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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차량 유지비 - 660cc경차 기준, 면허취득 및 범칙금 정보포함
게시물ID : car_759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항상봄빛인생
추천 : 10
조회수 : 15473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6/01/08 19: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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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11년차 여자사람입니다. 

뜬금없이 일본에서 차를 굴리는 데 필요한 금액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남편은 술마시러 간다고 나가고, 혼자 앉아있자니 싱숭생숭 그냥 그런 기분이라서요. 

울 어무니가 저 처음으로 차 살 때“차는 돈잡아먹는 귀신”이라고 하셨는데, 틀린말은 아닌 것 같아요.
저도 제차 굴려보고 놀랐습니다. 


기준을 말씀드리면, 제 차는 제목에 나와있듯이 660cc짜리 경차입니다.
자동차로만 통근이 가능한 상황이라 하루 왕복 70km씩 달리고 있습니다. 일부 고속도로도 타구요.


원화 금액은 환율 생각안하고 100엔=1000원으로 계산했습니다. 귀찮아요.



1. 면허 취득 비용 (유지비에는 포함 안함)

제가 일본에서 운전한 건 6년 정도입니다. 한국면허가 있었는데, 일본에서 다시 또 땄어요.
원래는 한국면허 따고 한국에서 90일 이상 체류한 경우에는 서류만 내면 일본 면허로 바꿔주는데, 저는 90일을 못채워서 새로 땄습니다.

일본에서 일반적으로 면허를 따려면 “자동차학교”로 불리는 운전학원에 다녀야합니다. 
한 번 교습당 2시간 정도, 면허를 따는데는 보통 2개월에서 3개월 정도 걸린다고 하더라구요. 
금액은 기간에 상관없이 28만엔~36만엔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시골 쪽은 싸고 도시는 비싸겠죠.

합숙학원이라고 해서, 일주일 정도 학원에서 먹고자고 하면서 하루에 8시간씩 배우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거긴 좀 싸다는데, 잘 몰라요. 싸다고 해도 20만엔 정도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도저히 저 금액을 다 내고 면허를 딴다는 게 납득이 가질 않아서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땐 제가 국제면허로 운전을 하고 있었어요. 
내차로 운전해서 운전면허 시험보러가는데, 30만엔 주고 운전학원다니기가 너무 짜증났어요.

그래서 필기는 혼자 공부해서 보고, 실기는 개인레슨 받은 후 운전면허 센터에서 시험봐서 면허 땄습니다. 
이렇게 따면 경찰관이 담당하는 거라 가면허(코스주행)가 엄청 엄격합니다.

개인레슨은 한 시간에 5천엔 정도였던 것 같아요. 레슨받는 거 돈이 아까워서 아끼다가 가면허시험에서 7번 떨어졌습니다. 
시험 한 번 보는데 4500엔이었으니 처음부터 레슨 여러번 받고 시험치러 가는 게 나을뻔 했어요. 

나중에 계산해보니 시험비와 레슨비 합쳐서 10만엔 정도 들었던 것 같아요.
물론 생초짜는 이렇게 면허 못땁니다.



2. 자동차 구입 (유지비 총합에는 포함 안함)

자동차 가격이야, 모델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경차만 타봤기 때문에 경차 기준으로 얘기하겠습니다. 
일본에서 말하는 경차란 배기량 660cc이하인 자동차입니다. 번호판 색이 노란색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연비가 좋고 유지비가 적게드는 편이라 많이들 타지요. 

신차를 구입하려면 보통 100~200만엔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아요. 
한창 인기있었던 혼다의 N-Box란 차량을 신치로 물어봤더니 기본적인 옵션이랑 제비용 합하면 200만엔이라고 하더라구요. 
물론 저희는 알거지니까 사지 않았습니다. 

요새 일본 경차는 크기가 많이 커져서 겉으로만 보면 일반 승용차랑 비슷한 경우도 많습니다. 
사고나면 끝장이니까, 목숨걸고 타야죠. 

저는 일본에서 차량을 두 번 구입했는데, 둘 다 중고차 매장에서 구입했습니다. 

