5일만에 투입이었음.)
그렇게 첫 순찰과 첫 초소를 찍는 2시간만에 지난 21년간 살며 먹은 욕의 10배쯤 먹고
난 뭐 이렇게도 못난 놈인가 라는 자괴감과 
이젠 숨만 쉬어도 갈굴 것 같은 등 뒤의 사수에게 그래 갈궈라갈궈. 중대 폭파시키고 난 떠나련다.라며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서있었다.

"꺄아아아악!!!!!"
찢어지는듯한 여성의 비명소리. 그것은 레알 귀신의 비명소리였다.
내가 놀래서 움찔하자, 사수가 그럼 그렇지라는듯 내 옆에 섰다.
"놀랬지??? 나도 처음엔 엄청 놀랬다."
"바...방금 그건 무슨 소립니까?"
"낮에 고라니 봤지? 고라니 울음소리야ㅋㅋㅋ"
엊그제 대낮에 소대장과 순찰로 돌다가 마주친
그 똥그랗고 맑은 눈망울. 사람보자마자 놀래서 도망가는 그 사슴인가 노루인가 닮은 그 축생이 내는 소리였다. 
"긴장풀어 임마. 나도 저걸로는 안 갈궈ㅋㅋㅋ"
"예. 알겠...앗!!! A상병님!!! 저 밑에 차량불빛이 보입니다."
"아. 저거. 용케 잘봤네. 순찰차량아냐."
"그럼..."
"떡치러 온거야."

군부대에는 위병소라는 정식 출입구 외에, 여기저기 특별한 경우에 쓰는 통문들이 있는데,
그 곳은 차량이 오갈수 있는 검문소라는 곳이었다. 
시골국도를 가다가 한 쪽에 갑자기 비포장길이 나와 조금 들어가면
-여기는 군사보호구역 쏼라쏼라
하는 표지판과 함께 차량이 오갈만한 출입문이 있을것이다.

네비에는 없는 길, 군부대 앞이라고 장애물 세워놨는데 요리조리 수고스럽게 핸들 꺽어 들어옴, 주위에 민가가 없음, 차멈추면 헤드라이트를 끔.
근처 마을 어르신들은 시골분들이시라 일찍 자고 일찍 주무시는데 이 야밤에...
시골국도+야산+군부대근처...라는 3단 콤보가 만나, 
야간의 그 검문소 앞으로 가만히 차를 몰고와 차 안에 습기가 다 차도록 떡을 치는 남녀들이 오곤했다.
야간이라 자세히 보이진 않지만 세단, SUV, 1톤트럭등등 차종이 다양한걸로 보아 각기 다른 사람이었을 걸로 추측이 된다.





그렇게 첫대면한 고라니와 달이 떠있든 안떠있든 월궁항아님 옆에서 떡치는 토끼마냥 밤마다 와서 떡을 쳐대는 남녀들은 굉장한 골칫거리였다.
고라니의 경우는 말 그대로 시끄럽게 울어대서 야간숙면(...)을 방해하여 사수의 기분을 얹짢게 하여 부사수들을 괴롭게했고,
떡치는 남녀들은 혈기왕성한 군인들을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거기다가 본의아니게 강제금딸(...)중인 신병들에게는 훈련때 시간넉넉히 줄께 쳐보라고 해도 못치는 A형텐트를 바로 세우게하는 큰 문제를 야기했기때문이다. 

그리고, 혹시라도 군부대 근처에서 하지말았으면 함. 다 보임.
군인들은 야간경계나가면 야간투시경이라는걸 쓰는데 (PVS7같은거)
이 물건이 아주 조그만 별빛만 있어도 다 잡아내는 장비라,
차 멈추고 본네트 열기 식으면 니들 하는거 다보임.
방사능피폭된 닌자거북이같이 형광색비스무리한것이 꿈틀대는것처럼 보이기는 하는데 흑백TV라 생각하고 보면 될 정도로 다 보임.

