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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사건 13 : 급성방사선증후군으로 인한 망상증
게시물ID : panic_858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민그래
추천 : 27
조회수 : 557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1/25 17: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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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오브라이언의 사건 일지 중 하나이다. 그는 이 때쯤 굉장히 불안스럽고 편집적으로 변해갔다. 또한 환자들에게 적절하지 못한 질문을 하여 관리직원들에게 빈번하게 질책당했다. 나는 그가 잘못될까봐 너무 걱정스러웠다.)


사건 13 : 급성방사선증후군으로 인한 망상증


환자는 26세의 남성이었다. 그는 시내버스의 맨 뒷좌석에서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되었다. 버스운전기사는 그를 깨울 수가 없어서 경찰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경찰은 앰뷸런스를 불렀다.


입원 당시 환자는 의식이 없었다(GCS 3점). 그의 옷에는 말라붙은 토사물이 있었다. 심각한 1도 화상이 환자의 얼굴, 가슴, 사타구니, 사지의 앞부분에 전체적으로 존재했다. 또한 그보다는 덜 심각한 1도 화상이 그의 등과 엉덩이에 있었다. 이 화상의 가장자리는 뚜렷하지 않고 번져있었다. 홍반과 염증이 눈의 공막과 비점막, 혀, 구강점막에 나타났다. 혈액검사 결과 약한 백혈구감소증(마이크로리터 당 3,200개 세포)이 발견되었다.


CT스캔 결과 복부 조직에서, 특히 소화기관주변 조직에서 부종 확산이 발견되었다. 양쪽 시신경, 전두엽, 기저핵 전면부에도 부종이 존재했지만, 이것들이 그의 의식불명을 초래한 원인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스캔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환자는 심각한 물설사에 시달렸고, 곧 혈변으로 악화되었다. 그의 인지능력은 점점 좋아지고 있었고, 입원 후 2 시간이 지나서 의식을 되찾았다. 그러나 의식을 찾자마자 그는 심각한 구토를 하기 시작했고 수액 소생이 실시되었다. 입원 후 4 시간 후, 반복 혈액 검사 결과 210cell/μL의 확연한 백혈구감소증이 확인되었다. 그는 집중치료시설 무균실로 옮겨졌다. 화상, 부종, 그리고 백혈구감소증으로 보았을 때 급성방사선노출이 의심되었다. 흡수된 중성자량으로 치환할 수 있는 혈중 나트륨-24 농도는 조금밖에 증가해있지 않았다. 그러나 주변 혈액 내의 림프구 염색체 분석([우라늄 처리시설에서의 임계사고 후, Hyata 외., 2001]라는 논문에 나타나있는 방법을 사용) 결과 10 Gray의 흡수량을 보이는 것이 드러났다.


환자의 정신 상태는 첫 번째 날 동안 급격하게 호전되었다. 두 번째 날 아침까지 그는 면담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 그는 계속 멈칫거리고, 혼란스러워하고, 별 관련이 없는 얘기를 늘어놓았다. 보속증, 실어증, 심각한 집중 장애의 전조가 보였다. 그는 심각한 역행성 기억 상실증을 보이며 어떻게 자신이 방사능에 노출되었던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지 못했다. 그리고 망상적인 사고를 하는 것 같았다. 다음은 두 번째 날에 있었던 환자와의 면담 내용 중 일부이다:


[의사 1 (필자, 이하 D1)] 좋아요. 이제 녹음되고 있어요. 대상은 [검열삭제]라는 환자입니다. 오늘 날짜는 [날짜 삭제]입니다. 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 해주시겠어요?

[환자 (이하 P)] (1.2초 간 정적) 그 사람들이 날 그녀한테 데려갔어요.

[D1] 누구한테요?

[P] 상상도 못 할 거예요.

[D1] 그 사람들이 당신을 누구한테 데려갔습니까?

[P] 말했잖아요. 상상도 못 할 거예요. 머릿속에서 그리지도 못 할 거예요. (1.0초 간 정적) 배가 아파요.

[D1] 양동이 필요해요?

[P] 아뇨. 괜찮을 거예요. (3초 간 정적)

[D1] 그 사람들이 당신을 누구한테 데려갔어요? 그녀의 생김새를 묘사할 수 있겠어요?

[P] 선생님이 어릴 때, 태양을 직접 쳐다 본 적 있어요?

[D1] 네, 아마 그런 적이 있을 거예요.

[P] 그거랑 비슷했어요. 그 정도로 밝았는데, 더 컸어요. 근데 파랬어요. 전부 파랗고 보라색이었어요. 번개의 색이랑 똑같았어요. 얼어붙은 번개처럼. 그리고 그 여자는 생선 뼈 처럼 보였어요. 생선 뼈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요? (0.5초 간 정적) 그 많은...가시뼈들을?

[D1] 네 알죠.

