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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 80~90년대 추억팔이, 패미컴 게임들 <RPG/시뮬레이션편
게시물ID : gametalk_2923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lueRose
추천 : 18
조회수 : 3617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16/01/11 17: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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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 액션편에서 알아본 게임들은 분노도 분노지만, 패미컴 패드 특유의 손가락 통증과 낮은 해상도로 눈이 아파 오래하기 힘든 게임들이었습니다. 즉, 부모님의 사랑을 매로서 확인하기에 적합치 않았다는 말 입니다. 이번에 알아볼 RPG와 시뮬레이션이야 말로 부모님의 사랑과 분노를 확인하기에 적합한 게임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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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망까지 이르진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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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방영분 아님, 정성들여 깎아봄>


정말 놀라운 것은 지금과는 달리 한글을 지원하는 게임은 전무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어떻게든 자신만의 방식으로 언어의 압박을 이겨내며, 일어와 한문, 영어로 가득한 게임들을 좋아하고 클리어했다는 것 입니다. 요즘 게임들 처럼 텍스트의 양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른이 된 지금의 시각으로 봤을때 "저건 글을 이해하지 못하면 절대로 즐기거나 플레이 할 수 없는 게임인데?" 싶은 게임들을 전부 클리어 했다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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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래...>

더욱 놀라운 사실은 언어의 장벽을 어설프게 넘어 클리어했기 때문에 숨겨진 요소나 진정한 재미는 느낄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의 수 많은 밤과 낮을 책임져 줬다는 것 입니다. 물론, 슬금슬금 게임잡지들이 출간되기는 했지만 잡지에서 공략해주는 게임들에는 종류의 한계가 있었고 잡지를 못사는 아이들도 수두룩해서 서로 돌려보거나 친구네 집에 갔을때 공책에 옮겨적어가며 플레이를 했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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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개소린줄 알았는데 정말로 됬었던 슈퍼소닉>

그래도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지금은 결코 그런 열정을 갖고 게임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게임 뿐만아니라 그 어떠한 것에도 그런 열정을 담지 못하는 지금이 한편으로는 가슴아프게 느껴집니다.


 

1. SD건담 가챠폰 전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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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를 지날때 마다 멋드러진 박스 아트로 "날 가져."라고 부르는 듯했던 건담들을 보자면, 첫사랑 처럼 그녀석들에 대하여 더 알고 싶고, 그녀석들을 갖고싶은 마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는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이라 뭔가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Tv를 보거나 주변사람에게 묻거나 책을 읽어보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검담이 알고 싶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라고는 문방구나 동네 서점에 파는 해적판 건담 설정집이나 만화책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게임가게에서 이녀석들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진심으로 이건 미쳤다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기본적인 진행은 SRPG이지만, 전투가 일어날 때에는 수 많은 유닛들을 직접 조종하여 액션으로 진행된다는 것 입니다. 또한 변신이 가능한 유닛들은 변신도 되고, 인컴이나 핀판넬이 있는 기체들은 별 의미는 없더라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 하는게 아닙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맵의 어디에서 전투가 벌어지느냐에 따라 전투 돌입시 배경도 바뀝니다. 앞으로 발매되는 SD건담 시리즈나 차세대 콘솔에는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지만, 당시 이것은 정말 말도 안될 정도로 굉장한 일이었습니다.

지금에서야 건담(우주세기)을 모두 봤기 때문에 알 수 있는 일이지만, 무려 스토리는 박스아트에 나온 것 처럼 역습의 샤아까지 진행됩니다. 미친 시스템에 미친 분량입니다.


<솔라 시스템 사용가능이라니 넋이 나갈 일>

그러나 3편에서 갑자기 직접전투를 버리고 파이널 판타지 스타일의 전투로 변경 됩니다. 어쩌면 전작은 처음에는 재미있고 신났을지 모르지만, 계속 반복되는 동안 게임 자체가 피곤해 지는 경향이 있었지만, 바뀐 전투시스템으로 보다 그래픽이 좋아지고 여러가지 공격이 가능해 지는 등 선택의 폭은 넓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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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지금도 해볼만한 시리즈입니다>

