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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다.
게시물ID : gomin_15388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주
추천 : 1
조회수 : 30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0/24 02: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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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나보다 먼저 사회로, 타지로 나아가 멀어 졌을때 

그때 나는 조금 해방감을 느꼈던 것은 사실이다.

너무나 오랜시간 항상 함께였던 우리 였기에 어쩌면 그게 

당연했던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거나 했던건 

아니었다. 너무나 오랜 시간 서로만을 바라보았기 때문에, 

조금은 주변을 돌아볼 시간도 필요했다.

그렇게 둘러본 내 자신은 정말 형편 없어져 있었다. 

졸업과 함께 나는 네가 없어진 자리를 미처 느낄 시간도 없이

조급해졌다.

그 뒤로 정신없이 취업 준비를 했다.

그동안 너에게서 연락은 자주자주 왔다. 

새로운 환경에 설렌다, 회사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준다, 보고싶다, 사랑해 등등.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너에게서 

힘들다, 짜증난다 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두근 거렸던 타지생활과 사회는 그저 따뜻하지

못하다는걸 알았을때, 넌 내게 기대고 싶었음이 분명 했다.

하지만 그때, 멀리 있던 나는 힘내라고 다독여줄 뿐.

옆에 있어주질 못했다. 

그땐, 그게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면 충분한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인가 너의 말들 속 에서 외롭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알았어야 했다. 

우리의 관계가 흔들리기 시작했음을. 

하지만 내 앞길만 보고 있던 나는 너의 외롭다는 말들을, 

힘들어 했을 그 순간 순간을 눈치 채지 못하고 그저 힘내라고만 했다. 

그리고, 나는 또 다시 스스로 충분히 할만큼 했다고 여겼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문득 너에게서 외롭다는 말이 들리지 않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턴 투정도 부리지 않았다. 

난 네가 내 말대로 적응하고 힘을내어 극복한줄로만 알았다. 

그때 당시 난 너의 투정에 질려갈 즈음이라 한편으론 안도했다. 

그때 당시 난, 멍청했다. 

너에게서 연락이 조금씩 조금씩 뜸해지는 경우가 생겼다. 

그리고 어느날 아주 연락두절된 날이 생겼다.

단 한번도 그런적이 없던 아이 였다.

나는 그제서야 눈이 번쩍 뜨였다. 

그제서야 네가 없던 자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타지에 보내고 난뒤 한편으론 걱정하기도 했지만,

내 사람은 절대 아닐거라며 그럴 아이가 아니라며 

믿고 또 억지로 믿으며 

감추고 숨기고 꽁꽁 묻어두었던 '의심' 이 날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의심이 내 마음을 한 없이 좀 먹어 들어 갔고 

전화 너머 들려오는 너의 미세한 변화에 화가나 거칠게 

몰아 붙이며 화를 냈다. 

그때, 화를 내지 말고 솔직하게 이야기 했어야 했다.

네가 날 떠날까 무섭다고, 사실은 지금 이젠 내가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끝까지 난 비겁하고 멍청했다. 

그리곤 너의 입에서 우리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는 이야기 나왔을때

망치로 한대 맞는 기분 이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너를 찾아갔다. 

그리고 너는 내게 말했다.

힘들었던 네게 무척 힘이 되어준 사람이 있다고.

그때, 나는 모든것이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힘들었던 너를 보듬지 못하고 그렇게 여러번 외롭다고 말한 널 눈치 채지 못한 내 잘못이라

생각했다. 

나는 그제서야 퍽 무서워졌다. 

너가 없는 내일이 상상이 안됬다. 

세상이 끝날것만 같았다. 

난 필사적으로 너를 붙잡았고 그 다음날 바로 네 옆에 자릴 잡았다. 

그런 내가 참 우스웠다.

버스비가 아까워 힘들었던 널 보러 갈 생각 못했던, 어차피 고향이니 너가

내려오면 된다고 생각하며 미뤘던 일이, 하루만에 그냥 이루어져 있었다.

내게 돌아온 넌 아닌 척 했지만 여전히 생각이 많아 보였고, 그런 모습에

난 점점 미쳐가기 시작했다. 너를 감시했고, 끈임없이 의심했다. 

그렇게 너를 사랑해 믿어 의심치 않던 내 모습이, 변해 버렸다. 

의심은 스스로를 옭아매는 덫과 같았다. 이러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너와 연락이 닿지 않는 그 짧은 순간순간마저 난 의심하고 또 스스로의 그런 

모습에 몹시도 진저리 치며 괴로워 했고, 내 자존감은 한없이 작아져만 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네게서 더이상 그 사람의 그림자가 느껴지지 않았다. 

바라고 바랬던 때가 온 것 이었다. 

그즈음 넌 다시 안정된 예전의 네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아니, 예전보다 더 눈부시게 아름답고 성숙해져 있었고 퍽 좋아 보였다. 

사실, 다시 널 잡고 안정 되었을 때 그리고 다시 '함께'가 되었을때 너무 행복했었다. 

그런데 우습게도,

난 여전히 너를 의심하고 있었다. 

안심하고 이제 너를 다시 힘껏 사랑해야하는데, 

그런데, 그게 안됬다. 

