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과 그 외의 대학에서 재학하는 학생들이 페북에서 토론을 하는 모습이라고 하며 글이 올라왔습니다.(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etc/2078/read?bbsId=G005&articleId=28515466&objCate1=497&itemId=143#commentFrame)

사람마다 생각은 저마다 다르고, 그에 따라서 가치관도 다른 법이지요. 저 글에선 서울대생들이 '사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 그 외의 대학에선 '개인의 노력 문제다.' 라는 식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물론 악의적 편집이 있을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저희가 실제로 저 현장을 본 것도 아니고 서울대 외의 대학에 재학하시는 분들이 '사회 구조에 문제가 있다.' 라는 부분에 대한 캡쳐를 일부러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말이죠.)

그런데 저 글에 대한 반응이 전 매우 당황스러웠습니다.

네, 서울대 재학 중이시던 분의 의견이 옳을 수도 있고, 그 외의 대학에 다니셨던 분의 의견이 틀렸을 수도 있죠.

하지만 그게 '지잡대(지방 소재 대학을 비하하는 말입니다.)에 다니는 놈들은 무슨 말을 해도 설득력이 없다.' '그러게 지잡대가 맞는 말을 해도 들어줄까 말까 한데' '뭔 지잡이 노력을 해' 라는 식으로 폄하할 근거가 될까요?

그럼 반대로 서울대생이 틀린 의견을 말하고, 지방대생이 맞는 말을 한 경우라면요?

서울대생이 "개인의 노력이 문제다." 라는 말을 하고, 그에 대해 지방대생이 "사회 구조가 문제다." 라는 의견을 내보인다면 저희는 "노력도 안 한 녀석이 사회 구조를 탓하냐?" 라는 의견을 내야 하는 걸까요?

저 상황은 단순히 '서울대생'과 '지방대생'이라는 개인들이 의견을 주고 받는 것일 텐데, 그걸 '고학력자'와 '저학력자' 대부분의 의견인양 생각하는 게 옳은 걸까요?

학벌이 문제라고 여겨지는, 그리고 그걸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는 현재에서도 저런 반응이 있다는 것이 너무 당황스럽습니다. 개인의 의견이 잘못되었으면 그 개인에 대한 비판을 해야지 그걸 학벌이라는 개념으로 확대시키다뇨?

그럼 가방끈이 짧은 사람은 어떤 문제에 대해 의견조차 내면 안 된다는 말일까요?

제 생각이 너무 오버스러운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게 부유층들과 몇몇 고학력층, 사회지도층이 주장하는 '엘리트주의'와 뭐가 다른가 싶습니다. 저학력층이나 혹은 그에 준하는 분들의 의견들이 그들이 가진 지식이 적은 관계로 대부분 잘못되었다면 그들에게서 투표권을 빼앗아도 되겠군요? 네?

더불어 '뭔 지잡이 노력을 해.' 라는 의견도 너무 안타깝군요. 같은 일을 해도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은 능률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재능과 소질과 흥미가 다르니까 말이죠. A라는 사람이 우연히 공부에 재능이 있고 능률이 있으며 그를 뒷받침할 부모의 재력과 교육에 대한 관심이 있었을 수도 있고 B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근데 이게 B라는 사람을 매도할 근거가 되나요? 조선시대 당시 양반층이 중인 및 그 이하의 신분을 가진 사람들을 흘겨보던 것과 뭐가 다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