처음 이등병때나 오오~하고, 사수의 묵인하에 보긴했는데...짬이 차니 그것도 재미없고, 남들처럼 이등병들의 유흥정도로 넘어갈 일이었음.
그리고 그것도 자주보니까 짜증나서 통문키따고 나가서 내 한달월급 던져주고 시설좋은데 가서 하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자주 올때는 더럽게 자주왔음.





그러던 어느 날.
"전달하겠습니다. 분대장들은 열외없이 중대장실로 오기바랍니다. 다시 전달합니다. 분대장들은..."
어느 부대나 방송멘트로 행정반의 분위기를 파악하곤 하는데, 
우리 중대는 분대장을 찾는다와 열외없이가 붙으면 분위기가 심각한 것이었다. 그것도 두개 다 붙은 이런 방송은...

진짜 순식간에 경계나간 분대장빼고 중대에 있던 분대장들이 싹 집합했다. 
"밥먹었냐? 담배태울 사람?"
중대장횽은 심각하다기보단 좀 짜증난단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전역날 더럽게 안온다. 그치? 야야. 편하게 태워. 중대장 니들한테 화난거 아니니까."
중대장님은 제 전역날에 +40일이지 말입니다. 라는 죠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꾹 참고 담배연기와 함께 목구멍 너머로 밀어넣었다.
"야. XX아."
"상병. XXX."
"너네 그 검문소에 밤마다 오냐? 그 떡치는 남녀들?"
응? 갑자기 그건 왜 묻지?
나는 소대 다른 분대장 고참들과 멀뚱멀뚱 눈을 마주치곤 대답했다.
"자주는 아니고 가끔 오지말입니다.  
"너네 그 검문소 주위청소 언제했나?"
"그 쪽은 어지간하면 작업 안나가지말입니다. 도로에서 좀 거리도 있고, 다른 보이는데 작업도 항상 밀려있어서...
제 기억에는...그때가 언제더라...저 이등병때??? 한번 나간것같습니다."
"그래? 어제 부대장님이랑 작전과장이 철책 외곽 순찰 도셨대."
어제 주간경계근무자들이 침을 꼴깍 삼킨다. 어차피 도로에서는 보려고 해도 안보이는데 잘못한거 없으면 됐지 왜 긴장해-_-ㅋ
"그런데 그 검문소 앞에 이런거 버려져있다고 중대장이 깨졌단말이다."
중대장은 우리들 앞에 검은 비닐봉지를 툭 던져줬다. 딱봐도 뭔가 더러운게 있을법한 비쥬얼이었다.
당시 중대 막내 분대장이었던지라, ㅇㅇ 이번에도 제가 하겠습니다.라며 봉지매듭을 풀렀다.

"어휴...ㅆㅂ..."
10여명의 사내들 입에서 동시에 쌍시옷이 튀어나왔다.
안에는 갖가지 색상의 여기저기 뜯겨지고 구겨진 스타킹과 
뭔가 내용물이 가득한 남성용피임도구며 그 피임도구의 네모낳고 뜯기좋은 포장지들이 말라붙은 티슈들과 함께 담겨있었다.
"봤으면 소각장에 던져놓고 태워버려. 퉷!!!!
내일 각 소대는 작업병 뽑아서 검문소마다 이런거 안보이게 치우고...
소대장들한테 인솔하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알고 자세한 지시는 소대장들한테 받아라.
그리고 뭘 떡치러 올때마다 못하게 통제하라는거야. 얘들보고 민간인한테 총쏘라고 할 수도 없고...
그리고 이런건 왜 또 주워와. 가서 보고 치우라고 하면 되지...하...
앞으로 한번만 더 이런거 나오면 그 중대 다 엎어버리신다니까 소대장들 지시따라서 관리 잘해라."

다음날, 그 충격적인 비쥬얼에 질린 고참분대장들이 안간다고 그래서, 
이번에도 또 막내분대장 둔 죄로 우리 분대가 소대장이랑 검문소주변청소를 나가게 되었다.
도로변이나 민가주위의 검문소는 상대적으로 깨끗한데, 
좀 으슥한 입지조건의 검문소들 앞은 모아놓은 쓰레기봉지가 임신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들 버려져 있었다. 
청소하다보니 쌓여있던 성욕같은게 사그라들다못해 번뇌를 넘어 해탈할 지경이었다.
우리만 그런게 아니라, 다른 중대도 그랬다한다. 비위가 약한 아저씨 하나가 청소중 구토했다는 말도 있었다.
 
