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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반장 안철수
게시물ID : sisa_6332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종합예술인
추천 : 0
조회수 : 53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2/13 14: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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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바지반장  '때로는 말의 논리적 구조보다 그 사람의 이미지가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차를 감수하고도 그의 말을 들어보려고 하였다. 특유의 앳띈 음성과 울먹이는 듯한 어조는 그 자체로 기억과 상상이 뒤섞이는 묘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었다.  경험에 비춰보면, 중1 고1 때 뽑히는 반장은 '바지반장'이 되기 쉽다.  서로다른 학교에서 모인 아이들이 아직은 서로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장은 뽑아야 한다.  특히나 남중•남고의 반장이라는 것이 별다른 실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선생을 자주 마주해야 하는 귀찮은 것이기에 누군가가 하겠다고 하면 환영하며 반장을 시켜주는 분위기였다.  혹 후보가 다수일 경우는 다수의 출신학교 계파에서 반장이 뽑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렇게 1학년에 뽑힌 반장은 리더쉽을 갖추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비로소 서로에 대한 파악이 시작되면서, 출신학교에 따른 계파색은 지워지고 인간관계가 새롭게 정립된다.  친소관계가 다시 형성되고 남학교 특유의 힘에 의한 서열도 정리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력의 재편에서 반장은 반에 대한 장악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되버리고 '바지반장'으로 전락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조용히 하자는 반장의 외침은 또 하나의 소음으로 취급되고, 반장의 이런저런 관리 감독 권한도 작동을 하지 못한다. 그 결과, 반장은 담임에게 반장이라는 이름으로 꾸사리 먹게된다.  그리고 반장은 교실로 돌아와 울먹이며 '나 반장 못하겠고, 이 반에서 더이상 함께 못하겠다'라고 말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장은 열심히 하려고 했을 것이다.  반친구들의 신뢰를 얻고도 싶었을 것이고, 담임의 신임을 받고 싶기도 했을 것이다.  그것이 반을 위한 올바른 길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반장의 말을 듣지 않는 '악마'와 같은 아이들 때문에 속이 상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샌님같은 애가 반장을 하겠다고 하니 반장으로 만들어놓고 귀찮은 일은 알아서 하라하고 나 몰라라 하는 무리도 있을 것이다. 혹은 담임이 촌지나 바라고 성적이나 가정형편에 따라 차별하는 인간인데, 너는 반장을 시켜놨더니, 선생의 부당한 대우에는 말 한마디 없이 앞잡이 노릇이나 하면서 반친구들에게 떠든다고만 지랄이냐고 반발하는 아이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바지반장'은 내가 어떻게 담임의 앞잡이냐고 격정을 토로하고 울먹이며, 이 반의 친구들과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기에, 새로운 반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격탈반을 결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이 싫다고 옆반으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새로운 반을 만드는 대신 쓸쓸히 자퇴를 하게 될수도 있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현실의 비유가 아니다. 거꾸로 이러한 허구적인 상황이라면 더 어울리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해본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jaewan.park.980/posts/739391162859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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