행복해하며 웃음짓다가도 너의 얼굴을 바라볼때 네게서 더이상 느껴지지 않던 그 사람의 그림자가

이젠 내 머리속에 드리워져 있음을 알았다.

너를 사랑하면 할수록 내 의심은 더욱 커져만 갔고 난 스스로 괴로움에 몸서리 쳤다. 

그리곤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다. 

난 이제 너를 그저 온전히 사랑만 할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 

내 스스로에게 너를 평생 의심없이 사랑할수 있느냐고 물었을때 대답은 

'아니오' 였다. 

이 관계를 억지로 가지고 가는 것은 나에겐 자신없는 미래 였고, 

런 나로 인해 너도 분명 불행하게 될게 뻔했다. 

지독하게 이기적인 난 우습게도 필사적으로 붙잡았던 널, 그렇게 다시 내려 놓았다.

그렇게 꽁꽁 혼자 숨겨왔던 내 생각, 내 마음을 입밖으로 내뱉은 날.

넌 펑펑 울었고, 나도 울었지만 참으려 무던히 애썻다. 

헤어지자고 말하는 그 순간에도 여전히 널 사랑했다. 

너무나 사랑했고 좋아했고 애틋했다. 

하지만 그러면 안되었다. 

우린 그렇게 밤을 보내고 마지막 이별 데이트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부끄럽다. 

헤어지면 헤어진 거지 마지막 이별 데이트 라니.

너와 난 담담한 척 했었고, 그렇게 우린 담담한 척 헤어졌다.

하지만 후에 넌 힘들어하며 내게 연락을 취해 왔고 난 그럴때마다 몹시 냉정하게 

거절했다. 난 이젠 네게 맞지 않는 남자였고, 받아주는것은 너에겐 그저 동정일 뿐이었다. 

그리고 너와는 지저분한 관계가 되는것은 극도로 싫었다. 너는 내게 아름다운 사랑 이었고, 

추억 이었다. 하지만 네게는 그저 자길 잡아놓고 다시 차버린 나쁜놈 이겠지.

전화번호도 바꾸어 버렸다. 외웠던 네 번호도 지우고 기억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내가 만약 너에게 연락하게 됬다면, 아마 그랬다면 난 분명 무너져 내리지 않았을까 싶다. 

모르겠지만 그때 당시 난 직장에 퇴근하고 집에 올때면 매일같이 울면서 들어갔다. 

빈자리가 어찌나 그렇게 크던지, 문득 그때 당시 네가 이렇게나 외로웠다면 그랬을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매일 매일 울다 지쳐 직장도 그만둬 버렸다. 

더이상 내가 그 곳에 있을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우린 끝이 나버렸다. 

지금은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작고 큰 사건이 있었고, 내 안좋은 소문도 들렸다. 

변명하고자 하면 할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렇게라도 하면 너가 마음이 편해질 수

있을까 싶어 그냥 조용히 있었다. 

지금은 새로운 사람이 내 옆에 다가와주었다. 너무나 과분한 사람이다.

어쩌면 네게도 좋은 남자가 생겼을수도 있겠다. 

다 지나간 이야기, 너에겐 끔찍한 과거의 이야기 일수도 있겠다.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음악이란게 참 신기하다. 

그때 당시 그 순간 들었던 음악의 멜로디에, 그 순간의 기억들이 새겨진다고 해야 하나?

술 먹고 길을 걷다 익숙한 멜로디에 멍해져 어느덧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어디다 말도 못했던, 술의 힘을 빌어 쓰는 솔직한 이야기 이고, 

그땐, 그냥 그랬다고 쓰는 여느 평범한 연애 이야기 이다.

새로운 사람과 만남에서 자꾸 예전 너와의 연애 버릇들이 튀어나오곤 한다. 

불쑥불쑥 의심하거나, 너에게 했던 말, 행동 같은것들 등등. 

그럴때마다 속으로 뜨끔해하며 지금의 새로운 사람에게 죄를 짓는 기분이다. 

아마 아직까지 너를 시원하게 보내지 못했다 보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쓴다. 이를테면 고해성사 같은 거랄까? 

지금 생각해보면 삶에도 해당 되듯 연애를 하면서도 수많은 선택지가 있었던것 같다. 

정말 미안하게도, 난 너와 있었던 일들 모두, 그리고 내가 선택한 이 답을 후회 하지 않는다.

너에겐 부족할지 모르지만, 난 내가 할수있는 사랑을 후회없이 했다고 생각한다. 

나쁜 선택을 했던 순간도 있었겠지만, 난 그 선택에 후회 안하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게 너와 헤어졌을때 너에게 달려가고 싶은 나를, 그리고 곧 무너져 내릴것 같았던 나를 막아주었던 유일한 이유 였다. 

난 이렇듯 끝까지 이기적인 놈이다. 

그러니 너도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 가지고 싶은거 다 가지고 

먹고 싶은거 다 먹고 그렇게,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좋은 사람 만나 내가 너를 잊듯 

너도 나를 잊었으면 좋겠다.

이젠 이 음악을 들어도 더이상 네 생각을 하지 않을 거다. 

그럼 이만,

행복하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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