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이런 게 바로 여혐 정서입니다
게시물ID : fashion_1736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atpunch
추천 : 35/26
조회수 : 2155회
댓글수 : 46개
등록시간 : 2015/11/03 11:20:00
오유 전체를 여혐이니 뭐니 매도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과거부터 이어져온 가부장적 사고와 몇년 전부터 과격해진 여혐정서가 인터넷 전반에 뿌리깊게 박혀있어 이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1. 몸매 좋은 여자 인증or그라비아 닥반은 다 못생긴년들의 열폭이다. 
- 일부에 한해 가능성은 있겠죠. 그러나 비공감 전체를 여자의 열폭이라고 일반화 하는 것은 여혐 정서입니다.
비공감하는 성비와 사유에 대해 정확히 분석 결과가 나온 게 있나요? 열폭 때문일수도, 뭐 노출이 심하거나 자세가 선정적이라서(이번 패게글 말하는 게 아닙니다. '불편함'의 예시죠) '남자'가 반대했을 수도 있습니다.

선정성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는 여자들이 선정적인 인증이나 화보 등에 불쾌감을 느끼는 것이 열폭이 아니라 그간 가부장적 사고 하에서 학습되어온 '무의식의 수치심'이 발현 된 것이라 봅니다. 여자는 조신해야하고 몸을 숨겨야한다는 걸 끊임없이 학습해왔으니 그에 반하는 자료에 불편함을 느끼는 거죠. 그래서 이런 불편함을 프로불편러로 치부하는 것이 불편할 따름이구요. 

따라서 단순히 패게 인증이나 다소 섹슈얼한 자료에 박히는 비공감을 '여자들은 자기보다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를 질투한다! 그래서 이건 열폭이다!'는 여적여 급의 여혐논리입니다.

2. 메갈과 여시는 다 파오후에 못생겼을 것이다.
- 저도 메갈 여시 싫어합니다. 같은시대에 여성으로 살아오며 느꼈던 불편함과 부조리함에 대해선 공감하나 '한남충을 다 때려죽이자'같은 과격한 표현방식은 남성 뿐만아닌 여성에게도 페미니즘의 인식을 퇴보시킬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들을 외모로 재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못생겨서 남자에게 사랑받지 못해 남혐이 생겼을 거란 건 기존의 사회질서를 생각하면 턱없는 헛소리란 걸 알 수 있습니다.  가부장제라는 미명하에 억압받아야했던 여자들의 분노의 대상은 '나와 사귀어주지 않은 남자'가 아니라 '나를 차별하는 사회'라는 겁니다.
쉽게 생각해서 집도 남자가 사야하고 군대도 남자만 가야하며 ATM으로 전락한 남성들의 고통이 이러한 시스템을 만든 가부장적 사회로 향하는 것이 아닌 '김치녀'로 향하는 것이죠. 둘 다 분노의 방향을 바로잡지 못한 뻘짓거리입니다. 

따라서 이들을 단순히 남자에게 사랑받지 못해서- 즉, 못생겼기에 여시 메갈을 한다고 보는 것은 오류일 뿐더러, 외모를 잣대로 '예쁜여성=선', '못생긴여성=악'으로 간주하는 오류라는 거죠. 물론 남성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얼마 전 오유에서 댓글로 논란이 되었던 '모든 여자는 아름답다'는 잘못되었고 '여자는 아름다울 필요가 없다'와 같은 선상입니다. 아름다움, 예쁨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 외모지상주의 하에서 여성을 객체화 하는 것이기에 이는 일부 여성혐오 정서를 담고있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여성혐오적 발언은 내가 여성혐오를 하지 않고 인식하지 않더라도 무의식중에 튀어나옵니다. '이딴게 여혐이라고? 너 메갈이지!'라는 말 이전에 과연 우리사회에 뿌리박힌 단어 한 마디 한 마디의 기저에 어떤 정서가 깔려있는지, 가부장제로 인해 여성과 남성 모두가 받아야하는 고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