[P] 그거랑 비슷했어요. 아니면 꽃이나. 아니면 덩굴이나. 나무처럼요. 근데 그것들이 번개로 만들어진 거예요. 그리고 검은 결정도 있었어요. 엄청 뾰족하고 단단한. (0.5초 간 정적) 그 사람들이 날 그녀한테 데려갔어요.

[D1] 그 사람들이 누구예요?

[P] 그 사람들이요. 내가 만났던 사람들. 자기들의 이름은 알려주지 않았어요. 그래도 그 사람들은 내가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어요.

[D1] 뭐가 준비가 돼요??

[P] (2.0초 간 정적) 그녀를 보는 거였겠죠.

[D1] 그 사람들이 당신을 어디로 데려갔어요?

[P] 그 사람들이 나한테 약을 먹였어요. 그리고 난 밴에서 기절했어요. 그 사람들이 날 데리고 갈 때, 거대한 철계단이 있었어요. 그리고 납으로 된 거대한 방도 있었어요. 영화관만큼 컸어요. 그녀가 거기에 있었어요. 그리고 그 안에는 잿더미가 가득했어요. 너무 뜨거웠어요. 오븐처럼.

[D1] 환자분은 어디에서 일하세요?

[P] 나는 ████년부터 백수였어요.

[D1] 그럼 ████년에는 어디서 일 했어요?

[P] (5.0초 간 정적) 가죽공장...에서요. 근데 짤렸어요.

[D1] 방사선 치료를 받은적은 있어요?

[P] 그 여자가 날 분해했어요. 난 실뭉치에 불과했어요. 그녀는 그냥 그 자리에 앉아서 실을 한 올 한 올 분리했어요. 한번에 한 올씩. 실을 잡아끌어서 관찰했어요. 인디언들이 썼던 카운팅스트링(염주처럼 실에 구슬을 꿰어 주판처럼 사용함-역주)처럼요. 알고 있어요?

[D1] 뭘 알아요?

[P] 카운팅스트링이요. 인디언들이 썼던.

[D1] 카운팅스트링이 지는 알아요.

[P] 그녀는 내 몸의 모든 실을 풀어서 관찰했어요. 그녀는 내 뇌 속에 뭐가 들어있는지도 알았어요. 그녀는 내가 충분한 사람이 아니랬어요. 그리고 날 집어던졌어요. 그 사람들은 날 죽이고 싶어했는데, 그 여자가 날 보내주도록 했어요.

[D1] 누가 당신을 죽이고 싶어했어요?

[P] (짜증스러워짐) 그 여자한테 날 데려갔던 사람들이요!

[그리고 이때 갑작스러운 구토 증세로 면담이 종료되었다.]


2 번째 날 밤까지, 환자의 백혈구 수는 0으로 떨어졌다.그는 지금까지 아픈 환자들을 낫게 했었던 주사항생제와 경구항생제로 위세척오염제거를 받았다. 그러나 그의 어지럼증과 구토는 계속되었고 안면, 몸, 사지에 부종이 생겼다. 또한 70/40mmHg의 저혈압을 보여 수액 소생을 더 해야했다.


환자는 8Gy 이상의 방사선량으로 인한 높은 사망률에도 불구하고 처절하게 살아남았다. 환자는 신분증도 없었고 가족의 연락처도 알고있지 않았지만 속성 핵산 증폭 검사로 골수 기증 등록소에 있는 사람 중, 거의 완벽한 HLA 매치를 보이는 사람을 찾을 수 있었다. 즉시 기증자에게 연락을 취했고 조혈모세포를 이식했다. 그리고 적혈구생성인자, 집락촉진인자, 비타민, 전해액, 수화물로 집중치료를 시작했다.


6 번째 날까지 커다란 삼출성 병변이 환자의 몸에 하나둘 나타났다. 그의 설사는 심각하게 피가 많이 섞여나왔고 집중적인 수액 소생에도 불구하고 핍뇨증을 보이며, 혈압이 100/60 이상으로 올라가질 않았다. 그는 계속적인 근수축성지원, 전혈수혈, 하루에 8리터 이상의 수액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그의 정신상태는 나아지지 않았고, 망상증도 여전했다. 여러번의 면담 결과 그의 역행성 기억상실증의 심각성과 단기 기억 장애, 행정 기능 부전, 이상한 생각 등의 증상이 드러났다. 신경정신과 전문의와의 면담이 7 번째 날에 있었다. 면담 발췌문은 아래와 같다.


[의사 2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하 D2)] 뭘 봤는지 말해줄 수 있어요?

[환자 (이하 P)] 왜요?

[D2] 그냥 얘기하고 싶은지 여쭤본 거예요. 뭔가 심각한 일처럼 보이거든요.

