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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경향신문 칼럼 "망국선언문" - 손아람 작가
게시물ID : sisa_6462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mond
추천 : 8
조회수 : 239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1/08 12: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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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한 해 보내셨습니다. 새해 인사 올립니다. 올해는 더 어려울 것입니다.   이곳을 지옥으로 단정하지 마십시오. 미래의 몫으로 더 나빠질 여지를 남겨두는 곳은 지옥이 아닙니다. 종말을 확신하지 마십시오. 우리의 상상력은 최악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등 뒤로 멀어지는 모든 시점을 우리는 그나마 좋았던 시절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만 과거와 작별하고 미래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십시오. 

우리는 조만간 이 순간을 그리워해야 합니다.   연초마다 마음을 들뜨게 하던 나긋하고 아름다운 거짓말의 목록은 소진되었습니다. 우리의 삶을 진짜로 치유하는 희망의 언어를 들어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습니까? 천냥 빚을 탕감해준다는 말 한마디의 가능성을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면, 대통령의 신년사에 귀기울이십시오. 작년의 첫 날 대통령은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소득은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1인당 부채가 소득을 앞질러 3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그걸로 부족하다면 작가인 제가 더 시도해 보겠습니다. 이 정도면 어떨지? 로또를 사십시오, 새해에는 모두 1등에 당첨될 것입니다!

 잠시 청년들에게 물어 주십시오. 줄줄이 늘어선 초록색 빈 병으로 어지럽혀진 대학가의 술집 취객에게, 외로움을 둘 공간조차 없이 비좁은 고시원의 세입자에게, 자정의 어둠을 몇달째 지켜온 무표정한 아르바이트생에게, 이 나라에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 주십시오. 그들은 서슴없이 멸망을 입에 담을 것입니다. 감히 멸망을 말하지만 악의조차 감지되지 않는 평온한 목소리에 당신들은 경악해야 합니다. 멸망은 저주나 농담이라기보다는 조국의 독립을 외치던 백범의 소원처럼 간절하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더 이상 꿈을 꾸지 않으며, 불공평한 생존보다는 공평한 파멸을 바라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국호를 망각한 백성들처럼 이 나라를 ‘헬조선’이라 부릅니다.

-이하 전문은 출처에서..

더불어 팟캐스트 xsfm의 그것은 알기싫다
이번회에서 관련 내용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출처 http://m.khan.co.kr/view.html?artid=201512312005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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