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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훔치는 고딩들.
게시물ID : humorstory_1948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iquelme.10
추천 : 1
조회수 : 102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0/08/16 19:43:30
몇달전에 큰맘먹고 30만원짜리 자장구를 샀음.
모자란 살림에 좋은거 사겠다고 산거라 애지중지 자전거 도둑도 기승이라
집밖에 매놓지도 못하고 베란다에 두고 살고 있뜸.

그러다가 어제 약속이 있어서 고등학교 근처로 나가야 하는데
자전거 자랑이 하고 싶어서 몇분 되지도 않는 거리를 자저거 끌고 감.

그런데 고등학교 근처 식당 근처에 자전거를 매놓을 곳이 마땅치가 않아서.
떨리는 마음으로 값싼 자전거 자물쇠로 뒷바퀴와 몸채를 잘 엮어서 묶어두고
눈에 보이는곳에 매어서 가로수에 기대 놨음.(세워두는게 없음;)

그러데 몇분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한무리의 고등학생들이 십여명정도 우르르 자전거를 타고 몰려옴.
식당 옆에 편의점이 있는데
그 앞의 파라솔에 몇몇은 앉고 몇몇은 자전거에 타고 있고.,
평상복이지만 분명 고등학생이 분명한데
파라솔에 앉은 놈 몇은 히드라처럼 가래를 뱉어내며
담배를 꼬나물고 있는것이.. 절대 평범하게 고등학생은 아니고.
적절히 양아치 칭호라도 있어 보임.

그래도 별일 있어 보이지는 않는데 자전거가 없어서
친구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있는 학생이 둘 눈에 띔.

다 자전거가 있으면 차라리 모르겠는데..
대부분 자전거가 있는데 그 안에 없는 사람이 있으니..
허술한 자전거 자물쇠만 달린채 밖에 서있는 내 자전거 덕분에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지경.
내 허술한 자전거 자물쇠는 뺀치 몇번 물리면 그냥 나가 떨어질 정도라..

더욱 불안하게 자전거가 없는 학생을 태운 두명이 탄 자전거가
이리 저리 움직이다가 내 자전거 주변을 배회하는데
뒤에 앉아있는 녀석이 내 자전거를 유심히 보는거임.

나는 아무래도 불안해서 친구들을 닥달해서 밥을 빨리 먹자고 했지만.
친구들은 낄낄거리며 오히려 상황을 즐기는... 오라질놈들ㅠㅠ

그렇게 놈들이 나타난지 십여분이 지나고 어쨌건 나의 닥달에
조금은 자리에서 빨리 일어나게 되서
내 몫의 금액을 넘기고는 빠르게 자전거를 향해 나가는데.

식당 앞으로 자율방법에 가입하여 활동중이시라
역시 자율방범 활동을 하시는 우리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어르신이 지나가심.
나는 꾸벅 인사를 하며 자전거의 자물쇠를 풀어서 안장 아래에 묶고 있는데

어르신이 편의점 앞쪽으로 가시더니 갑자기 자전거에 탄 학생 한명을 부르심.

어르신의 부름에 무시를 하지 못한 자전거를 탄 학생 한명이
유유히 자전거를 몰고 어르신 앞에 섰는데
갑자기 어르신이 학생의 자전거를 유심히 보시다가
핸들을 탁 잡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이거 내 자전건데."

ㅋㅋㅋㅋ

이말 떨어진지 5초도 안 되어서 편의점 앞에 있던 놈들이
자전거를 타고 반대편으로 싹 도망감 ㅋㅋㅋㅋ

아니 변명이라도 차라리 어디서 주웠다고 하고
그냥 자전거 드리고 물러가던가...
친구들이 죄다 도망가니 패닉에 빠진건지
자전거에 타고 있던 학생은 어버버 우쭙쭙 거리다가

초인적인 순발력을 발휘했는지-_-
어르신의 손을 뿌리치더니 급하게 페달을 밟으며 도망가려함.
어르신이 놈의 상의를 잡으려 했지만 공중에서 헛손질 두방'!