[P] 그 여자가 날 분해했어요. 마치...마치...마치...마치...마치 (5.0초 간 정적) 어린 애가 장난감을 분해하듯이요. 그냥 재미로. 그냥 안에 뭐가 있는지 보고 싶어서. 그 여자가 뭘 원했는지는 몰라요. 그냥 날 거기에 데려다놨고, 난 비명을 질러댔어요. 그런데도 그녀는 나한테 자기가 뭘 원하는지 말해주지 않았어요. 난 타서 죽어버릴 것 같았어요. 근데 날 보내주지 않았고요. 그냥 그 여자를 쳐다보는 것 밖에 할 수가 없었어요. 눈을 감아도 그녀를 볼 수가 있었어요. 

[D1 (필자)] 그 여자가 언젠가 "여왕"이나 "유충 여왕(Larva Queen)"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적이 있었나요?

[이때, D2는 D1에게 면담실에서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D1은 면담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질책당했다.]


8 번째 날, 골수 검사 결과 이식된 세포들의 급증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오후에는 환자가 고열(40도), 황달, 구진상발진, 대숙주이식편반응으로 일어나는 모든 증상들이 발현되었다. 그의 정신상태 또한 악화되기 시작했으며 기면 상태에 빠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고통에 잠겨 비명을 몇 초간 지르는 것을 계속 반복했다. 또한 수액 지원을 늘려야 했고(12 L/day까지) 더 많은 수혈이 필요했다. 9 번째 날, 그는 저산소증과 호흡곤란이 발현되어 기계적 호흡기를 달아야했다. 흉부 X-레이 결과 심각한 간질성 폐렴과 폐부종, 흉수가 발견되었다. 최대 안전치의 타크로리무스 투여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상태는 계속해서 악화되었다. 심각한 대숙주이식편반응은 보통 전리방사선을 이용한 골수절제술로 치료할 수 있었으나 이 환자의 경우에는 그것이 불가능했다.


9 번째 날, 환자에게 핍뇨, 전격성 간염, 폐부종, 심근증, 고혈압쇼크가 발현되었다. 15 L의 수액, 전혈 2팩, 혈청 1팩, 적혈구 1팩으로 집중 소생을 시도했지만, 그날 저녁에 심실 무수축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환자에게 다른 소생술은 시도되지 못했고, 사망처리 되었다.


부검 결과 심각한 부종과 염증이 모든 조직에서 발견되었다. 몸의 전면부에서 그 정도가 더 심했다. 확산성 괴사, 출혈, 소화계통의 모든 부분에서의 감염이 있었다. 또한 복막염과 장 천공이 여러개 있었다. 그리고 수 백 개의 세균종기가 간에서 발견되었고, 신장은 역겨울 정도의 허혈과 괴사를 보였다. 심장은 부어올라있었고, 심근층은 전체적으로 두꺼워져있었다. 조직학 검사 결과 조직 사이사이에서 심근염이 발견되었다. 폐는 충혈되어 무기폐와 부종, 출혈이 아래엽에 존재했고, 위엽에는 부종이 가득했다. 혈액 샘플에서는 빈혈증, 백혈구감소증, 혈소판감소증이 발견되었고, 골수 검사에서는 대숙주편이식반응으로 보이는 염증이 발견되었다.


조사 결과, 뇌는 전두엽에 약간의 부종과 아주 미세한 혈종들이 있는 것만 제외하고는 극도로 멀쩡했다. 그러나 현미경 검사 결과 척수의 약 25%가 월러변성을 보이고, 신경손실, 성상교세포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미세한(약 5 μm) 구멍같은 패턴이 해마와 측두엽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이것들은 아밀로이드반이나 염증과는 무관한 것 같았지만, 결합조직의 손실과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


사후, 환자의 지문을 얻으려 했지만 모든 손가락이 부어오르고, 방사능으로 인해 피부가 벗겨지는 바람에, 쓸만한 지문을 얻을 수 없었다. 사전 환자의 사진이 경찰에게 넘어갔지만, 얼굴 역시 부어올라 있어서 그의 신원을 파악할 수 없었다. 따라서 그의 신원을 아는 대중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이 사건은 보통 핵폭발, 급성 방사성동위원소 중독(리트베넨코 사건 처럼), 핵연료나 핵무기를 가공하다가 당하는 임계사고 이후에 미국 국토안보부와 FBI, 미국 에너지국에서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급성방사선노출이라는 명목으로 그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 환자와 같은 등급의 중독을 겪을만한 방사성 물질을 관련 면허가 없는 개인이 소지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임계사고, 도난, 또는 핵시설에서의 노출과 같은 기록은 이 지역에 존재하지 않았다. 병원직원들은 환자와 관련하여 그가 악의를 가지고 방사성 물질을 불법적으로 제조, 저장, 수송했느냐는 등의 많은 질문을 받았다.


입원할 당시 채취했던 혈액으로 DNA 검사를 한 결과 환자는 전과가 없는 일반 시민이었고, 지난 몇 년간 직업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테러리스트 단체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고,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작업을 한적도 없었으며, 그의 집에서는 방사성 물질이나 관련 용품이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조사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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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2tzhwj/case_13_delusions_in_acute_radiation_synd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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