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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업기...(2)
게시물ID : freeboard_11997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짨.
추천 : 0
조회수 : 46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2/18 15: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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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은 http://todayhumor.com/?freeboard_1199060

어제 쓰다보니 퇴근시간이라... ㅡ,ㅡ 걍 끝을 맺고 싶어서 2편 마져 씀.
걍 음슴체로 할께요. 그게 편해서~ ㅠㅠ


나이 지긋해 보이시는 흰 머리의 아저씨가 회의실로 들어옴.
날 안내해줬던 분도 함께.

안내: 먼길 오시느라 수고 많았죠?
.짨. : 아. 아닙니다.... ㅎㄷㄷ

안내: C++Builder 잘 사용 안하는데 어떻게 사용하게 된건가요?
.짨.: 동아리 선배가 Delphi를 사용하는데 저는 언어는 역시 C라고 생각해서 그 툴이 저의 요구사항과 딱 맞아 떨어져 사용하게 됐습니다.(아 부끄럽도다)

안내: 어떤 프로그램 만들어 봤어요?
.짨.: 알바하면서 물품 관리가 잘 안돼 MDB를 이용해 자재 관리 프로그램 만들어 봤고 채팅프로그램 퍼즐 프로그램 만들어 봤습니다.
흰머리: 뭐 그런거야 책보고 만드는 거잖아~
.짨.: 아핫.. 네. 그렇죠. ㅠㅠ

안내: 개발하시다가 어려운 문제 생기면 어떻게 해결 하나요?
.짨.: 보통은 책 찾아보면서 해결 하구요. 메신져로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물어보거나 개발 사이트 찾아 보곤 합니다.( 때는 바야으로 2002년도임)

안내: 서울엔 지낼 곳은 있어요?
.짨.: 동아리 선배가 집에 함께 지내도 된다고 해서 취업만 된다면 가능합니다.

흰머리: 연봉은 얼마나 생각하나?
.짨.: 1,400~1,600만원 생각하고 있습니다.

흰머리: 왜 그만큼?
.짨.: 남들이 보통 그렇게 초봉 받더라구요 ㅎㄷㄷ;;;

흰머리: 보통/평범하게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
.짨.: 하하;;; 그렇죠? ;;;

안내: 언제쯤 입사 가능할까요?
.짨.: 음~ 12월 16일에 가능합니다. 그 전까지 기말고사가 있어서요;( 미쳤지~ 지금 생각하면 완전 웃김. ㅋㅋ. 그리고 그 당시 기말고사 All A+ 맞아야 내 학점이 3.0 될 수 있었음 -_-; )
안내: 아~ 네...

...( 그 외 질문들은 기억 안남)

떨렸던 면접은 잘 했는지 못했는지 몰것지만 정신없이 대답하다 보니 어느덧 면접은 끝나있었음.

아래 층으로 이동하니 이뻐보이진 않지만 (어찌보면 이쁜 것 같기도 하고 -_-;)경리로 보이시는 분이 안내를 닥달 했다. 응?

경리: 면접 보실땐 미리 연락 주셔야죠~ 이렇게 갑자기 오시면 제가 면접비를 따로 준비 못하잖아요~!
안내: 아하하;;; 죄송합니다.;;;
.짨.: (뻘쭘뻘쭘)

안내: 조만간 다시 연락 드리도록 하겠습니다.(흰 봉투를 건내며)
.짨.: 넵. 감사합니다. 또 연락 주세요~

그러게 짧다면 짧은 첫 회사 면접을 마치며 그 건물을 나섰음.
휴~ 떨렸어~ㅎㄷㄷㄷㄷㄷㄷㄷㄷ

이제 다시 고속 버스를 타러 고속 버스터미널로 고고싱!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가 왔음. 아버지임.

아버지: 뭐하냐~
.짨.: 걍 있어요~
띠롱띠롱띠롱 지하철이 오고 있습니다. 안전선 밖으로 한걸음 물러나 주세요.
( 아오~! 안내방송 졸라 크네)
아버지: 어디냐?
.짨.: 서.. 서울이에요. 회사 면접이 있어서.
아버지: 면접은 잘 봤냐?
.짨.: 정신없이 봐서 잘 봤는지 모르겠네요 -_-;;;
아버지: 오냐 알았다.~ 뚝.

헙!  몰래 취직 해서 서울 상경하려 했는데 ㅡ,ㅡ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됐음.


수일이 지나도 연락은 없었음.

햐... 떨어졌나? 하고 기말 고사 준비나 해야지 하며 맘을 굳힐 때 전화가 왔음.
안내였음.