또한, 지금 생각해보면 상식의 틀을 벗어나 우주세기의 세계관 뿐만 아닌 무사건담, 기사건담의 3가지 세계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바뀌고 당연히 볼륨도 늘어나게 됩니다. 해보시면 알게 되겠지만, 이게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전함 30척, 모빌슈츠 200기라니! 스토리는 0083까지>

 
패미컴 마지막 시리즈인 5에서는 흔히들 말하는 "기렌의 야망의 FC버젼" 이 됩니다. 따라서 일본어를 모르면 더욱 곤란해 지는 상황이 되는데, 대신 그래픽이 어마어마하게 발전하여 놀랍도록 박진감 넘치는 열출과 전투씬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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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드퀘 카피 중 그나마 명작>

일본 RPG업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드래곤 퀘스트(이하 드퀘)의 건담버젼이 바로 나이트건담 이야기 입니다. 스토리에서 부터 시스템까지 배끼지 않은 것을 찾는 것이 더 쉬울 정도로 빼다 박았습니다.

하지만, 뛰어난 그래픽과 당시 Tv에 방영되던 애니메이션에 힘입어 인기가 있었고 무려 3편이나 출시되었습니다. 단순히 인기만으로 3편까지 제작된 것이 아니라 실제 플레이를 해보아도 이 시리즈는 재미있습니다. 특히 기체들의 디자인이 뛰어나며, 사탄건담의 경우 정말 멋 그 자체입니다.

 


2. 메탈 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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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제작사는 망해 없어져 백골이 진토되고도 남았지만, 시리즈는 아직도 이어져 내려오는 게임. 매드 맥스의 영향을 아주 강하게 받은 메탈
맥스입니다.


<밀덕류 게임답게 복명 복창을 좋아한다>

앞서 언급한 나이트건담 이야기가 드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 이 게임은 파이널 판타지(이하 파판)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대신, 매드 맥스의 영향을 엄청나게 받았기에 당시 주를 이루는 판타지 세계가 아닌,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합니다. 또한 일본식 RPG의 전형적인 직선진행이 아닌, 나름의 자유도가 있었기에 팬층이 형성되었습니다.

지금도 이어져 내려오는 시리즈의 초석이라는 것 외에는 사실... 크게 할말이 없습니다.

 


3. 패미컴 점프 최강의 7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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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잡지로 유명한 점프사와 패미콤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당시 점프의 간판 캐릭터들이 총 출동한 RPG계의 괴작이자 일어를 전혀 몰랐음에도 저는 물론 제 친구들 까지도 전부 이 게임을 클리어한 의문의 게임입니다. 아무래도 드래곤볼의 손오공이 나온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 입니다.

 

<그때는 몰랐지, 죠죠님께서 계신지>

이 게임은 여러가지 만화 원작 캐릭터들이 모여있듯이, 기본적으로 RPG의 탈을 쓰고 있지만, 게임 장르도 여러가지가 혼합되어 있습니다. 그야말로 추억팔이에는 딱인 게임입니다.



 
 

4. 돗지 탄평(피구왕 통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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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 생에게 피구왕 통키를 설명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 애니메이션(원작 만화책)을 게임화한 돗지 탄평 시리즈 입니다. 당시 동네에는 주인 없이 바람빠지고 불꽃 마크가 그려진 배구공과 완구용 피구공들이 굴러다녔고, 공책에는 불꽃 마크가 없는 아이들이 없었으며, 아침 해가 빛나는 노래를 하루에도 몇번씩 듣거나 부르는 것이 일과였고, 야외에서 아무리 즐거운 놀이를 하더라도 이 애니메이션이 Tv에 방영할 시간이면 불이나케 집으로 돌아가던 시절, 게임이 출시되었습니다.




<삐용삐용 번쩍 번쩍 할 뿐이지만 당시엔 감동의 눈물을 흘리던 퀄리티>

 
패미컴으로 1편과 2편이 출시 되었는데, 처음 이 게임을 사면 열혈 피구나 메가드라이브용(MD) 통키 처럼 직접 움직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큰 실망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실망도 잠시 뿐, 엄청난 퀄리티의 사운드와 컷씬으로 완벽에 가까운 원작 재현을 이룬 이 게임을 보노라면 눈물이 쏟아질 정도의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그시절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캡틴 쯔바사를 비롯하여 다들 그렇듯 카드를 선택하여 전략을 짜는 형식인데, 각 등장인물들의 외모는 물론이거니와 필살기까지 모두 구현해 놓았습니다. 그 뿐만아니라 애니메이션에서 사용되는 많은 노래들이 게임에 BGM으로 채용되어있습니다. 네, 이제 감동의 눈물을 흘리셔도 좋습니다.


