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에 현직 유명한 판사와 술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그 자리에는 꽤나 유명한 서울의 큰 병원 원장, 잡지사 편집장, 대기업 사장 자제 등등 내로라 하는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었구요.
어느정도 술이 오가다가 각자 직업의 소명의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눈 앞의 이익을 위해서 얕은 생각으로 살지 말고, 정말 양심적으로 살자.. 고 다들 얘기하는데, 그 판사만 아무말 못하더군요.
그리고 혼자 중얼거리더라구요.
"내가 하는 일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일입니다."
순간 정적이 오가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며 화제를 전환했지만....
그 판사 집안에 여당 국회의원도 있고, 남편도 빵빵한 사람인데 역시 그런건 도움이 되지 못하는 모양이더군요.
암튼 여러모로 씁쓸했습니다.
참고로 그 자리에 있던 병원 원장은 실제로 올해 초 메르스때문에 시끄러울 때, 자진해서 메르스 환자를 공개하고 병원을 폐쇄해서 환자와 의료진을 보호하는 용단을 내리더군요. 굉장히 큰 손해를 감수하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