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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븅신사바]-공포소설-신의 아들
게시물ID : panic_858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해머해머
추천 : 10
조회수 : 150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1/25 1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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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었다.
교통사고로 인해 5미터를 날라간 후 아스팔트에 머리를 부딪혔고 뇌사상태로 3일 동안 있다가 방금, 세상을 떠났다.
의외로 무섭지는 않았다.
굉장히 편안했다.
가족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진짜, 그동안 왜 살아왔는지 의문이 갈 정도로, 죽음은 편안했다.
뭐, 하긴. 수많은 경쟁으로 얼룩진 현대 사회보다 지옥이 나으려나.
아 근데 진짜 하나도 안 아프네. 많이 아플 줄 알았는데.
아마도 엔돌핀 때문이겠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기엔 본 것들이 너무 광활했다.
의사가 "운명하셨습니다."라고 말하는 목소리와 가족들의 울음소리가 한순간 들리더니, 곧바로 빛이 마구 쏟아지는 터널을 지나,
무엇에 쓰는지 모를, 처음보는 기구들이 즐비한 우주공간을 둥둥 떠다니다 블랙홀인지 뭔지로 빨려들어갔다고.
난생 처음보는 광경이 왠지 모르게 익숙했고, 또 아름다웠다.
술이라던가 담배 같은 살아생전의 오락거리보다 이 우주공간과 블랙홀 속을 들여다보는 게 더 즐거웠다.
그렇게 블랙홀 속을 한참이나 들여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 신의 아들이라던가 그런 거 아닐까?"
왠지 맞는 것도 같고. 아니라면 이런 우주공간이 익숙하게 느껴질 리가 없잖아?
학창시절 본 애니에서도 평범한 고등학생이 신의 아들이던데.....설마?
그 순간, 내 손끝에서 빛이 타올랐다. 뜨겁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손에서 빛이 나고 있었다.
"그래, 나 신의 자식인가봐."
그러고 보니 기독교에서도 인간은 신의 자식이라고 했지.?
어쩌면 천국에서 나를 왕자로 봐주는 건 아닐까.
온갖 상상을 하며 블랙홀의 끝이 날 인도한 곳은 회색의 길다란 복도였다.
"뭐야, 웬 복도지?"
뚜벅뚜벅, 그렇게 나아간 복도의 끝에서는 뻥 뚫린 원형의 광장과 광장의 둘레에서 복도의 끝에 다다른 다른 사람들이, 복도에서 주춤거리며 감히
광장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이거 뭐에요-?!"
다른 사람들을 향해 크게 소리쳤지만, 다들 눈치를 보며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모두 나를 원망하는 듯한 눈초리를 보냈다.

그때였다.
"쿠궁-"
귀가 멀 듯이 큰 소리가 들리더니, 온몸이 빛과 위엄으로 가득한 존재께서 나타나셨다. 
그 존재는 인간보다 자신이 위대함을 몸집으로 표현하듯이 아득히 컸다.
그 '복도'의 777층의 정북쪽에 위치한 휘재도 오직 그의 머리카락 끝부분만을 볼 수 있었다.

"으-으으....."
휘재가 앓는 소리를 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너무 압도되어 외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으, 으으으으ㅡ"

휘재는 신이 자세를 낮추어 자신을 노려보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으,,,응으으.."
아마 신이 자신을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그는 복도의 반대편으로 뒷걸음질쳤다.

'왕자는 개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신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죽을 것 같았다. 바지는 이미 축축했고, 온몸이 떨려왔다.
가슴 한가운데서 심장이 쿵, 쿵 뛰는 것이 느껴졌다.
신이 그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겠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물론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생명이 끝난 지금, 과대평가는 필요치 않다.
그것이 신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이라면 더더욱 자제해야 했었는데.
휘재는 그것을 몰랐다. 
아쉽게도, 휘재는 그것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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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한마디:
신이란 존재는 무엇일까요. 애초에 신이 있기나 할까요? 천국이랑 지옥은?
있다면 종교에서 말하는 신과 비슷할까요?
신에게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겁?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읽어주셔셔 감사합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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