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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의 황당한 저주
게시물ID : humorstory_4418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곡
추천 : 1
조회수 : 73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1/04 16:54:23
 왜 늘 가장 편하고 나태한 순간이 곧 위기의 전조라는걸 까먹는지.
 
어제 저녁 무렵부터 갑자기 미친듯이 술이 땡겨서
 
술 약속을 잡아보려고 백방으로 노력을 해보았으나
 
결국 평일인데다 시간이 늦어서 술가지고 밀당하던 친한 형 마저도 ㅈㅈ를 선언해서
 
그냥 아쉬운데로 집에서 캔맥주나 까면서 지난번에 집에서 공수해온 피자 파이나 구울까 싶었음...
 
마침 누님이 피자 파이 구울 때 쓰라고 유산지도 한 장 주고간터라
 
오늘 이 문명의 이기를 누리리라 하고 유산지를 깔고 피자 파이를 올려두고 뚜껑으로 눌러둠.
 
 
 
 근데 그 때는 몰랐죠.
 
유산지가 기름을 많이 먹는다는걸.
 
그리고 기름이 부족하면 탈 수도 있다는걸.
 
내 후라이팬이 기름을 오지게 처먹는다는걸 알면서도 왜 그 때는 맥주 한 잔에 기분이 나근나근해져서
 
그냥 후라이팬을 크게 신경 안 쓰고 음악이나 듣고 있던건지.
 
뚜껑 때문에 연기나 타는 냄새가 별로 안 심해서 신경도 안 쓰다가
 
이제 슬슬 치즈가 녹아가려나 하고 뚜껑을 여는 순간
 
시방 무슨 폼페이 최후의 날마냥 연기와 화산재가 펄럭댐;
 
당황해서 일단 불을 끄고 피자 파이의 안부를 묻는데
 
이미 유산지는 중생대의 잔해마냥 검게 탄화되서 피자 파이의 일부로 자리 잡고
 
피자 파이는 또 피자 파이대로 안녕하지 못함...
 
덕분에 일단 유산지를 최대한 뜯어버리고 다시 기름을 두르고 피자 파이를 다시 구웠지만...
 
 
 
 뭐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피자 파이는 그래도 맛있었음...
 
그리고 한동안 뉴스에서 떠들썩하던  소세지에 첨가된 발암 물질 따위는 그냥 신경 쓰지 않고 살기로 결심함.
 
어제 처먹은 석탄이 근 한달치 소세지력은 되는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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