첫번째 차는 7년된 스즈키의 경차였는데 구입당시 운행거리가 만키로도 안되었던 차였어요. 
7년간 만키로면 1년에 1400키로 정도 뛰었다는 거죠. 제가 요즘 한달에 1500키로 뛰는데 말입니다.

현금결제 45만엔(450만원) 정도였습니다. 
내비게이션은 커녕 창문도 돌려서 열어야하는, 기아변속이외에는 모든 것이 수동인 차였습니다. 
그래도 연비가 17~19km/l에 엔진오일 안갈아줘도 씽씽 잘나가는 효자였습니다.

두번째 차는 지금 타고있는 차인데, 구입당시 5년된 혼다의 경차로운행거리가 2만 7천키로였습니다. 
가격은 60만엔이고 계약금 10만엔에 3년 할부로 구입했습니다. 
금리가 워낙 쌌고(1.9%), 남편의 대학학자금 대출을 갚고 있던 중이라 할부구입했습니다. 

경차주제에 연비가 14km/l라 주행거리가 긴 저에게 엿을 먹이고 있는 차입니다. 대신 저는 차를 여기저기 긁었어요. 쌤쌤이네요.



3. 기름값과 소모품- 기름값 리터당 110엔, 엔진오일 리터당 1200엔, 필터 1600엔, 타이어 4개 28000엔

2016년 1월 초를 기준으로, 우리동네 주유소를 보면 휘발유가 리터당 110엔 정도입니다. 
제 기억으로 제일 비쌌을 때는 160엔 정도였던 것 같아요.

주행거리도 길고 제 운전도 험하기 때문에 엔진오일은 저렴한 제품으로 자주 갈아주는 편입니다. 
5천km 안되는 시점에서 갈고, 한 번 걸러 필터도 교환합니다. 

경차라 엔진오일은 3리터 정도, 3600엔 정도 들어요. 필터는 1600엔.

타이어는 재작년 겨울에 일본 코스트코에서 타이어를 구입했습니다. 
코스트코 가입비가 4500엔 정도인데, 가입하면 타이어 구입시에 쓸 수 있는 5천엔짜리 쿠폰을 줍니다. 
그거 써서 미쉘린 타이어 4개세트를 28000엔에 구입했습니다. 
요코하마 타이어면 더 쌌는데, 제가 장거리운행에 고속도로도 쓴다고 했더니 미쉘린을 추천하더라구요.

코스트코 타이어센터에서는 타이어를 구입하면 교환비용은 무료고, 
정기적으로 로테이션 하는 것도 무료라서 갈 일 있으면 타이어 로테이션도 하고 있습니다. 
올 봄에는 갈아야 할 것 같다고 하니 2년 반 정도 사용한 셈입니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서 스노우타이어 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도 일년에 눈 많이 오는 날은 2~3일 정도인데 다들 12월쯤 되면 스노우타이어로 바꾸더라구요. 

저는 그냥 눈 많이 온 날은 운전을 안합니다. 회사도 안갑니다. 
눈이 많이오면 고속도로가 폐쇄되거든요. 
지난 겨울에 왕복 7시간 걸려서 회사에 간 이후, 눈이 많이 오면 그냥 회사를 안가기로 했습니다.



4. 고속도로 통행료 - 1일 왕복 410엔(4100원)

통근용만 계산합니다. 편도 35km 중, 17km는 고속도로를 이용합니다. 
고속도로 이용해도 50분인데, 안쓰면 1시간 반 이상 걸립니다. 안쓸 수가 없어요. 

원래 이용료는 한 번에 410엔, 왕복으로 하루 두번 쓰면 820엔입니다. 
다만 평일 오전 오후 통근시간대에는 ETC(일본의 하이패스) 장착한 후 회원등록하면 50%를 포인트로 환원해줍니다. 

적립된 포인트는 다음달에 일괄 지급되고, 포인트로 지불한 고속도로이용료도 또 50%는 적립됩니다. 
그냥 50%할인 되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1일 2회 사용료가 410엔입니다.



