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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피염이 나았어요
게시물ID : beauty_399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벤더블러쉬
추천 : 8
조회수 : 2741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6/01/07 22:06:11
음... 먼저 저는 30여년 평생 두피염을 앓아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건조하고 그리 좋은 피부는 아니지만, 민감성과는 거리가 멀어 뭐 흔한 뾰루지, 좁쌀, 모공, 블랙헤드 이런 정도의 거의 대부분이 갖고 있는 피부 고민 외에는 딱히 피부염이나 두피염은 경험해본 적이 없었는데, 작년 가을 갑자기 귀 부근에서 시작된 피부염이 목과 눈가로 번져서 피부과에 가보니 '지루성 피부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병원에서 먹는 약과 약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고 일주일만에 싹 낫나 싶더니, 잊을만하면 자꾸 재발을 하더라고요. 앓아본 분들은 아시다시피 지루성 피부염은 재발이 무척 잘 돼서 완치가 어려워요. 그렇지만 뭐, 얼굴에 생기는 건 매번 연고를 소량 바르고 자면 짧게는 2-3일, 길게는 일주일이면 다시 멀쩡해져서 큰 스트레스는 아니고... 제가 원래 운동하고 꼭 사우나를 10분씩 했는데, 몇 번 재발을 겪어보니 사우나 한 다음날 재발한 경우가 많아서 요즘은 사우나를 끊었더니 그 뒤론 아직 재발없이 꿀피부 유지 중입니다. 

문제는 두피...
저의 증상은 일단 비듬이었어요. 근데 이게 정확히 말하면 비듬은 아니라더군요.
저희 가족이 다 함께 다니는 미용실  원장님께서 보시곤 비듬은 조미료처럼 작은 입자로 발생하는 거고, 제 경우엔 각질이 뭉쳐 떨어지는 거라고 하셨어요. 실제로 크기가 어마어마했... (혐 주의를 달았어야 하나....) 진짜 큰 건 막 지름 6-7m쯤... 그리고 그보단 작은 각질 덩어리가 정말 심각하게 계속해서 일어났어요 ㅠㅡㅠ 
머리를 깨끗하게 감고난 직후에도 계속 떨어져나와서 두피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이 증상은 얼굴에 피부염이 발생한 시기와 비슷하게 나타났는데, 처음엔 얼굴 뒤집어진게 너무 충격이라 병원가서도 두피는 언급할 생각을 못했었고, 피부염 약을 먹는 동안은 두피도 많이 호전됐던걸 생각하면 아마 두피도 지루성 피부염이 맞았던 것 같아요. 물론 병원에서 따로 진단받은 건 아니라 장담은 못합니다. 어디까지나 제 짐작 ㅎㅎ

여튼, 머리에서 이런 비듬스러운게 대량 발생한건 처음이라... 솔직히 첨엔 재밌었.......
저는 하루 종일 혼자 앉아 생각하면서 하는 일을 하는데요, 이게 일하면서 한 손으로 두피에 쌓인 각질을 뜯어내면 집중력도 올라가고 묘하게 쾌감이.... 죄송해요 너무 더럽죠 ㅠㅡㅠ 
평소 가족 외의 사람 만나는 일도 별로 없고, 제겐 거의 유일한 소셜 이벤트(?)인 남친을 (죄송...) 만날 땐 직전에 머리를 감고 말린 뒤 두피에 손대지만 않으면 겉으로 각질이 드러나 보이지 않아서... 일상이 힘들 정도의 불편함은 없었어요. 
근데 오래되니까 확실히 많이 거슬리긴 하더라고요. 점점 더 심해져서 이젠 가려운 증상도 생기고, 자꾸 두피를 뜯어내니까 진물도 생기고요...

그래서 코코넛 오일을 바르기 시작합니다.
두피에 잔뜩 바르고 헤어캡 쓴 채로 몇 시간 방치하다 머리를 감는 방법을 썼어요.
근데 딱히 나아지는 것도 모르겠고... 제가 샴푸 성분을 많이 따지는 편이라 (특히 실리콘 극혐!!!! 하는 사람이에요), 성분이 아주 순한 아기용 클렌저를 샴푸 대용으로 쓰고 있었는데, 이걸론 코코넛 오일이 안 씻기더라고요!!!
처음엔 머리가 젖어있는 동안은 기름끼가 그렇게나 남아있는줄 모르고 그냥 말렸다가 엄청난 낭패를 봤고, 그 다음 번엔 베이키 클렌저보단 세정력이 좋을 것 같아 캐스틸솝으로 감았는데, 말려보니 결과는 마찬가지... 감아도 감아도 기름져 어쩔 줄을 모르다가, 옛날에 쓰다만 러쉬 "페어트레이드 허니" 샴푸가 욕실에 있더라고요.
유통기한은 심하게 한참 지나서...... 욕실 청소할 때나 쓰려고 변기 뒤에 치워놨던 건데...
러쉬도 결코 성분이 좋은건 아니지만, 최소한 실리콘은 안 들어가있고, 그때 욕실에서 알몸으로 코코넛 오일이 범벅되어 기름진 머리를 붙잡고 어찌할 바를 모르던 제게 선택지는
1. 유통기한은 아직 한참 남았으나 실리콘이 잔뜩 들어간 마트 샴푸 (부모님이 쓰시는 거)
2. 유통기한은 심하게 지났으나 성분은 조금 낫고 실리콘은 안 들어간 러쉬
둘 중에 고민하다 결국 2번을 선택!
 
그리곤 베이비 클렌저로 서너번을 박박 감아도 씻겨나가지 않던 코코넛 오일이 한 방에 말끔히 씻겨 나가서 기분 좋게 욕실을 나올 수 있었어요. 
 근데 그 다음날이 돼서 깨닫은 게 있는데, 두피에서 각질이 발생하지 않아....? 가렵지도 않아...? 
그 뒤엔 코코넛 오일을 바르지 않아서 다시 원래 쓰던 클렌저로 머리를 감았는데, 며칠 지나니 다시 각질이 슬금슬금 올라오고 가렵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혹시나 싶어 다시 러쉬 샴푸를 쓰니 또 두피가 말끔해지고...
그래서 아예 한동안 러쉬 샴푸에 코코넛 오일을 1대1로 섞어서 머리를 감아봤는데요, 장작 4개월 동안 절 떠나지 않던 두피염이 말끔하게 나았습니다. 

페어트레이드 허니 샴푸와 코코넛 오일 조합 덕분에 나은 건 확실한데요 (샴푸에 코코넛 오일을 섞으니 머릿결이 좋아진건 덤), 이유나 원리는 모르겠슴다. 
무책임하지만 저와 비슷한 증상으로 고통받고 계신 오징어님이 어딘가 계시면 시도나 해보시라고요 ㅎㅎㅎ

근데 페어트레이드 허니는 향이 매우 호불호가 갈려요 ㅎㅎㅎ 전 꿀냄새나는 것 같아 짱 좋아하는데 (실제로 전성분의 40%인가 60%인가가 꿀) 주변에 추천하니 약냄새 같다고 질색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주의하셔요 ㅎㅎㅎ
출처 - 4개월동안 각질 덩어리를 뿜뿜했던 나의 두피
- 유통기한이 2년이나 지나 화장실 청소 세제로 전락할 뻔 했던 러쉬 샴푸
- 애증의 코코넛 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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