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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게 커밍아웃 당한 이야기
게시물ID : humorstory_4424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별다른
추천 : 5
조회수 : 127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12/02 20:00:50
서른 보다 마흔에 가까운 반건조 오징어 수컷입니다.

연애랄까 썸 자체를 타본게 20대의 희미한 기억이니

참 오래 안하긴 했네요.

작년인가 재작년(아마 이사 전이라 재작년이 맞을 거 같네요) 즈음에 어머니가

강원도의 찜질방에 가시다가 자취방에 들르셨더래요.

그리고 제 인생에서 가장 진지하신 표정으로

맘 : "아들"

저: "네 Oㅅㅇ?"

맘 : "혹시 아들 저기 그거 거시기"

저 : "^0^?"

맘 : "그..혹시 아들 남자가 좋니?"

저 : "...?....!?...!!!!? ㄴ...ㅜ ㅔ....ㅇ????"

맘 : "아니 뭐 그 요즘에 그런 사람들 많고 한데, 그 뭐 아들 혹시 그런거야?"

저 : "어...어머니??? 전에 아들 애인도 보고 ..하셨잖아요?"

맘 : "그 아들 한참을 누구 만난다는 말도 없고, 좋다는 얘기도 없고, 영 소식이 없는 게 혹시 그래서 그런가 해....서..."

에... 저희 어머니는 큰 사기만 세 번을 당하셨을 정도로 귀가 얇으신 편인지라 어느분에겐가 조언을 좀 들으신 모양이시더군요 ㅠ_ㅠㅋ

물어보는 어머니도 당황하고, 저도 당황하고, 대답은 했지만 대답이 된 건지도 모르겠고...

마치 담배는 피지도 않는데, 학교에 소문이 잘못퍼져서 절 앉혀놓고 담배피면 키 안큰다고 반쯤 우시면서 당부하셨을 때랑

비슷한 모양새가 되더군요.(담배와 무관하게 키는 전혀 안컸습니다만. 호잇 호빗)

이 이야기를 들은 전해들은 제 친구 A는 카페가 흔들릴 정도로 웃어댔고,

                                 친구 B는 얼마나 니가 고자짓을 했으면 어머니가 그렇게 걱정하시냐고 혀를 찼네요.

제가 남자를 좋아했더래도 포용해주시려고 했던 것 같은 어머니에게 무한한 사랑도 느꼈고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어머니가 얼마나 고민을 하셨을지에 대해 죄송스러움도 너무 컸네요.

"저는 여자가 좋아요 어머니(단호 엄격 진지 진심)"을 전해드린 뒤로는

매번 안부전화 드릴때마다 뵐 때마다 '결혼'으로 화제가 고정된 것은 해피엔딩 속의 소소한 비극입니다.

안생겨요도 좋고 솔로천국도 좋은데, 부모님이 이 정도 걱정하시게는 하지 말자구요 여러분 -_-ㅋ


출처 어머니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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