5. 정기검사+부품비 - 2년간 77000엔(77만원)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알고있는데, 2년에 한 번씩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아야합니다(신차는 다름). 
경차는 정말 엄청엄청 저렴한 곳이라고 해도 4만엔 남짓 정도 듭니다. 
이 비용에는 중량세, 책임보험, 인지대, 검사비용등이 포함됩니다. 교환해야하는 부품비는 따로 지불해야하구요. 

저는 자주 가는 주유소의 정비공장에서 재작년 겨울에 검사받았는데 
검사비용 43000엔+부품비용 12000엔 합쳐서 55000엔 들었습니다. 

그나마 저는 정말 싼 곳에서 한거구요, 정규딜러점에서 하면 경차라도 7만엔~8만엔 정도 든다고 합니다. 
일반 승용차는 대부분 10만엔 이상입니다.

저는 법정 검사없는 년도에도 따로 검사를 받습니다. 
비용은 5천엔 정도고, 이번에는 배터리랑 라이트, 와이퍼를 갈아야해서 부품비와 공임이 17000엔 들었습니다.



6. 임의보험 - 연간 33000엔(33만원)

제 차는 경차지만 사고나면 상대차는 벤츠일지 아우디일지 모르기 때문에, 대인 대물 무제한입니다.
자차보험은 옵션형(상대방이 있는 경우만 해당되고, 10만엔까지는 자기부담)정도로 들었습니다. 
다른 특약은 빼도, 외국인이다보니 불안한 부분이 있어서 ‘변호사특약’은 꼭 넣습니다. 
운전자 30세 이상, 본인 및 배우자로 한정해서 조금 더 싸졌습니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6등급에서 시작해서 일년간 사고가 없었으면 한등급씩 올라가며 20등급이 최고등급입니다. 

첫차 때 보험은6등급에 자차보험 없이 45,000엔.

두번째 차 보험은6등급, 옵션형 자차보험 포함해서 무려 10만엔이었습니다. 
(첫차팔고나서 두번째 차 사기까지 1년 반 이상 텀이 있어서 6등급으로 초기화)

5년된 경차 주제에 1년 보험비가 100만원인 셈입니다. 회사 단체보험을 반드시 사용해야했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들었습니다.
그 회사 망했으면 좋겠어요. 진짜 웃기지도 않은 회사였음.

지금 사용중인 보험은 8등급으로 시작해서 옵션형 자차보험 포함 4만5천엔이었습니다. 
작년 보험 갱신 직전에 주차장에서 과실100%짜리 사고를 내는 바람에 등급이 3등급 내려갔어요. 
5등급에 자차보험 없이 33000엔 정도네요. 지금 타는 차는 앞으로도 자차보험 안넣으려구요.



7. 자동차세 - 연간 7000엔(7만원)

660cc짜리 경차라 자동차세가 아주 많이 쌉니다. 일년에 7천엔입니다. 
작년인가 재작년부터 판매된 신차는 경차라도 자동차세가 만엔 정도, 1000cc급은 약 35000엔, 
1600cc면 약 4만엔, 3000cc면 약 58000엔 정도입니다. 

자동차세가 너무 비싸서 일반차를 못사겠어요.



8. 아파트 주차장 - 월간 6000엔(6만원)

매달 지불하는 아파트 주차장 비용은 6천엔입니다. 지방의 베드타운이라 싼편입니다. 
도쿄사는 친구네는 방값이 15만엔에 주차장은 별도로 3만5천엔이라고 합니다. 헐.



9. 과태료/범칙금(유지비에는 포함 안함)

부끄러운 얘기지만, 지난 2년 간 교통 범칙금/과태료를 세 번 냈습니다. 

첫번째는 제한속도가 60km인 구간이었는데 80km인 줄 알고 89km로 달리다가 속도위반으로 잡혔습니다. 
29km 오버로 벌점 3점에 범칙금18000엔(18만원). 