<2편의 전 필살기로 만들어진 원판 오프닝 뮤직비디오>

2편의 경우 단순 시뮬레이션이었던 1편과는 달리 가장 기본적인 진행과 몇몇 상황에서 액션 요소를 가미하였고, 드디어 2P로 플레이가 가능해져 친구와 대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보다 풍족해진 볼륨으로 전편보다 많은 시간을 즐길 수 있게되었습니다. 전작의 그래픽도 좋았지만 2편에서는 더욱 좋아진 대신, 사운드 면에서는 양보다 질을 택하여 1편처럼 많은 곡을 사용하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1편을 더 재미있게 플레이 하였고, 이 게임 만큼은 어떠한 언어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알아내어 전편 모두 클리어했을 정도로 통키를 사랑했다면, 무조건 재미있을 수 밖에 없는 게임입니다.


 

5. 삼국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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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미컴으로 소개를 하기가 미안할 정도로, 패미컴으로 플레이 하기 보다는 PC로 맹렬하게 플레이를 했던 삼국지2입니다. 앞으로 나올 후속작들에 비하면 조악하기 짝이 없어보이지만, 삼국지2야 말로 후속작이 나올 수 있는 초석이 되어준 게임입니다. 노부나가의 야망, 삼국지1편을 토대로 엄청난 발전으로 독보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였고 일본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닌, 중국의 삼국지를 기반으로 하여, 동양권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 게임을 처음 플레이 하기 전, 소설 삼국지에 빠져 살던 저는 처음 이 게임을 보았을때 일어판과 영어판 뿐이어서 매우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친척형에게 배웠다는 친구의 맹렬한 권유에 의하여 일어판으로 플레이를 하였고, 친구와 함께 언어의 압박을 이기기 위해 공책 가득 장수들의 한문이름과 한글이름, 각 매뉴의 한문, 일어와 한글을 적어 플레이를 하였습니다.

<SFC용 삼국지2의 CM, 좀 무섭다>

 
항상 방심할 틈 없이 치고받으며 우정을 파괴하던 당시의 패미컴 액션 게임들과는 달리, 느긋하게 친구의 턴을 기다리며 과자를 먹거나 다른 친구와 수다를 떨 수도 있다는 점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고, 항상 책으로만 보며 상상 할 수 밖에 없었던 삼국지의 영웅들과 장수들의 멋드러진 일러스트를 볼 수 있고 그들의 행동을 직접 지시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해진 지금은 결코 느낄 수 없는 희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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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시절 그 느낌은 딱 이랬다> 출처 : http://blog.attractmo.de/

이후 제작사 코에이는 삼국지2의 큰 성공에 힘입어 괴물중의 괴물이자 수 많은 플레이어들의 식사와 잠을 빼앗은 삼국지3를 출시하여 엄청난 대박을 터뜨리게됩니다. 또한, 코에이의 대표적인 시뮬레이션인 대항해시대 역시 패미컴으로 출시되었지만 해보진 않았습니다.


 

6. 제2차 슈퍼로봇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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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으로 이건 정말 하지마세요>

앞서 언급했듯, 당시 어린이들에게 로봇이란 동경과 호기심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마징가며 수 많은 건담들이며 그렌다이져까지 동시에 한 게임에 나와버렸으니... 아이들이 환장을 하고 달려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요즘으로 치자면, 또봇과 로보카 폴리, 로봇 트레인, 출동 슈퍼윙스가 한 게임에 나오는 것 입니다. 네, 아이들은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각 애니메이션의 오프닝을 깔아주니 꼭 따라 불러줘야 한다>

물론 밸런스와 그래픽, 사운드, 게임 시스템, 총체적으로 이후에 출시되는 후속작들의 발톱에 때만도 못한 게임이며, 정말 더럽게도 텍스트가 많아 언어의 압박도 심하고 밸런스가 더러워 더럽게 어려운 게임이었지만, 동경의 대상이었던 로봇들이 나오고, 그 로봇들이 다채로운 공격을 펼치며, 그때마다 주제가가 울려퍼진다는 것 만으로도 이 게임을 플레이할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7.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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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강타한 격투만화의 전설, 드래곤볼의 원작가 토리야마 아키라가 일러스트를 맡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전 일본열도를 뜨겁게 달구었고, 일본인 특유의 좋은 것을 배워 일본 스타일로 변형시킨다를 완벽히 적용하여, 당시 복잡하고 어려운 서양식 정통 RPG를 쉽고 간편하면서도 재미를 이끌어내는데 귀신같은 성공을 이루어 모든 일본 RPG에 밑바탕이 된 절대 명작은 일본의 얘기고....


