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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신부 외 몇권
게시물ID : readers_224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야옹이도있어?
추천 : 3
조회수 : 56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11/02 14: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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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계신부 - 허버트 마셜
미디어가 어떤 식으로 우리를 지배하는지에 대해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책입니다. 짧은 예시와 그에 대해 생각할만한 주제 몇가지를 먼저 던져준 뒤, 그에 대한 비평을 적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주제별 글이 짧기 때문에 보고 싶은 챕터만 골라서 보는 식으로 봐도 재미있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옛날 미국의 미디어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글과 관련된 제반지식을 모르는 부분에선 흥미가 좀 떨어집니다. 그렇지만 셜록홈즈, 슈퍼맨 등 아는 내용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괜히 더 재미있습니다.ㅋㅋ
 
과거의 미디어를 이야기 하는데도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걸 보면 저자가 탁월한 건지, 아니면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은 건지 궁금합니다.
 
 
 
 
2.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 미야베미유키
중반부 까지는 완전 좋았습니다. 인간 본성에 대한 두려움과 '악'이라는 것에 대해 골몰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굉장히 취향저격이었습니다만, 뒤로 가면서 부터는 좀 느슨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좋게 말하자면 악의 평범성에 대한 논의가 됐고, 나쁘게 말하면 초반 주제를 끝까지 끌고 가는 데 힘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만, 뭐 여하튼 재미있었습니다.
 
주인공 가족과 관련해선 조금 아쉬운 마무리였지만, 모두가 모두에게 가해자인 상황을 나타내기엔 나쁘지 않았습니다.

 
 
 
 
3. 목 부러뜨리는 남자를 위한 협주곡 - 이사카 코타로
너무 다작이라서 일까요? 이건 좀 별로였습니다. 그냥 가볍게 읽기에는 괜찮았지만요. ㅎㅎ 기본적인 흥미를 유발하는 공식에 잘 부합되지만, 그 이상의 재미는 나오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신이 잠시 한눈을 팔고 있을 뿐, 이라는 정의에 대한 희망적인 인식은 역시 이사카 코타로 다워서 좋았습니다.

 
 
 
 
4. 416세월호 민변의 기록
이 책을 읽는 시점에서 이미 416은 과거가 되어버렸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관련된 글이나 영상, 사진만으로도 눈물이 쏟아지곤 해서 책을 빌리면서도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덤덤하게 잘 봤습니다.
 
세월호와 관련된 '사실'들에 대해서만 적어놓은 책입니다. 시간순서대로 적혀있으며, 관련된 자료들이 같이 적혀 있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당시에는 새로운 정보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와 정신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사건을 하나하나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무능하고, 끔찍할 정도로 탐욕적인 사람들. 보면서 영화 베테랑이 생각나는 부분이 몇 있었는데, 영화도 그랬지만 언제나 현실이 가장 무섭습니다.
 

 
 
 
5. 새로운 세대의 탄생 - 인디고 서원
416 세월호 민변의 기록이 '사실'을 담았다면, 이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책입니다.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답을 찾다.'
'그 절망에 답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청소년들, 김선우, 박명림, 이왕주, 이정우, 한홍구 등 각계의 인사들이 목이 터져라 외치는 열변같은 글들. 격렬하게 분노하는 차가운 이성의 목소리.
 
이번 이대 사건도 그렇고, 집회와 관련된 글을 보면 언제나 전의경과 경찰에 대해서 그들도 피해자다. 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전 그에 대해 동감하지 않습니다.
 
[이제까지 집회를 막아선 경찰들 역시 피해자라 생각했습니다..(중략)..그런데 아닌 것 같습니다.
농성장에서 끌려 나와 정신을 잃고 쓰러진 할머니들께서 숨이 가빠 다급히 들것을 요청하는 외침에 "나도 숨이 가쁘다."고 비아냥거리는 경찰이 과연 시스템의 희생자일까요?  작전을 마치고 카메라를 향해 승리의 V를 그리는 이들을 '수고했으니 그정도 마음은 이해'해줘야 할 만큼 우리 사회는 바닥이란 말입니까? ..(중략)..정말 어떻게하면 이런 말도 안 되는 권력이 승리할 수 있는지, 대다수의 주민 및 국민들의 반대가 있음에도 왜 여전히 자본과 당장의 이익이 우선인지..(중략)..그 절망에 답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패배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자비한 폭력에, 어처구니 없게도 국가라는 명분으로 범죄가 되지 않는 저 무력앞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킬 힘을 어떻게 쟁취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제 첫 시위경험은 08년도 였습니다. 세상물정 모르고 가져간 꽃을 건네주는 것만으로도 평화로워질 거라 믿었던 때였죠.
현실을 깨닫고, 전 그들을 미워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도 많이 노력했습니다. 이성적으로 저들보다 더 높은 곳에 '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감정적으로 용서할 수 없는 제 자신에게 패배감도 느꼈죠.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왜, 미워하면 안되는데?
그들은 약자이지만, 강자의 편에 섰고, 제게 있어선 강자입니다. 그리고 전 약자죠.
약자인 제가 강자인 그들의 횡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미워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오히려 '노예'같은 발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그냥 미워합니다. '수치심을 모르는 이들'을, '가해자의 편에 서서 권력을 행사하며 스스로를 그들과 동일시 하는' 그런 자들을요.
 
불관용에 대한 관용은 관용이 아니다, 라는 말이 있었죠.
마찬가지로 악에 대한 용서는 그 자체로 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책인데, 그 말을 하기 위해선 꽤나 날선 상태로 있어야 할 것 같으니 이만 줄입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세월호를 기억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슬픔은 결코 말해지지 않는다.
참담과 비통이 너무 깊어서
무력한 인간의 말이 이를 길어 올리지 못한다.
 
또 어떤 슬픔은 쉽게 말해서는 안 된다.
찢어지고 끊어진 삶 앞에서
우리의 애도는 하찮고 시시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진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울음이 비가 되어 천하를 진동하듯이
아파하고 슬퍼하는 것.
진도의 비참한 영혼을 위해, 그대 부디 진도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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