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손발주의/자동재생주의] 오늘 에린의 날씨는 어때요?
게시물ID : mabinogi_1335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낭만물리학
추천 : 1
조회수 : 57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0/18 22:47:14
옵션
  • 창작글
  • 외부펌금지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4N6on



















※ 이런 분위기의 글은 생전 처음 써봅니다. 손발이 오그라드실 수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낮잠에 빠질 것 같은 따스한 햇빛.
코 끝을 간지럽히며 지나가는 선선한 바람.
임무하나 없는 여유넘치는 오후가 지나고 있었다.


" 조 ... 조장님 ... "


뒤에서 수줍게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짓궃은 말투로 대답했다.


" 엘시, 오빠라는 칭호를 사용하기로 약속하지 않았어? "


" 죄 ... 죄송해요 ... 아직 익숙해지지 ... 않아서 ... "


참고로 오빠라는 칭호를 강요한건 내가 아니다.
어떻게 불러드릴까요 라는 질문에 대답했을 뿐이다, 정말이다.


" 안되겠는걸? 좋아, 엘시. 오늘 임무는? "


" 오전에 ... 다 끝났어요 ... "


" 그럼, 오늘 하루종일 내 옆에서 잔심부름을 해줘야겠어. "


" 네? ... "


" 오빠가 아닌 다른 말로 날 부를때마다 꿀밤을 먹여줄테야. "


" 네 ... "


이 아이의 이름은 엘시.
어제 막 카르엘기사단에 정식으로 입단한 견습기사이다.
내가 이 곳 아발론게이트에 기사단장으로 취임한 뒤로 엘시와는 꽤나 오랜 사귐일텐데,
이 아이는 아직도 내가 아직 어려운 듯 쉽게 다가오려 하지 않았다.


" 엘시, 꿀밤을 먹인다는건 농담이야. "


" 아 ... 그런가요 ... "


이 아이는 농담이란걸 모르고 자란 것 처럼, 매번 이런 반응이었다.
이제 정식으로 기사단에 들어왔으니 좀 더 친해져야 할텐데 큰일이다.
하지만, 이런 색깔없는 반응을 보이는 엘시도 흥미를 갖는게 있었으니, 그게바로 딸기우유 였다.


언젠가 엘시가 스스로 우유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했던 적이 있었다.
난 어떤 종류의 우유를 좋아하냐고 물어봤더니, 이 아이는 그 자리에서 말이 멈췄다.
딸기우유, 초코우유, 바나나우유 등 맛있는 여러 종류의 우유가 있다고 알려줬더니
엘시는 그 중에도 특히 딸기우유에 관심을 가졌다.


' 감사 ... 합니다 ... 밀레시안님 ... '


딸기우유를 가져다주었을 때의 엘시의 그 웃음을 생각해냈다.
엘시 또래 아이들이라면 재밌게 놀면서 항상 짓는 표정일텐데 ...
가슴 한켠에서 엘시에 대한 안쓰러움과 기특함을 느꼈다.


" 아참, 엘시. 오늘 그러고보니 이멘마하에 갈 일이 있어, 따라오렴. "


" 네 조장 ... 아니 ... 오빠 ... "


승마에 대한 지식이 있지만 아직 키가 작아서 말을 탈 수 없는 엘시를 앞에 태우고
센마이평원을 지나 이멘마하로 가는 길고 아름다운 다리를 지나고 있었다.


" 아! ... "


" 응? 무슨일이야, 엘시. 뭐라도 발견했어? "


" 아 ... 네 ... "


" 뭘 발견했는지 얘기해주지 않을래? "


" 저 ... 기 ... "


엘시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고든씨가 운영하는 이멘마하의 유명 레스토랑이었다.
본래 유명한 곳이지만 오늘따라 레스토랑은 손님으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 아 ... "


엘시가 갑자기 실망한 듯 고개를 숙였다.


" 엘시, 그러고보니 저번에 사준 딸기우유가 저곳에서 팔고 있는거야. 알고있니? "


" 네 ... 맛있었어요 ... "


" 그 뒤로 카나에게 이멘마하에 볼일이 있을때면 딸기우유를 사달라고 부탁했었다지? "


" ... 어 ... 어떻게 그걸! ... "


카나가 놀라는 모습은 진정 처음보았다.
이 아이를 앞에 태우고 가지만 않았어도, 놀란 엘시의 표정을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쉬웠다.