<드퀘 1~8까지의 CM, 1은 좀... 무섭다>

한국에서는 패키지 아트의 드래곤볼 그림에 빠져 사거나 팩을 교환했다가 언어의 압박은 물론이고 액션게임에 길들여져 뭐가 뭔지조차 알 수 없어 플레이를 할 방법이 없기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방구석에 주저앉아 우는 것 뿐이었던 아이들을 엄청나게 많이 배출한 바로 그 게임, 드래곤 퀘스트 입니다.

저 역시 그 아이들 중의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정말 엄청난 완성도와 독특한 매력을 아낌없이 뿝어내는 절대 초 명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패미컴으로는 5편까지 출시되며, 그 어마어마한 인기에 힘입어 톨레코라는 NPC의 단독 게임(SFC톨레코의 대모험)이 출시되는 등, 일본에서 드래곤 퀘스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땅을 뒤집어 엎는 수준에 이릅니다. 특히나 3는 지금까지도 최고의 작품으로 칭송받습니다.

<언어의 압박...>

국내에도 수 많은 어린이들이 눈물을 훔치며 방구석에서 일어나 어떻게든 꾸역꾸역 플레이하여 클리어한 아이들이 많습니다. 자, 잠시 그 아이들을 위하여 묵념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8.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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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직전에 놓인 스퀘어에서 망하기 전에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 라는 뜻을 담아 "마지막 환상"이라는 제목을 지어 드래곤 퀘스트(이하 드퀘)를 크게 참고해 게임을 만들었으니... 그것이 바로 전설 시작이며, 스퀘어를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건져올린 효자 상품이자 일본 RPG의 양대산맥으로 우뚝서게 된 바로 그 게임. 파이널 판타지(이하 파판) 시리즈 입니다.

<후에 출시된 1,2편 + 공략집판 CM, 퀄도 퀄이고 멋도 상당함>
 
드퀘가 토리야마 아키라의 일러스트로 힘을 주었다면, 파판은 아마노 요시타카의 몽환적이며 날카로운 일러스트로 힘을 줍니다. 드퀘가 서양식 RPG처럼 1인칭 전투방식을 택했다면, 파판은 3인칭 시점으로 전투방식을 택했습니다. 분명, 드퀘가 먼저 명성을 떨쳤고 파판은 후속 주자로서 드퀘를 분석해서 단건 삼키고 쓴건 뱉은 후발 주자이지만, 당시로도 그 이후로도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진 드퀘 카피라고 보기엔 상당한 무리가 따를 정도로 노력을 많이 한 게임입니다.


<엄청나게 혀 굴리는 3 CM, 당장이라도 후레쉬맨이 튀어나올 듯>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드퀘 팬이라기 보다 파판 팬입니다. 절대로 드퀘를 비하하거나 드퀘가 재미 없다는 것이 아니라, 파판3로 드퀘보다 파판에 먼저 입문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당시 드퀘보다 파판이 더욱 직관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게임 모두 언어를 이해해야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지만, 특히나 드퀘의 경우 대사의 재치나 개그 코드 등으로 언어에 비중을 많이 두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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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정의 감동과 저 검은 놈이 뭔지 신경쓰여 죽는 줄 알았음>