그렇게 내가 소대장과 분대원들과 나가 검문소에서 남들이 뿌린 씨앗같은거 치우는 동안, 
다른 소대초소 철거하며 오갈데 없어진 써치라이트가 우리소대초소...문제의 그 검문소 앞 초소에 설치되고 있었다. 

중대에 복귀하니, 검문소철책에 그거 관련해서 경고문붙일건데 좋은 문구 생각해놓으라고 분대장들에게 지시가 떨어졌다.
호국의 달이라고 표어모집할때 
"6.25는 무효다. 다시 한번 붙어보자." 
같은 것 밖에 안나오는 빈약한 창의력의 소유자들만 모여있는 부대라 이거 또 엄청 쪼아대겠네. 라며 일과시간을 마무리했다.



"전달사항있냐?"
"서치 잘 돌아가는지 20분마다 확인 후, 보고하랍니다."
"상황보고때 하면 되지?"
"그렇지말입니다."
"어. 그려. 수고했다. 들어가자라."
"쌀쌀한데 수고하십쇼. 야. 긴긴밤 분대장님 심심치않게 잘 빨아드려라ㅋㅋㅋㅋ"
"미친놈아ㅋㅋㅋㅋ 초소만 올라오면 넋놓고 처자빠져자니까 영창못가 죽은 귀신이 들러붙짘ㅋㅋㅋ 
야 이런 성군기위반은 참지말고 헌병대에 찔러. 내가 증인서줄껰ㅋㅋㅋㅋ 저 새끼 피아노연주소리 한번 들어보자."
"히익 무서버라ㅋㅋㅋㅋㅋ가보겠습니다 충성ㅋㅋㅋㅋㅋ"
....
"다 내려갔냐?"
"갔습니다."
"니 고참갔으니까 하이바벗고 탄띠풀고 편히 있어라."
"안주무십니까?"
"내가 언제 여기서 자드나. 대기초가서 잘그야."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니미. 내무생활 주옥같으니 여기서라도 편히 있어. 이등병인면 턱도 없는데 일병이니까 봐주는거임. "
"어!! 차 들어옵니다!!"
순식간에 벗고 있던 장구류를 착용하고 주도로를 주시하는데, 순찰차가 아니라 검문소 너머에 떡치러 온 커플의 차였다.
그 각도가 절묘해서 이 초소 야간근무자들이 골탕을 먹곤했다. (이것땜에 더 빡침.)

"읍내에 모텔이 없어. 뭐가 없어. 왜 허구헌날 이 산골까지 들어와서 난리야.'
"그러게 말입니다."
부사수도 일병짬이 되니까 예전처럼 야투경으로 보지도 않는다. 
계곡따라 불어오는 산바람이 뼛속까지 사무치자 턱이 덜덜덜 떨린다. 
우리는 이렇게 추운데 저것들은 차 안에서 자체발열 중이겠지???
라며 몹시 (부럽)빡쳐있는데 부사수 손목시계의 알람이 울린다.
"분대장님. 상황보고시간입니다."
"어. 써치켜봐....아니다. 야. 그대로 검문소 비춰."
부사수는 써치라이트를 검문소방향으로 돌리고 그대로 전원을 올렸다. 
써치가 그대로 차를 비추자, 우리도 눈부셔서 잘 안보이지만 얼핏 우왕좌왕하는 실루엣이 보이더니 황급히 후진해서 차가 떠났다.
우오오오~효과 직빵ㅋㅋㅋㅋㅋ. 
통신보안. 써치는 무사하오. 어찌나 무사한지 그 섬광에 떡치던 토끼가 황급히 떠났다오.라고 상황보고하니, 
뭔 개소리야라며 어리둥절해하던 상황병은 잠시 후 이 고급진 개그를 깨닫고 ㅋㅋ거리더니 왜 온도는 보고안하냐며 정색했다. 다 웃어놓고는...