" 하지만, 오늘의 목적은 저 곳이 아니란다. 아쉽지만 참으렴. "


" 네 ... "


정말 제대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엘시를 내려다보고 있으려니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 푸 ... 푸흡 ... 푸흐흐 ... 하하하하하하 "


" 조장 ... 아, 죄송 ... 합니다 ... "


" 아, 아냐 괜찮아. 단지 엘시가 너무 귀여워서 말야. "


그렇게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이멘마하의 북쪽 문 근처.
근처에는 어미를 쫓아 졸졸 따라 걷고 있는 병아리들과 함께
한참 다 자라 수확만을 앞두고 있는 옥수수 밭이 있었다.
난 근처에 말을 묶어두고 엘시와 함께 이멘마하의 북쪽문으로 향했다.


" 엘시, 내가 왜 이곳에 오자고 했는지 알려줄까? "


" 네 ... "


" 오늘은 내가 직접 너에게 딸기우유를 만들어줄거야. "


" 에! ... 네? 정 ... 말요 ... ? "


" 응. 정식으로 기사단에 들어온 선물이라고 생각하렴. "


" 감사 ... 합니다 ... "


엘시의 얼굴에서 기쁨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내가 처음 이 아이에게 딸기우유를 건내주었을 때의 표정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매우 좋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 자, 그러니까 엘시에게 임무를 줄게. 아까 그 레스토랑에서 딸기와 설탕을 사오렴.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건 무리겠지만 식재료를 사오는데는 지장이 없을거야.
엘시가 다녀오는 동안 난 근처에서 우유를 짜고 있을게. 알겠니? "


" 네 ... 네! "


엘시가 달리고 있었다.
엘시가 임무이외에 달리는 것을 본적이 없는 터라, 그 뒷모습이 너무나도 대견스러웠다.
북문 근처에 있는 젖소들에게서 신선한 우유를 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엘시가 헐떡거리며 돌아왔다.


" 여 ... 여기 ... 조장 ... 아니 오빠 ... 사왔어요 ... "


" 응 수고했어. 뛰어오지 않아도 됐는데, 괜찮니? "


" 네 ... 후우 ... "


엘시가 사온 신선한 딸기를 잘게 썰었다.
잘게 썰린 딸기를 설탕과 함께 우유에 넣어 잘 섞어주었다.
달콤한 분홍빛을 품은 신선한 딸기우유가 완성됐다.


" 사실, 출발하기 전에 카나에게 받은 게 있어. "
전날 카나에게 얘기했었는데, 딸기우유와 같이 먹으라며 샌드위치를 싸줬거든. "


난 짐속에서 카나에게 받은 도시락을 꺼냈다.
달걀과 치즈, 잼이 들어간 맛있는 샌드위치가 있었다.
난 그중에 하나를 꺼내 엘시에게 조심스럽게 건냈다.


" 자, 샌드위치도 같이 먹으렴 엘시. "


" 감사 ... 합니다 ... 저기 ... "


" 응? "


" 오 ... "


" 엘시 크게 말하렴, 잘 안들린단다. "


숙이고 있던 엘시의 고개가 날 향했다.
금방이라도 터질것만 같은 눈망울을 품은 채 홍조를 띄고 있었다.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을 수 없었을 목소리가 내 귀로 들어오고 있었다.


" 오빠 ... 고마워요 ... "


난 아이르리스에게 늘 해오던 장난을 쳐보기로 했다.


" 응? 뭐라고? "


" 우그으 ... "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버린 엘시는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안아주고 싶었다.
그리고 엘시는 이내 다시 한번 나에게 그 기쁨을 선사해주었다.


" 고마워요 ... 오빠 ... "






따스한 햇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엇다.






오늘 에린의 날씨는 ... 행복 ... 이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만 이런 분위기의 글은 정말 처음 써봅니다.
손발이 오그라드셨을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저도 사실 쓰면서 헛웃음이 나올정도로 손발이 오그라들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만!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