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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가장 극명한 대조와 부끄러웠던 순간
게시물ID : sisa_6554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천사헌터
추천 : 5
조회수 : 41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1/27 13:03:28
안녕하세요..
제 인생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극명하게 대조되었것과
부끄러웠던 순간을 올려봅니다...
글재주가 없어서..ㅎ 반말로 올려봅니다. 이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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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10년 봄으로 기억한다.
대학교 7학기를 다니고 있던 나는 눈앞에 다가온 취업 준비와 1,2학년때 물에 말아먹은 학점을 메꾸기위해
공학관에서 늘 담배를 물고 있던 우울한 공학도이자 복학생 아저씨였다.
 
늘 새로운 재미거리에 목말라있던 나는 마침 학교 50주년 기념행사와 축제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나의 지친 간을 달래줄 맛난 술과 축제를 기대하고 있었다.
 
드디어 그날이 오고 나는 평소 친한 과동기/후배들과 동아리 사람들을 대동하고
축제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극명한 대조가 일어났던 일이라는 것은..
그제서야 할게 되었다.
 
하루종일 축제를 즐기고 드디어 그날 늦은 오후, 메인 행사가 시작되었다.
50주년 기념식인만큼 평소 축제보다 큰 무대가 꾸며졌고 으리으리한 조명과 설비들이 세팅되어 있었다.
눈꼽만한 운동장에 그런 설비가 설치가 가능했는지 조차도 신기했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날 행사의 기념사는....그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박근혜가 진행했다.
당시 아무런 정치적 감각도 없던 나는 그저 지루한 축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순간, 운동장 위에 있는 동아리 건물(엠마오관) 지붕에 현수막이 걸렸다.
 
그 내용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 독재잔데예"
 
검은 후드를 눌러쓴 2명의 학생과 검은색 플랜카드에 하얀색 락카와 붉은색 락카로 조악하게 그려놓은
그 한장의 플랜카드가 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행사진행 동아리 학생들이 재빨리 뛰어가서 그 학생들을 제압하고 쫓아냈으며,
당시에 철없던 나는 그저 재미있다고만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기념사와 함께 몇몇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지고...
그날의 하이라이트이자 메인 이벤트인 지금은 고인이되신 마왕과 Next의 공연이 이어졌다.
 
그때의 뜨거움은 잊을수가 없다..그리고 마왕이 그날 부른 노래중 하나는
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해에게서 소년에게 였다.
아직 철없는 소년같았던 나에게 하는 노래같이 느껴졌던 그 노래는 지금도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노래이다.
 
그 당시에는 나도 철이없었기 때문에...그저 즐기고 말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 순간은 내 인생의 가장 대조적이고 부끄러웠던 순간이다...
 
내가 가장 부끄러워하는 동문과 가장 존경하는 동문이 함께 한 행사에 참석했던 순간이며
당시 걸렸던 조악한 플랜카드에 내가 한손 거들지 못한것이 정말 부끄러웠던...
그래서 내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이기도 하지만 가장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던 순간이기도 한..
그런 시간이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나도 피켓 만들어서 들어 올릴껄 그랬다...
그래서 지금이라도...난... 내가 가장 부끄러워하는 동문이 공주 역할을 그만두고
그 자리에서 내려와 하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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