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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서는 간부도 똑같다 ('군대 계급별 파워' 베스트글을 읽고..)
게시물ID : freeboard_11763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령피들스틱
추천 : 2
조회수 : 97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1/27 12: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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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유나 SNS에서 조금씩 보이는 짤이 있더군요.

몰래 회사에서 눈팅하다가 오늘도 "군대계급별파워"라는 글로 베스트에 있기에 한 번 더 보고

예전 기억이 나서 끄적입니다.


해당 짤 '군대 계급별 파워'  대망의 1위는 말년 중위...

부연설명으로  복도에 똥을 싸도 머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는 내용이 있더군요.

그런 일생에 1번은 해봐도 나쁘지 않을 강력한 파워를 경험 한 말년 중위를 보낸 저는 옛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저의 말년 중위는 하필 대대 참모 중 인사과장을 맡게 되어 야근과 야근과 야근의 연속이였습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대대장님의 말처럼 작전/정보/군수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는 다 저에게....(@#%$@#%@#$^)

보통 말년은 일과시간 끝나고 당직없으면 칼퇴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 때의 일과는 ,

07시 ~ 01시 : 업무

01시 ~ 03시 : 자소서 작성..

(전역 후 저의 미래가 보이지 않았기에.. 자소서를 놓칠 수 없었습니다.

물론 그 결과 지금도 상기 일과와 동일하게 회사의 노예 직위를 달고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항상 다크서클은 필수템으로 장착하고 있었죠..

감정기복이 넘치며, 혼자 중얼거리는 저를 보면 모두들 안쓰러워 하였습니다.

그렇다고 업무를 도와주는 사람들은 없었죠. 


그러던 제가 한달에 딱 한 번!!!은 엄청난 파워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 날만이 저의 한 달간의 스트레스를 ㅂㅌ처럼 조금 해소할 수 있는 날이였습니다.

그 날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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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 휴가 계획 짜는 날!!!!


소위 시절, 포대에서 전포대장(보병기준 소대장)을 하면서

병생활 하던 동생들의 휴가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인사과장을 하면서 느낀것은

대대장님부터 주임원사, 준위 수송관, 선배들인 대위, 상사, 말년 중위, 베테랑 중사, 신임 소위,  신임 하사 등

휴가에 대한 열망은 더 심하면 심했지 덜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대에서는 휴가에 있어 룰이 있었습니다.

간단한 예로는,

장교 / 부사관 각각 10% 인원 동시 휴가 불가

대대장과 작전과장 동시 휴가 불가

포대장 2명 동시 휴가 불가

행정관 전사관 동시 휴가 불가

포대장 전포대장 동시휴가 불가 등등


룰이 복잡한 만큼

전 간부가 휴가에 대해 집착과 눈치싸움,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였죠.

마치 지니어스 프로그램 처럼...


그렇기에 휴가를 대하는 간부들의 유형은 여러가지로 나뉘었고 몇가지 사례를 쓰고 끝내야겠습니다.

너무 길어지고 회사 컴으로 쓰기에 눈치에 눈치에 눈치를!!!

(오늘 새벽 05시 출근하여서 제업무는 끝내 놓은 상태입니다. 루팡아님... 아닐 거임..) 


사례 1. 협박형

- 군수과장(대위)이 저에게 협박을 합니다. 자기는 지난 달 휴가 가놓고서, 저는 휴가를 못가게 합니다.

  (제가 가면 저의 일 중 급한 일은 군수과장이 해야합니다. 군수과장이 휴가가면 제가 그 일을 해야하는 그런 체계)

- 휴가를 가겠다고 하니 시국이 어떤데 개념이 없다느니 폭언과 욕설이 난무합니다.(자기는 갔으면서!!)

- 그래서 저는 못갔습니다.

- 그리고 저는 저와 군수과장 둘다 한동안 휴가를 못가도록 조치를 하였습니다. 시국이 중요하기에!(제 기억에 5개월 정도 못감)


사례 2. 로비스트형

- 지난 달 주임원사는 휴가를 갔습니다. 근데 또 이번 달 휴가 신청을 합니다.

- 하지만 이번 달 신청인원들은 지난 달 휴가가지 못했던 부사관들이 많이 신청하였습니다.

- 그렇기에 주임원사의 휴가는 짤립니다.(선진문화 머시기 공문때문에 계급으로 휴가 뺏는 행위를 엄중처벌했었음)

- 주임원사는 그 날부터 휴가계획 상신일까지 평소에 관심 없던 저의 건강을 염려하며

  본인이 일과시간에 부대 인근에서 캐고 정성스럽게 말린 칡을 차로 끓여줍니다.

- 칡차를 주면서 자신이 휴가를 가야하는 당위성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 물론 저는 감사히 맛있게 먹고 이야기에 공감을 하며 맞장구를 칩니다.

- 그리고 휴가계획을 수정하지는 않습니다.

  (당시 주임원사가 후임들을 자주 괴롭히고 부대 내 부사관들이 고충을 저에게 자주 토로했기에 사심은 아주 조금 반영되었습니다.) 


 사례 3. 눈물형

 - 하루는 포반장(20세 男. 하사) 한 명이 퇴근 후 인사과 사무실에 찾아와 휴가를 보내달라며 눈물을 쏟씁니다.

 - 당시 제가 있던 지역이 시민단체에서 풍선날리기 행사를 자주 하던 관계로 비상체계가 자주 걸렸었습니다.

 - 그러나 해당 간부 가정에 일이 생기면 해당 인원이 언제든 휴가 갈 수 있도록 조치하였기에 저는 급히 이유를 묻습니다.

 - 여자친구가 싸우고나서 몇일 간 전화를 안받는답니다.

 - 기가 찼지만 평소 같으면 보내줬을 겁니다... 하지만 비상체계로 돌아가는 시점에서

 - 대대장실에 추가 휴가 결재 서류를 들고 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 전 쫄보였나봅니다.

 - 그 이후로 해당 인원은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고 술먹고 울면서 BEQ(부사관 영내 숙소)에서 난동을 부려

 - 선임들에게 찍혀 BEQ청소담당관이 되었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추가 사례. 대대장님도 휴가 앞에서는 똑같다.

 - 대대장들은 상급부대장이 휴가 일때 휴가를 쓰지 못하고, 대대장들끼리 동시 휴가가 불가했습니다.

 - 그러다보니 각 대대 인사과장들을 통해 서로 언제쓸것인지 눈치게임이 난무하였고, 

 - 상급부대장이 언제 쓸 것인지 알아내는 것이 대대 인사과장의 능력 중 하나였습니다.

 - 그래서 저는 평소 제가 속한 부대 대대장님도 원하는 때에는 휴가를 안보냈습니다. 제가 무능력하였기에...

    (귀찮아서는 아닐거임 아마도)

 - 물론, 저도 간사한 인간이기에..  마지막 전역 직전에는 대대장님이 원하는 시기에 딱딱 휴가를 맞춰드렸고,

 - 그 보상으로 저도 전역전 기업 면접을 다닐 수 있었다고 합니다.


 글을 써보니 전 악랄하고 히스테리가 가득찬 그런 사람이였나 봅니다. 이제서야 반성합니다.

 그건 그렇고 CP(대대장실) 앞에서 똥을 한 번 싸고 전역을 했다면 평생 잊지못할 추억이 되었을 진데...

 그런 경험이 없는게 아쉽습니다.


 제 글은 여기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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