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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욕심이 생겼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11160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서유리열파참
추천 : 3
조회수 : 16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0/20 21:57:42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 라는 옛말이 있지요.
또 한, '사람은 모두에게 잊혀졌을 때, 존재 가치가 사라진다.' 라는 말도 어디서 들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굉장히 회의적,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삶을 살고있습니다.
학창시절의 인연은 그저 지나가는 것이라 여기고 정말 단순하게..26인 지금까지 그리 여겨왔지요.
 
근데 오늘 욕심이 생겼습니다.
평소 운동을 하고 있는 저는 오늘도 변함없이 땀을 흘리고 귀가하려 상가 건물을 내려갔습니다.
 
헌데, 바로 밑 주점에서 익숙한 분이 지인 한 분과 술잔을 기울이고 계시더군요.
기억을 더듬고 더듬어 중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셨던 걸 겨우 알아챘습니다.
 
남중이여서 그런지 몰라도 지옥에서 돌아온 3대 악마견들을 단체로 방생 시켜놓은 듯 분위기도 엉망에
공부도 정말 지지리도 안하고 학년에서 시험 성적이 반 평균 꼴찌라고 한숨 쉬시던 그 분이셨는데
 
졸업식 때 우린 이제 고등학생이라며 웃고 떠들 때 교단에서 소리없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제 기억에 남아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멋진 '어른' 이셨습니다.
 
바로 90도 인사를 드리니 당황하시는 모습이 얼핏 보였지만, 이내 곧 반가운 웃음을 지으시며 누구냐 물으시길래
저도 갑자기 14년 전 제자라고.. 사실 9년 전 제자인데 말 실수를 해버렸습니다.
 
그런거에 개의치 않으신 듯 저에게 다가와 포옹을 하시려 하길래
제가 한 번 거부를 했었습니다. 땀냄새가 진짜 지독하고 작살나거든요. 선생님이 쓰러지실까봐 걱정 됐습니다.
 
그런데도 선뜻 오셔서 포옹해주시고.. 고맙다.. 라고 해주시더군요.
이해가 안 됐습니다. 무엇이 고마운지.
 
그리고 조금 담소를 나눈 뒤 발걸음을 돌리려 했는데
선생님 지인 분이 저에게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이번에도 이해가 안 됐습니다. 그래서 집에 오는 내내 고민을 했습니다. 대체 왜?
집에 당도할 때 까지 고민을 해보니 몇가지 답이 나오더군요.
 
그 중 하나가 '자신을 기억해 주어서 고맙다.'  인 것 같습니다.
 
뭐 사실 국어 독해 시간에 잠만 퍼질러자서 선생님들의 의중을 헤아리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제가 이해한 뜻은 저렇습니다.
 
그러고 나니 욕심이 생겼습니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고 싶다.. 라는
 
비록 지금은 평범하고 집에서 프로확대범의 보살핌을 받는 존재지만
저도 누군가에게 있어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라는 마음가짐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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