제가 자주 언급하였던 <패미콤 한계>를 분명하게 뛰어넘은 것이 파판3입니다. 메인 프로그래머 나샤 지벨리는 하드웨어로서 패미콤의 한계를 버그라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돌파하여 프로그래밍을 하였고, 그 결과가 패미콤의 한계를 뛰어넘는 그래픽이며, 시리즈 최초로 밀리언 셀러를 기록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드퀘도 그렇고 파판도 그렇고 패미컴판 하지 마시고 리메이크판 하세요. 당시 플레이어로서 향수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사서 지옥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파판에서 처음 비공정을 타고 하늘을 날아 다닐때의 쾌감은 결코 돈주고는 살 수 없는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9. 이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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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2대 연금인 젤다와 마찬가지로 액션성이 강한 RPG게임, 팔콤의 유일한 연금이자 산소호흡기 이스 시리즈 입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젤다는 엑션편에 소개해 놓고, 이스를 RPG에서 소개한다는 것 자체가 합당하지 않은 일 입니다. 사실, RPG쪽이 살짝 볼륨감이 작을 것 같아서 하나정도는 빼돌려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 소개를 미루었습니다.

<PC엔진용 이스1,2 합본 CM, 원래는 1,2편 합쳐서 1편으로 기획되었다>

일본 RPG계의 양대산맥이 드퀘와 파판이라면, ARPG계에서는 젤다와 이스가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꾸준히 리메이크와 후속작을 발매하고 있는 이스지만, 대중성과 광팬을 두루 갖춘 젤다에게 밀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젤다와 마찬가지로 이스 역시 탑뷰 뿐만아니라 3에서는 횡스크롤로 진행됩니다.


<당시에 이 퀄리티라니 인정할건 인정해 줘야 한다>

자꾸 젤다와 비교하여 이스와 이스 팬분들에게 죄송하지만, 젤다가 플레이어들,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여 아기자기한 그래픽이나 가슴 두근거리는 BGM을 이용해 모험심을 자극시키려 치중하였다면, 이스는 성인을 대상으로 고급스럽고 화려한 그래픽과 파워 넘치는 액션, 박진감 넘치고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BGM을 사용하였고, SD가 아닌 실사비율의 컷씬이 자주 등장하는가 하면, 스토리 자체도 이스쪽이 더욱 무겁습니다.

그래서인지, 젤다를 플레이 하려 할때 드는 기분은 "모험하러 가자!" 인 반면, 이스를 플레이 할때의 기분은 "자! 싸우자! 물리치자!" 라는 차이를 보입니다. 이 맛은 당시 게임 중에서도 뚜렷하고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였습니다.


 


10. 드래곤볼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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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면 이상한 일일 수도 있지만, 아마 이 글을 보시는 분들과 당시 어린이 플레이어들의 대부분이 드퀘나 파판보다는 이 시리즈를 더 많이 하고, 더 좋아 했으며, 더 잘만들어지고 더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했을 것 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시리즈가 개판으로 만들고 재미가 없으며 완성도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만화책은 안보는 사람도 드래곤볼은 아는 시절이 있었고, 만화가 폭력적이고 유해하다며 드래곤볼을 꼽고, 드래곤볼 해적판 만화책 시장규모가 어마어마하던 시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래곤볼 관련 상품이라곤 수십만원짜리 레진피규어 뿐이라 일반적으로는 구할 수도 없고 만들 수도 없었던 그 시절. 보다 더 드래곤볼에 대하여 즐기고 싶다는 욕망을 적절히 불살라준 것이 있으니, 바로 드래곤볼 RPG 시리즈 입니다.

<Z의 막을 연 1편, 강습! 사이어인>

갑자기 어릴적, 얼마 되지않는 용돈을 꾸역꾸역 모아 단행본을 구입했는데, 어머님께서 20권이 넘는 단행본을 버리셨던 기억이 떠올라 눈물을 훔치고 그들을 위하여 묵념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 시리즈로 말하자면, 단 하나면 족합니다. 네, 드래곤볼 입니다. 즉, 국내시장에서 그 어떠한 일본 RPG보다도 강력한 장벽이었던 언어의 압박을 다 때려부술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스토리를 이미 만화책으로 보았거나, 친구를 통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드퀘와 파판의 스토리는 아... 악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하러 가는구나... 에 그쳤던 반면, 드래곤볼의 상황은 달랐습니다. 우워!!! 베지터 역시 겁나세!!!, 우워 손오공 기술봐 겁내 멋있어!!! 등으로 이미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 부터 사전 정보가 어마어마했고 스토리 또한 달달 외울 지경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게임의 진행상 어쩔 수 없이 없던 스토리가 튀어나오고, 죽어야 하는 놈들이 살아남는 등의 원작과는 다른 상황이 닥치게 되어도 큰 문제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때 이 CM을 봤다면... 갖고 싶어서 잠도 못잤을 것이다>


