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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어디에나 있다(자대ver)
게시물ID : military_600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백호
추천 : 10
조회수 : 1556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5/11/27 22:10:16
오랜만에 써봅니다.

그냥 늘어지게 사는 백수에 공허의 유산이 나온뒤로 다시 스타에 꽂혀서 하루가 멀다하고 피시방에 붙박이로 있다보니

이리저리 하기 귀찮고 하다가 간만에 생각나서 오랜만에 끄적입니다 

뭐 그동안 너무 반응이 안좋아서 접은거도 있지만요~~

http://todayhumor.com/?military_59669

이거의 자대 버전입니다.

굳이 이링크를 다시 올린건 사람좀 찾아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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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대에서의 첫 선임

힘들고 힘든 8주간의 훈련끝에 드디어 자대로 오게됬습니다. 훈련소에선 워냑 통제되고, 교류(?)가 없는데다가, 같은 생활관 인원들이 다 덕들과 거리가 많이 멀었지만, 과연 자대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오게됬습니다. 

그렇게 첫 주말이 지나고, 오자마자 받은 훈련이 끝나고, 첫 작업날이 왔습니다. 마침 자대로 왔을때가 5월이라 잡초들, 속칭 그린 몬스터들이 아주 날뛰는 지라, 제초작업을 명받은게 제 첫 작업이었습니다.

6명가량 혼성 인원으로 편성된 작업중, 당연히 제일 막내에 처음이니 만큼 안되는 몸을 이끌고 열심히 삽으로 잡초를 까던중, 옆에서 두 선임이 하는이야기를 얼핏 듣게 되었습니다.

"우리 S ㅋㅋ 이제 흑마법사 인거냐?"

"ㅋㅋㅋㅋ 아 그러시면 안됩니다 ㅋㅋㅋ"

뭐... 딱 들어도 아무리 같은 과라지만 처음 듣기에는 조금 거북(?)할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그래도 뭐.... 막상 들었을때 난 생각은 이거였습니다.

'ㅋㅋㅋ 뭐야 이사람들 ㅋㅋㅋ 흑마법사를 알다니 ㅋㅋㅋ 어딘가 ㅂㄹㄹㅋ사이트를 하는것만 같아.'

라는 생각으로 살짝 엿듣기 위해 일부로 옆으로 잡초를 몰아가며 작업을 하던중, 그 둘이 왠 짬찌(?)가 점점 옆으로 오는걸 눈치챈듯 저한테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넌 뭐라고 그렇게 웃냐."

"두분이서 자꾸 마법사 마법사 거려서 웃었습니다."

"뭐냐, 너 마법사가 뭔지 아냐?"

처음 분위기와 다르게 이사람들도 뭔가 이놈 우리과다! 라는걸 눈치 챈듯, 갑자기 말이 풀어지며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습니다.

"그 30살까지 남자가 못하면 되는거 아닙니까? ㅋㅋㅋㅋ 그런데 흑마법사라니 설마...?"

뭐 막상 그 둘, 흑마법사는 모르더군요. 뭔지 설명해주니 그 흑마법사 소리 듣던 S는 장난어린 말투로 다른 선임에게 화를 내면서 저에대해 소개를 했습니다.

"이놈 얼마전 들어온 우리소대 신병입니다. 그런데 왠지 아는놈인 온거 같습니다 ㅋㅋㅋㅋ"

그렇게 셋이서 같이 작업하다보니 다른 선임이 S라는 선임에 대해 갑자기 한마디 말했습니다.

"너 근데 이 S놈 밖에서 코스하던거 아냐? ㅋㅋㅋ"

"저도 밖에서 했습니다. 같은 코스어 라니 ㅋㅋㅋ 같은 소대에서 같은 취미를 만나다니 잘 부탁드립니다."

"아 W상병님도 여친이랑 같이 코스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너도 코스어냐? ㅋㅋㅋ"

그렇게 일게 이등병은 일병 상병과 반 친구(?)먹고 같은 코스어로 의기투합했습니다. 2주도 안지나서 말이죠.

그리고 이 S선임, 같은 식구 챙기기라고, 자기도 관심병사로 욕먹으면서 분대도 다른 저한테 이등병때 일반우의 챙겨주고, 참 저한테는 잘 해줬습니다. 남들한테 온갖 욕은 다 먹었지만요.

역시 같은 식구끼리는 챙겨야 합니다


2.제일의 1소대, 막장 1소대.

그렇게 자대에서 쭉 있다가, 밖에서 기타좀 쳤다고, 맞맞 선임 군번이 기타를 들고 자주 찾아왔습니다. 그렇게 몇번 가르쳐주고 하다가 취미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사람, 전문 모델러 출신이더군요. 매장 돌아다니며 자기가 프라모델이나 디오라마 만든 이야기를 하는데..

뭐 아시다시피...

저도 건프라 만지다만 오던놈입니다. 예, 다시또 의기투합.

그렇게 이사람과 친해지다 보니 점점 윗군번이랑 이야기를 하게되는데...