잘못한 것이니 돈을 내라면 내겠지만!! 제한속도가 60km인 도로를 “고속도로”라고 부를 순 없는 거 아닙니까? 
제 기억으로 필기시험에서 나온 내용대로라면 고속도로 최저속도가 50km인데!!!
"고속도로"가 아니라 "자동차 전용 유료도로"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 아침에 라디오에서 하는 교통정보에서도 "고속도로 소식"에서 빼야되는 거 아닙니까!!!

그 뒤로도 남들 달릴 땐 끼어서 같이 달리지만, 절대 앞장서서 추월차선을 달리지는 않습니다.


두번째는 버스전용차로 위반이었습니다. 

시내의 버스전용차선 운영시간이 7시30분~9시 30분이라 7시 10분쯤 버스전용차선으로 들어갔는데, 
제가 걸린 구간은 7시~9시 기준이라 위반이라고 해서 걸렸습니다. 

같은 시라 하더라도 구간에 따라 기준이 다르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구간 시작점과 끝점에 깨알만하게 기준 시간이 적혀있는 걸 나중에 확인했습니다.

벌점 1점에 범칙금 6천엔(6만원). 무식이 죄입니다.


세번째는 한국에서 놀러오신 부모님과 오사카에 놀러갔다가 주차위반을 한 것입니다. 

주차구간이라고 쓰여있는 곳에 차를 대었는데, 주변에 돈 넣는 곳이 안보여서, 
무료거나(유료란 말이 없었음) 나중에 요금 받는 사람이 오든가 하는건가보다 하고 
15분간 쇼핑하고 왔는데, 벌금 스티커가 붙어있네요. 

과태료 만엔(10만원). 

경찰서에 물어봤더니, 그 거리 끝에 가면 요금내는 기계가 있다고 하는데, 
근처에 표지판도 없고 처음 가 본 곳이라 몰랐습니다. 

할 수 없죠. 진짜, 무식은 죄니까요.



이를 종합하여 한달 기준으로 생각하면 유지비는

기름값 (70km*24일/14리터*110엔) 13200엔
주차장 6000엔
보험비 (33000엔/12개월) 2750엔
세금 (7000/12개월) 580엔
자동차 검사비와 부품비 (77000/24개월) 3210엔
엔진오일 (3500/3개월) 1170엔 + 필터(1600/6개월) 270엔
타이어 (28000/30개월) 930엔
고속도로 이용료 (410*22일) 9020엔

한달 평균 37130엔(약 37만원)입니다.


기름값은 24일기준, 고속도로는 22일 기준인 건, 주말에 차로 이동하는 거리를 포함했기 때문입니다.
과태료/범칙금은 계산에 넣지 않았습니다. 제가 주의하면 안내도 되는 돈이었으니까요.
자잘한 주차비 등등도 안들어갔구요. 큰 이벤트가 없는 것을 전제로 한 계산입니다.

저 금액 중, 기름값은 회사에서 통근수당으로 다오니, 다 제 부담은 아닙니다.

일본회사들은 밥값은 안주는 곳이 많지만 교통비는 대부분 실비급으로 지급하거든요. 
대중교통은 한달짜리 정기권 금액(영수증 제출 필수), 
자가용은 주행거리와 자동차 종류에 맞춰서 회사별로 기준이 정해져있습니다.
 
회사에 따라서는 고속도로 이용료도 어느정도 부담해주는데 
우리 회사는 “고속도로는 위험하기 때문에 장려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고속도로이용료는 지급하지 않습니다. 
쳇.

자동차 할부금 내는 동안에는 저기에 15000엔이 추가되니까 한 달에 자동차 때문에 나가는 돈이 5만엔 이상인 셈이었어요. 
돈먹는 귀신 그자체죠.

지금 타는 차는 앞으로 3년 더 타고 폐차할 생각이고, 주차비 없는 집으로 이사 + 자동차통근도 안하게될 예정이라 
앞으로는 큰 부담 안될 것 같아요. 

대신 저도 두 달 뒤면 백수가 될 예정이니 제가 바로 돈먹는 귀신이 되겠죠. 
설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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