이 시리즈는 드래곤볼Z(이하 Z) 즉, 시리즈 상 손오공이 성인이 되고 사이어인들과의 대립을 그린 4편(드래곤볼Z 1)에 접어들며 시스템의 완성도가 보이기 시작했으며, 폭발적인 인기의 전조가 일기 시작하여, 드래곤볼Z 2 격신 프리더에서야 말로 입이 떡 벌어지는 그래픽과 만화원작치고 다른 작품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일구어냈습니다. 사실, 드래곤볼 스토리 상으로도 이 시기가 가장 재미있습니다.


<시리즈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Z2 격신 프리더>


지금의 시각으로 봤을때, 내 마음대로 기술은 물론 팔다리,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이 카드로 진행되는 이 게임은 재미있어 보일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정말 패미컴의 조악한 성능에서 만화 원작게임이 보여줄 수 있는 최적, 최고의 시스템으로 완성된 명작 중의 명작 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패미컴의 성능에 국한된 이야기 이며, 시스템적인 단점과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했고, 시리즈에 따라서는 운적인 요소가 상당히 강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망할... 인간적으로 셀까지는 마무리 지어줬어야지...>

Z 2편에서 시리즈를 완성 시킨것에 멈추지 않고 Z 3편 열전 인조인간을 발매하였는데, 멋이 아주 그냥 뚝뚝 떨어지고 입이 떡 벌어지는 그래픽으로 스피드하고 박진감 넘치는 전투, SD캐릭터로 맵상에서 자동으로 전투를 벌이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보여주었으나, 원작 스토리가 매우 짧아 똥싸는 도중 끊는 듯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어찌나 어설프게 마무리가 되었던지, 당시 아이들 사이에서는 어찌어찌 하면 셀 완전체 까지 볼 수 있다더라 하는 희망을 가득실은 루머가 횡행하던 상황까지 불러 일으켰습니다. 또한, 마지막 시나리오에서 일어를 모른다면 아무런 힌트도 없는 인조인간의 위치를 오로지 시간과 근성만으로 찾아 내었던 어리시절을 제 자신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사실 Z 3가 그모양 그꼴이 된 것은 제작당시 연재중이던 드래곤볼의 스토리 분량 때문이었는데, 이후 게임 데이터를 뜯어본 사람들에 의하여 실제로는 미처 사용되지 못한 각종 BGM과 컷씬 등의 더미데이터들이 많다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특히나 몇몇 캐릭터의 사용되지 않은 필살기 컷인이 정말 멋있다고 합니다. BGM등은 이후 Z 외전에서 사용됩니다.

<스팩 자체가 다른 괴물 친구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피콜로의 가슴아픈 이야기>

이후, 패미컴 드래곤볼 시리즈의 마지막인 Z외전 사이어인 절멸계획이 발매되는데, 전체적으로 그래픽이 좋아졌으며, 순전히 랜덤으로 발생했던 기탄을 튕기고 순간이동으로 회피하던 시스템을 직접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실현시켰고, 볼륨이 크다는 것 외에는 완전히 드래곤볼의 정식 스토리와는 관계 없는 오리지널 스토리를 채용하였고 패미컴 후기에 발매되었기 때문에 인기가 폭발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최소한 여기서 셀을 쏴줬어야 하는데, 그럼 또 당시 연제 분량이 모자라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은 이해하겠습니다.

아직도 친구들과 Z 2의 천하제일무술대회를 하며 낮과밤을 불태웠던 그 시절이 생생합니다.


 


11. 그리고 수 많은 게임들.