그 즈음에 상병이 된 S선임과 더불어 아랫군번으로 주르르... 매월 군번마다 덕후들이 하나씩 껴있더군요. 그러다보니 훈련이든 작업이든 모이기만 하면...

"소아온 재밌지 않냐? ㅋㅋㅋ"

"그 완전 수준 한국 겜판소급 아닙니까? 일본애들이 그거는 뒤쳐집니다 ㅋㅋㅋ"

"진격거는 요즘 어떠냐?"

"그거 애니는 재밌을때라 그런데 점점 재미없어집니다. 절 믿으셔야합니다 ㅋㅋ"

이 꼴을 보다못한 선임 분대장은 너네 모이기 금지 처분을 내리기 까지 했지만...

그렇게 제 마음속 막장 1소대(?)는 늘 마음에 울려퍼지며 소대 자체 군가를 혼자 속으로 흥얼 거렸습니다.

제일의 1소대~ 선봉 1소대~ 막장 1소대~

혹시 이거보고 눈치챘을 예전 1소대 분들, 죄송합니다. 제가 막장으로 만들어서,..~~


3.요즘 김하사님이 보시는건...

한창 훈련이 진행되던중.. 잠깐 기동이 중지되고 쉬는차에 예전 글에서도 언급이 됬던 박하사가 핸드폰을 꺼내 유튜브를 키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즘 김하사님이 재밌다고 추천하던건데, 요즘 유행하는거란다 ㅋㅋㅋ"

그래서 뭔 웃긴 영상일까 하고 해서 봤는데.....
...
....

...
...







예. 니코가 나와서 니코니코니를 하더군요... 그 김하사, 겜덕으로 유명해서 다른 소대인데도 친하긴 했지만... 다른 하사들한테 럽덕질을 할줄은 몰랐습니다. 예.....


물론 그걸 여기서 틀었던 박하사도... 이친구도 설마..?


4.소대장님 입덕시킨 이야기/이놈이 사도라는 놈들입니다.



이 유명한 주작짤(?)을 아실겁니다. 예, 같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반대의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행정반을 여러가지 일로 드나들던 때, 마침 일과도 종료된 5시 반이었지만, 간부들은 여러가지 일로 퇴근을 안하고 부대내에서 여러가지 일을 하던중에
행보관이 주변 간부들한테 말하더군요.

"야! 요즘 이거 재밌는데? 안하냐? 요즘 게임들 그래픽이 좋단말이야."

하면서 꽤나 그래픽 좋아보이는 rpg게임을 다른 부사관들에게 보여주면서 추천중이었습니다. 그러던중 옆에 어느 소대장이 지나가고 있었는데..

"소대장님 이거 안하십니까? 이거 재밌습니다."

하면서 핸드폰을 내밀며 이것저것 보여줬고, 거기에 그 소대장도 빠져드는가 싶더니....

며칠후

"야 홍하사! 너 요즘 앵벌이 잘되면서 아이템도 안주냐? 행보관이 나중에 따로 빼준됬잖아!"

"행보관, 아이템 쩔좀 가능해요? 요즘 이거 힘듭니다."

이렇게 중대간부들이 모여서 그 게임을 하고 있더군요. 참... 

중대 간부 모두 입덕시켜봤습니다.~~

그 소대장님 제 기억이 틀릴수도 있지만 아마 님일수도요..~~


그렇게 제 기억속 한켠에 이사람도 같은 냄새가 난다.. 하던중...

또 훈련을 나가게 됬습니다. 제 분대 텐트가 본부소대 텐트 바로 앞이라 행보관이 핸드폰으로 뭐하는지가 다 들렸습니다. 첫날 저녁은 하이힐을 보고 있더군요.

그러던중 둘째날 저녁, 뭔가 아주 귀에 익은톤, 그 특유의 하이톤, 저와 같은 분들이면 분명 느낄수 있는 특유의 일본어 톤이 들리던 거였습니다.

마침 거기에 아까 언급한 선임으로 추측되는 목소리로 들렸고 말이죠.

그래서 저는 설마... 하고 여러 핑계를 생각하고 텐트로 들어갔는데...

"아, 행보관님 이놈들이 사도라는 놈인데.. 일반 무기로는..."

그 선임이 아닌, 평소 얼음같은 카리스마를 보여주던 궤도정비 부사관이 행보관과 같이... 에반게리온을 보면서 설명을 하고 있더군요.

행보관이야 왠지 그럴거 같았지만... 상당히 아닐거 같은 궤도정비 부사관이 같은 취미였다는게 참 놀랍기도 했지만.. 평소 조그만거만 봐도 폭풍 지적을 하던 이사람, 일개 병사가 함부로 본부 텐트로 이유없이 왔는데도...

"너 이거 뭔지아냐?"

"에...에반게리온 아닙니까?"

"으휴 오덕후 새x..."

라고 말하며 바로 보내더군요... 과연 같은 식구라는 정이 있던것이었을까요..?

