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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슬픈 외박 이야기.
게시물ID : military_606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백호
추천 : 1
조회수 : 98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1/04 10:27:09
가끔씩 군생활 최악이 뭐냐고 하면 리플로 늘 달았던 말년 호국 이후, 이제 정말 전역만 남았다는 생각에
 
하루가 멀다하고 기어오르는 분대장단 맞후임들, 이제 갈 사람이니 말도 안했는데 말놓는 일말 상초놈들이 뭐라 해도
 
별말 안하고 그래그래 하면서 나갈날과 나가서 뭐할지 하는 두려움만 떨던 시절, 갑자기 행정반에서 호출이 왔습니다.
 
호국때 포상이야기가 나와서 오 설마? 하고 기대하고 갔는데... 행보관이 서류를 들고 약간 언짢아 하는 표정으로 보자마자
 
저한테 말하더군요.
 
"너 왜 허가안받은거 맘대로 나갔어?"
 
설명을 하자면, 제가 이등병때 군가대회때 다행이 잘보여서 위에 선임들 다 제치고 운좋게 포상하나 받았었고
 
일말이었나 상초였나, 그쯤에 대적관발표로 1박2일짜리 외박 보너스 하나 받은게 있어서
 
상병말에 그거 2개를 붙여서 나간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문제는 그걸 허가 한게 바로 제 앞에 있던 행보관이었구요.
 
막말로 휴가증위조를 한거도 아니고 직접보낸거니 자신 있었던지라, 저는 간단하게
 
"1박2일 보너스라 붙일수 있다고 해서 붙이고 나갔고, 보급관(제가 있던 부대는 행보관이라 안하고 보급관이라 불렀습니다)님이 직접 허가하시고 사인 하셨습니다."
 
그러니 행보관도 어이없는지 조금 확인하더니 다시 이러더군요
 
"그때는 내가 이게 휴가인지 알았지, 외박인줄 몰랐지. 아 씨..."
 
뭐 아무래도 자기 실수였던듯 머리를 긁적이더니, 저랑 몇마디 더 싸움아닌 싸움을 하고 다시 돌려보냈습니다.
 
뭐 이때는 별일 없구나 싶고, 마침 행정병 인사계인 동기도 도와주긴 했는데.... 1시간뒤에 다시 불러서 저한테 이러더군요.
 
"규정상 이게 어떻게 나오게 된이상 어쩔수 없다. 그건 내실수이긴 한데 미안하고..."
 
뭐 대충 이때부터 그동안 쭉 이어온 망할 군생활의 정점이 이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말년까지 안편하다는 생각에 그냥 한숨만 대놓고 푹셨구요. (관련 이야기는... 시간나면 마저 이어서 연재 하겠습니다)
 
잠깐 뜸을 들이며 앞에 있던 커피 한모금 하고 종이를 한장 펼치더니 뭔가 쓰면서 설명을 하는데 대충 내용이...
 
"규정이 나중에 생기긴 했지만, 일단 너가쓴 1박2일은 연가처리 해서 말년에서 빼자. 그리고... 1박2일 남으니 어쩔래? 내가 특별허가 하도록 할테니 나갔다 올래?"
 
제가 뭐 인생 잘못하면 모르겠지만... 군생활에서 일못해서 욕은 먹었을지 망정, 사고는 안치기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던지라, 생각지도 않던 말년휴가가 날라갔다는 사실이 엄청 분했습니다. 뭐 어쩝니까, 군대는 군대. 10남았지만 나는 여전히 군인.
 
말년이 짤렸다는게 짜증나고 기분은 잡치지만, 그렇다고 외박까지 안나가기엔 그냥 인생자체가 심하게 억울할거 같았습니다. 기껏 21개월간 고생한 대가가 이거 인거 같았고..
 
뭐 그래서 별수 있습니까...
 
아마 외박제도 개선후 최초로, 여단에서 개인 외박을 나가는 사람이 되었고
 
그 소문을 모두 들은 후임들이 "돈많은 인뱀, 나가서 혼자 여자라도 사십쇼." 하는 애정 아니 디스섞인 배웅아래
 
나가서... 와우만 하다 왔습니다. 뭐, 참 슬프더군요. 혼자 말년에 나와서 이러는게 정말.
 
 
참으로 슬픈 외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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