하지만 놈의 방향은 운 좋게 내가 있는 방향으로 도주하려 했고.
나는 어르신 자전거에 달려있는 뒷바퀴 위의 짐받이를 붙잡았음.
가속이 완전히 붙지 않은 자전거는 그자리에 멈춰섰고
놈은 급하게 자전거에서 내리며 내쪽으로 자전거를 밀어재끼더니 
전력 질주를 하기 시작함.

난 그냥 어르신 자전거라도 구했으니 됐지- 라는 심정으로
넘어진 자전거를 일으켜 세우며 어르신에게 가져다 드리려고 하는데 ㅋㅋㅋ

갑자기! 갑자기! 어르신이 가로수에 기대어진 내 자전거를! 내 자전거!를
무슨 액션영화의 형사가 자가용 탈취하듯이 타시다니
놈을 뒤쫓아가심;.!

어어?

나는 무언가 이건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손에 어르신의 자전거가 있는데도
멍청하게 세우던 어르신의 자전거를 고대로 뿌리치고 자전거를 뒤쫓아 전력질주를 시작;

이 멍청한 고딩은 도망을 가려면 어디 골목으로 꺽기라도 하던가
대로변의 인도에서 직선질주를 하고 있고;

몇미터 가지 못하고 어르신은 달리는 자전거 절도학생을 따라 잡으심.

그렇게 학생이 포기를 하고 어르신이 자전거에서 안전하게 내리고
뒤따라온 내가 자전거를 안전하게 인수받으면.
하하 이것은 참 해피엔딩이 되었겠지만,

마치 어르신은 액션연화를 완결하실 생각이었는지.
내 자전거를 버리듯이 내리시고 와장창창... 내 자전거는 인도에 내동댕이.

놈은 그 틈바구니를 틈타 갑자기 달리고 있는 나를 향해 역질주를...

방금전에 자전거를 잡은 나를 기억을 못하는건지.
아니면 노력하는 모습이 가상하여 내가 자기를 응원해줄거라 생각했는지.

그렇게 놈과 나의 거리는 한없이 0에 가까워지고..

기진맥진한 녀석은 나에게 너무 쉽게 정면저지당하며
상의의 뒷덜미를 잡힌채 반항도 하지 못함.

어르신은 마치 하천둑방길 조깅하시듯이 뛰어오시며
녀석을 인계 받으시고 무슨 일인가 구경하던 내 친구들은
그제서야 나에게 오고 있고-_-..

아이고 내 자전거는 핸들 왼쪽 커버가 완전히 작ㅋ살ㅋ
안장 왼쪽명도 완전히 스크래치가ㅠㅠ..
그나마 프레임에 도색이 까진다던가 휠이 휜다던가 하는 현상은 없어 보임.

나는 자전거를 끌고 어르신에게로 다가가니
핸드폰으로 여기 자전거 절도범이 있다고
방범대와 연계되어 있는 지구대에 직통 연락;

녀석의 일행은 저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그 누구도 다가 오지 못하고..

그렇게 몇분 있자니 순찰차가 다가오고
녀석은 현장에서 변명도 한마디 하지 못하고 일단 탑승ㅋ
어르신은 격하게 녀석을 훈계 하시며
자신의 자전거를 훔쳤다고 언성을 높이셨으나
결국 자신의 자전거는 까맣게 잊으시고는(?!)
그대로 녀석 옆자리에 탑승하시고 곧장 파출소로 가버리심.

그렇게 어르신의 자전거는 식당 앞에 널부러져 있고.

나는 도대체 저 자전거를 어떻게 해야하나....

친구에게 사정사정하여 친구에게 내 자전거를 양보하며
나는 어르신의 자전거를 타고 두대를 나란히 우리집 창고에 묶어두고.

아버지께 어르신 자전거 찾아가시라고 연락을 부탁드림 ㅠ.

이 색히들아! 자전거 좀 훔치지 마라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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