훈련가서 애니본 이야기


5.머신 스피릿을 믿으란 말이야!

4번보다는 좀더 전의 이야기입니다. 일병말때, 혹한기 훈련 전에 사단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제대로된 실전지휘 훈련이랍시고, 사단급으로 훈련하나를 크게 벌렸습니다.

왠만하면 중대, 대대급으로 끝나는 훈련들이 사단급, 그리고 여단별로 쪼개져서 각자 임무를 지니게 됬고, 그에따라 한번 기동하는데 전부대 장갑차들이 출동, 수백대가 한번에 기동을 하는 거대훈련을 눈앞에 두게 됬습니다.

기계화나 기갑부대 출신이면 알지만, 조그만 훈련에도 이리저리 사고가 나는 기동훈련, 이걸 몇십대도 아니고 몇백대급으로 훈련을 하게되니, 대대장이 대대원 전원을 모아놓고 훈련 며칠전 훈시를 했습니다.

뭐 평소와 같이 실전이라 생각하고, 등등등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흥이난듯 큰소리로 떠들기 시작하면서....

"너네! 이 장갑차가 20년도 더 지난 고물이라고 하겠지만 절대 그러지마! 이 놈들도 다 느끼고 감정이 있고 생각이 있어! 훈련전에 정비를 하면서 나의 파트너 장갑차야 사랑한다! 같이 해보자! 하면서 입이라도 맞춰주란 말이야! 그러면 그 장갑차들이 너네에게 기적을 가져다 준다! 절대 웃긴 소리가 아니야! 꼭 해야한다 꼭!"

예, 지금 이걸 읽는분듯, 뭐하나를 크게 느끼셨겠죠...

장갑차를 믿으란 말이야!~~

예, 딱 기계교 머신스피릿 스러운 이야기였죠. 그 훈시가 끝나자 마자 저는 워해머를 알고 있던 선임한테...

"오늘 모인거.. 그거 느껴지지 않습니까..?"

"뭐.. 원래 늙으면 그런다지만 나도 그 생각들더라..."

라는 말과 함께 조용한 고개끄덕임으로 동의를 표했습니다. 그리고 이사람 이걸로 끝난게 아니였습니다.

그렇게 훈련이 끝나고 얼마안가, 장비전환이 이루어지면서 기존 장갑차들을 모두 다른 부대로 넘겨주기 전날, 갑자기 대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방송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오랫동안 같이 일해줘서 고맙고, 힘든 와중에 수고많았다."

하면서 뭔가 작별인사를 하자 모두 대대장이 떠나는거냐 아니면 부대에 무슨일이 있냐는둥 수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마디를 하자 모두 나자빠졌습니다.

"K200들아 수고했다. 앞으로 가는 20사단에서도 열심히 하길 바란다. 안녕."

진짜 이사람은 기계교 신자이며 야전교범 사이에 기계교 코덱스가 있을것만 같았습니다.


6.왜 하필 고른 영화가...

한창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유행하던 시절, 미리미리 영화를 챙겨볼수 있던 간부들은 그 영화 재밌다며 제각기 감상평을 말하댔습니다.

뭐 저야 이미 당시 위키를 통해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보지못해 궁금해 미치던 시절, 갑자기 공문이 내려왔습니다.

"이번 주말 극장대관해서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 상영회를 여단에서 함. 참가인원은 밑에 군번과 함께 적도록."

여단인원 대부분이 극장가서 재밌게 봤지만 저혼자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좋은 영화도 많은데 왜 문득 이것만..? 설마...?"

제가 오버한거겠지요?


7.사단장님의 명령

앞서 말한 사단장님이 부임한지 3개월차, 뭔가 명령이 내려온듯, 불러모으기 좋아하는 대대장이 다시 모아놓고 이리저리 이야기 하다가 마지막에 공문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번에 사단에서 말이다, 각 대대에서 소유하고 있는 차량들을 프라모델로 만들어서 보관하라는데... 대대장이 잘 몰라서 말이다. 여기서 프라모델 잘 아는 애들 있냐?"

당시 중대 대표 덕후였던 저는 중대원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로. ~~물론 프라모델은 진짜 만져보기만 했지만~~ 참가했고, 대대장님, 그리고 다른 중대원들과 회의를 통해 이곳저곳에서 재료들을 조달, 2주의 시간끝에, 전차량 모두 프라모델로 만들었고, 나름 군대에서 덕질로 좀 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사단장님은 왜 프라모델을.. 집에가면 설마 디오라마가?

우리가 사비 조달해서 애들용 장난감 부셔서 부품화 시켜서 만드는동안 다른대대는 3D프린터로 인쇄한건 안자랑.



아무래도 제가 있던 부대는 뭔가 좀 문제가 있던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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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존대어로 글을 쓰니 뭔가 글빨이 안사는듯한 느낌이 드내요. 그래도 뭐 여기까지 본사람이면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썻는데 노력좀 가상하게 여겨주시죠
출처 오랜 기억속 어디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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