누차 언급했듯, 그 당시에는 한글 게임이라곤 PC에서 밖에 볼 수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마저도 패미컴 초중반에는 없었고,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와 대항해시대 시리즈를 한국 게임계 역사에서 마더 테레사와 견줄 수 있는 비스코(회사)에서 완벽한 한글화로 발매하는 등, 동서게임체널에도 나름 한글화를 주도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패미컴과 이후 차세대 게임기인 슈퍼패미컴에서는 정식 한글화 게임을(있긴 있었지만)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메가드라이브에서는 유독 한글 게임이 많았는데, 저는 메가드라이브가 없어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던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즉,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게임을 즐기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처럼 국내에 영어교육이 불타올라 유치원, 초등학생이 영어를 쏼라쏼라 말하던 때도 아니었으며, 게임가게에서 영어판 게임만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고, 일본어의 경우 당시 일본 문화의 모든 것을 배척하던 국내 정서상 어린이들이 일어를 배웠을 턱이 없었기에, 게임잡지에서 공략해주는 몇몇게임 외에는 패미컴 시절에 RPG를 즐기며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는 게임이라곤 드래곤볼이 유일했던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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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엽서를 보냈고 몇번은 하단에 실리기도 하였다, 사실 그림도 그려서 보냈다...>

이쯤되면 언어의 장벽에 가려 암흑 투성이었던 어린이들에게 빛줄기였던 게임잡지의 얘기를 안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 최초의 게임잡지는 게임월드였고 이후 게임챔프와 게임메거진이 뒤를 잇습니다. 당시 잡지들의 인기에 힘입어 게임가게의 상호가 게임월드, 게임챔프 였던 경우도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물론, 되돌아보면 게임잡지들이 경쟁하며 벌였던 병폐들과 일본 전통의 게임잡지 패미통의 카피등은 지탄받아야 할 일이지만, 당시에는 게임잡지야 말로 어린 게이머들에게 유일한 희망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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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외에 삼국지 영걸전, FF7, 등의 공략집을 아직 소장 중>

저 역시 대부분의 게임잡지를 사 모았고, 심지어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게임콘솔의 잡지마저 사모으며, 직접 하지못하더라도 기사나 공략을 읽으며 대리만족을 느꼈을 정도로 가뭄속의 단비 같은 존재였습니다. 최근 몇년전 까지만 해도 30여권이 넘는 잡지를 "넌 나이 쳐먹고 언제까지 그런거 가지고 있을래?!" 라는 어머님의 분노를 이겨내며 소장하고 있었는데, 이사와 공간의 압박으로 버리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별책 판매된 완전공략집  몇권과 실하기 짝이 없는 완전공략 별책부록 몇권만이 남아, 그들을 추억하고 있는 찰나!

제우미디어(게임챔프)에서 웹을 통하여 당시에 출간되었던 게임챔프의 스캔본을 무료 공개서비스를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독자였던 것을 제외하고 제우미디어와 눈꼽만치의 관계도 없는 사람이지만, 한명의 게이머로서 링크를 달아드리겠습니다.

http://www.gamemeca.com/magazine/?mgz=gamechamp






12. 한국 게임 업계 병폐의 시작.

앞서 게임잡지들의 병폐를 스쳐지나가듯 언급하였는데, 당시 잡지사 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업계 자체가 그야말로 병폐 덩어리였습니다.

우선 정품 게임을 판매해야 하는 게임가게(이하 게임샵)에서 금은방을 연상케하는 고급스럽고 찬란하게 빛나며 열쇠 잠금 장치까지 설치된 진열장에 밀봉되어진 몇몇 상품과 사냥꾼의 오두막에 자랑스럽게 걸린 짐승의 목을 연상 시키듯 멋드러지게 걸린 몇몇 상품을 제외하고 정품 카트리지를 판매, 대여, 교환하는 경우가 지극히 희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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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진열장, 딱! 이런 진열장에 있는 것만 정품이었다> 출처 : www.pioneerproject.net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지금으로 치면 스팀(Steam)에서 불법 복제게임을 버젓이 판매, 대여, 교환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아니, 생각해보니 스팀에서도 게임의 소유권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구독권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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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할인마 산타게이브(65세) : 호호호 너희들은 게임을 사는게 아니야 "구독권"을 사는거지>

 
핸드폰으로 비유를 하자면, 핸드폰 대리점과 판매점에서 정품 핸드폰이 아닌, 대포폰이나 가짜 카피폰을 버젓이 판매, 대여, 교환하있다고 생각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당시 게임샵의 악덕 업주들이 취하던 이득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중국이나 대만에서 불법복제 카트리지를 초 염가에 들여와 아이들의 코 묻은 돈과 무지한 부모님의 피땀흘려 번 돈을 부당 이익을 취 했다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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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불법과 관계 없습니다> 출처 : http://blog.attractmo.de/