안내: 저 사장님 면접이 남았는데 언제 오실수 있으세요?
.짨.: (얏호!)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안내: 어~ 그럼 XX일 괜찮아요?
.짨.: 네네. 그럼 그때 뵙겠습니다.

웅캉캉 다시 면접이라니... 좋기도 하고 떨리기도 했음.

수일이 지나고 다시 면접일이 됐음.
그때 입었던 양복과 그때 신었던 양말까지 똑같이 입고 갔음.

안내가 다시 그 경리아가씨 한테 바로 데려 왔음.
안내: 저 사장님 면접보실 분 데리고 왔습니다.
경리: 네. 잠시만 여기 회의실에 앉아 계셔요.
.짨.: 네.

회의실 한쪽면은 커다란 통 유리로 바깥이 모두 보였으나 그 창너머로 보이는건 전봇대와 복잡한 전선들 뿐이였음.
서울이 그렇지뭐... 경관 꽝이였음.

문이 열리고 사장등장!
오!~ 훤칠하게 잘 생기고 의욕이 넘처 보이는 상임. 처음 면접 볼때 개발자들은 우울한 기운이 마구 뿜어져 나왔건만... ㅋ

사장: ....
어... 뭔말을 해는지 기억이 나지 않음....
걍 마지막 면접이 끝나고 헤어질 때 악수하며 하는 말만 기억 남.

사장: 꼭 우리와 함께 일해 봅시다!~
.짨.: 네네네... (악수 흔들 흔들)

...

다시 지방으로~

이렇게 면접은 다 끝났고
몇일 지나고 면접 봤을 때 말한 16일에 출근 하라는 전화가 왔었음.

빡씨게 기말고사 다 보고 난 후 그 다음날 짐 바리바리 싸서 서울로 상경!

훗날 학교 졸업을 하고 회사에서 요구하는 성적 증명서, 자격증 사본 등등 서류를 달라고 함.
그 놈의 성.적.증.명.서.

경영팀장이 내 성적 증명서를 보더니

경영팀장:야! 너 이 성적 가지고 어떻게 이 회사 왔냐?
.짨.: 하하하... 그러게요. 운이 좋았죠 뭐~
경영팀장: 이야~ 이건 좀 심하다야~ 그래도 뭐 연봉계약서 싸인 했으니 끝이지~ 안그래?
.짨.: 으흐흐 그렇죠?

그렇게 쓴 웃음을 지으며 서류를 후딱 내고 삼실로 뛰어 갔음.
2.97의 학점이 이리도 부끄부끄 하단 말이냐~!!!

------------

이렇게 나의 취업기는 이렇게 끝났음.

훗날 그 회사는 겁나 커져서 코드닥 상장도 하고 ~ 아주 잘나갔음.
그러다 아주 아주 먼 훗날 윗선에서 계약 잘못해 프로잭트 헐값 처리 되고 사장은 배임해서 회사 돈 떼먹고 튀고~ 나중에는 코스닥 폐장 까지 가는 사태가 벌어졌음.

그 사이 팀 통째 타 회사로 팔려가고 스카웃 제의 오고 가며 몇 번의 이직이 있은 후~

지금은 작은 회사에서 개발 팀장직을 맡고 있음.
개발 팀원 뽑을때 나의 신조는 성적은 안 본다는거~. 내 성적이 개판인데 내가 남의 성적을 보고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함.
그 사람과 부담없이 함께 일할 수 있는지만 봄.(그렇다고 막 부려먹기 좋은 사람을 뽑는 건 아님! Naver~ㅋ)

만일 내가 요즘 대학 졸업 했다면 이력서 쓸 용기도 없었을 것 같음.
대학때 술마시며 알고리즘 얘기하고 코딩해보며 놀았던 추억이 20대 청년들도 있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듦.( 아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저리 놀았을까... )

서울 상경해서 선배집에 빌어 살때 선배가 하던 말이 문득 생각남.
" 야~ .짨.아 집에 올라오면서 생수 배달하시는 분들을 봤어. 그 분들은 과연 그 일을 원해서 하는 일일까? 적어도 프로그램 개발이 좋아 이 직업을 선택한 우리는 행복하다고 본다."

원하는 일을 선택하고
할 수 있다는 것.
참 행복한 일임.

사내 인력 채용건이 또 생긴다면 나와 같은 행복한 사람을 만들도록 할꺼임.

긴글 읽어줘서 땡QVㅔ리 감사.
이젠 일해야 함.


요약.
성적도 안 좋은 녀석이 운이 좋아 입사하여 헤헤 거림.(술먹고 알고리즘 코딩하며 논건 안 자랑)
출처 내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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