"동기. 동기. 인나봐라."
후반야뛰고 아침먹고 대충씻고 할일 후딱 해치우고 베게에 머리 닿자마자 기절하여 오침중인데, 행정병동기가 나를 흔들어깨운다.
"어? 왜? 분대장들 찾나?"
"모르겠고, 어제 너네 소대 후반야 너가 최고참이가?"
"어...그럴껄?"
"중대장이 너 오랜다."
활동복을 걸치고 행정반 앞으로 가니, 중대장님이랑 행보관님. 소대장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어. 자다깨서 미안하다ㅋㅋㅋㅋ 담배 필래?"
자는 사람 깨워 불러놓고 저래 즐거워하다니...군대가 이렇게 무섭습니다...라며 주는 담배 거절하지 않고 물어피웠다.
"야. 후반야때 그 떡치는데다가 써치쏜거 누구냐?"
"아. 그거 저 올라갔을때 켰지말입니다. 안그래도 써치가동유무도 확인해야되고 겸사겸사...어?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ㅆㅂ 졸라 잘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 오후에 중대장이랑 부대장님 만나러 가야되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사연은 이렇다.

어느 양아치놈이 어찌어찌 읍내다방아가씨를 불러내 욕정을 풀려했다고 한다. 
그런데 워낙에 좁은 동네인지라 대놓고 모텔갔다가는 여기저기 그 다방아가씨 눈독들이는 같은 부류 양아치놈들에게 소문이 좌악 퍼져 처맞기 좋은 시츄에이션이 될테니, 언젠가 소문으로 들은 적 있는 차에서 떡치기 좋은 스팟인 이곳으로 왔다한다. 
그리고 한창 분위기 좋았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UFO가 나타나서 강한 빛을 쏘길래, OMG...아니 그 정도의 지성은 없어서 쌍씨옷이 가득담긴 감탄사를 내지르며 도망쳤다한다.
그리고 대한민국 육군이 자기 머리 위에 나타난 UFO도 못잡냐며 엄중히 항의하러 왔다고 한다.
이 쪽팔린지도 모르는 놈을 접한 주임원사님은...우리는 선진과학군이라 그런 초자연적인 현상은 접수안합니다는...개뿔.

여기 부대에서 어떤 군바리새끼가 갑자기 강한 빛을 쏴서 눈아프다고 병원비내놓으라고 아침에 위병소에서 깽판치는걸,
출근하시던 이 고장출신 주임원사님이 보시었는데...
어? 너 임마 XX리에 누구 아들놈아니냐며, 너 이새끼 여기가 어디라고 이 난리치냐고 혼쭐을 내고, 
언제 어디서 그랬냐고 물어보시고 부대장님께 보고.
부대장님도 호오~이런 기똥찬 방법이???라며, 그 병사들 찾아오라고 중대장횽한테 명령하셨다한다.



그렇게 나와 부사수는 부대장님을 뵙고 3박4일의 포상휴가를 받았다.
그리고 검문소를 내려다보는 초소마다 써치라이트를 설치하느라 작업거리가 생겨버렸다.



그리고 나의 소중한 포상휴가는
"너 임마. 저번 달에 중대장님 포상 나갔잖여."라며 행보관님이 짤라버렸고,
부사수의 (내꺼 짤렸으니 어찌되도 상관없는) 포상휴가는 
이 우라질 놈이 땜빵사수 기어올라가서 요령없이 처자빠져자다가 걸려서 
영창갈래 휴가짜를까라고 딜을 제시하시니 이 놈은 눈물을 흘리며 휴가를 포기했다.
(이렇게 근무인원 둘이 확보되자, 소대장과 전령이 좋아하더라.)

그리고, 그 날 분대장들은 경계근무태만의 이유로 군장을 돌았다. 뱅글뱅글.
출처 수양록과 별도로 쓰던 나의 일기장.
(쓸까말까 고민하던 소재1.txt)

고참이 알아보고 미쳤냐고
제목 바꾸라고 전화옴...2년만에 전화옴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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