당시 닌텐도의 카트리지에 대한 집착은 슈퍼 패미콤을 지나 N64까지 이어졌고, 이는 CD나 DVD에 비하여 제작단가가 어마어마하게 비싼 것 이었습니다. 용량도 얼마 들어가지 않는 카트리지라는 놈이 가진 장점이라고는 로딩이 없다는 것 외에는 찾기 힘들정도였지만, 패미컴 당시에는 CD시장이 없다 시피했으니 어쩔 수 없는 것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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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100합본팩 따위는 상대도 안되는 400합본팩! 이런류의 불법 카피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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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본팩을 넣고 패미컴을 키면 나오는 전형적인 화면>



따라서 패미컴 게임의 카트리지의 원가 자체가 비쌋고, 소매업자인 게임샵의 악덕 업주들은 일본에서 정품을 비싸게 들여와 파는 대신, 중국, 대만에서 카피를 싼값에 들여와 국내에 싼값에 팔았다기 보다 뿌려 버렸습니다. 이 글을 쓰고있는 저와 이 글을 읽고계신 그 당시 게이머 어린이들의 80%는 정품 카트리지로 게임을 해본 적도 없을 것 입니다. 저역시 슈퍼마리오 브라더 3와 파이널 판타지3, 젤다의 전설외에는 박스까지 갖추어진 정품을 구입해본적이 없습니다. 아... 그걸 왜 팔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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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이거 왜 팔았지...>

게임샵의 악덕 업주들은 당시의 물가에서 결코 싸다 할 수 없는 돈을 받고 카피 팩을 당당하게 빌려주거나, 교환, 판매를 했습니다. PC게임의 상황 역시 다를 바 없었습니다. 복사하기 그만큼 쉬운 매체는 없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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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백업CD 공장의 정겨운 풍경>
이후 PC를 구매하면 불법복제 게임이 처음부터 깔려 있었고, 저렴한 백업CD를 판매하였고, 모뎀과 인터넷을 거쳐 와레즈가 성행하여, "게임을 돈주고 왜 사?" 라는 인식과 문화가 조잡한 뿌리를 거쳐 든든한 줄기를 이루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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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을 사라진 주소를 검색해 아카이브에서 떠온 스샷. 이것이 국산와레즈>

이런 상황에서 어린 게이머는 물론이고 어른들 조차 게임이란 그저 공짜로 즐기는 것이라는 인식에 그칠 수 밖에 없었고, 하나의 문화, 예술로 받아들여 질리가 없었습니다. 가정에서 즐기는 게임은 싸구려 불법 카피 제품인데, 집밖의 오락실에서는 동네 건달들과 양아치들의 담배연기로 가득했으니 자연스럽게 게임의 인식은 똥통에 쳐박히고 만 것입니다.

당시, 판매업자는 물론이고 소비자들까지 이것의 어느부분이 어떻게 잘못되었다는 문제의식 자체를 가진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13. 마무리.

그때 그 시절의 달콤한 추억을 팔러 왔다가 아픈 현실로 마무리를 짓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어린시절 게임 잡지에서 보고 반해버린, PC 어드밴쳐 게임 고블린을 산것이 제 게임 인생 최초의 정품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나 둘씩 정품을 모으다 초 기대작이었던 포가튼 사가를 발매당일에 아침일찍 용산으로 달려가 구입하여, 버그로 클리어조차 못한 이후로 한동안 한국게임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마그나 카르타(버그나 카르타)에 큰 실망과 절망을 맛보았고, 겨우겨우 불씨만 남았던 정품사용에 대한 의식이 꺼져버린지 오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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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CD를 컵받침으로 쓰고 냄비받침으로 쓰는 인증들이 엄청 올라왔었는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다 어디갔나?

그나마 스팀등의 등장(처음엔 개짜증이었던)으로 싸고 손쉽게 정품을 이용(구독)하게 되어, 이땅에 다시금 정품사용에 대한 새싹이 자라고 있습니다. 한때 우리에게 크나큰 즐거움과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안겨주었고, 지금은 표절게임과 뽑기, 확률로 얼룩진 한국 게임업계가 다시 당당하게 일어섯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후 언제가 될런지 모르겠지만, 제 인생 최고의 콘솔이었던 슈퍼패미컴(SFC)의 추억을 팔아볼까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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