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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생활 만만치 않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게시물ID : emigration_11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항상봄빛인생
추천 : 13
조회수 : 2958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01/31 16:22:15
일본생활 11년차, 미국인 남편과 결혼한 지 6년차 여자사람입니다.

남편이 지금 사는 곳에서 도로거리 상으로 800km 떨어진 곳으로 직장을 바꾸게 되어서 이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편 직장에서 제공하는 교직원주택이 있긴 하지만 직장에서 먼 외진 곳에 위치한데다가 대중교통도 불편해서(1일 버스 4대-_-;;)
민간의 월세주택을 알아봤습니다.

지난 주말에 비행기 타고 현지에 가서 확인한 후, 마땅한 곳이 있어서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신청을 하고 다시 800km 떨어진 현 거주지로 왔습니다.

참고로 일본에서 집을 구하게 되면 
빌리는 사람-부동산 중개업자-보증회사-부동산 관리업자-집주인
이런 사슬고리가 생기게 됩니다.

만약에 저희가 월세를 밀렸을 경우, 보증회사가 부동산 관리업자를 통해 집주인에게 보상을 하게됩니다.

처음에 부동산중개업자로부터 "연대(連帯)보증인을 두지 않는 플랜을 선택할 수 있다"고 얘기를 들어서, 
가격이 더 들더라도 상관없다고 말을 해 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증회사측에서 연대보증인을 요구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남편 친구, 제 친구에게 부탁을 했지만, 둘 다 어렵다는 반응이네요.
같은 지역에 거주해서, 평소에 서로의 상황을 잘 알 수 있는 상태라면 괜찮지만, 
이번처럼 멀리 떨어진 곳에 살게 되는 경우, 사람 일이라는 게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거라 보증인이 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남편은 대학교에서 종신직 교원으로 일하게 되었으니 고용상태도 안정적이고
보증금 2개월분에 월세는 선불이므로 월세를 밀릴 가능성은 거의 없을거라는 걸 알지만, 
"보증인"이라는 건 역시 어려운 모양입니다.
(월세 미납 이외에 화재/누수 등의 손실에 관해서는 부동산 관리회사를 통해 별도로 보험을 들기 때문에 책임을 묻게될 일은 없습니다)

이전에도 연대보증인이 필요해서 회사 동료가 해 준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그 전부터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고, 이후로도 같은 직장에서 일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쉽게 OK를 해줬는데
이번같은 경우는 워낙 멀리 이사를 가는 상황이라 승락해주지 않은 친구들에게 불만은 없습니다.
어려운 부탁을 해서 난처하게 만든 게 미안할 지경입니다.

다만, 이럴 때, 가족과 떨어져 타국에 산다는 것이 참 만만치 않다는 생각은 듭니다.

물론, 저희는 조건을 조건을 조금 바꿔서 보증인이 필요없는 집을 다시 알아볼 수도 있고
교직원주택에 들어가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으니 상황이 절망적인 것은 아닙니다.
어느쪽이든, 저희가 꿈꿨던 "고양이와 함께하는 생활"은 포기해야겠지만, 할수 없네요.

그나저나 일본은 정말 집주인을 보호하는 제도가 대단합니다.
부동산 수수료는 물론이고 입주시의 보증회사 이용비, 보험비, 열쇠교환비, 방충처리비, 클리닝 비용까지 다 입주자가 부담하네요.
클리닝 비용은 나가는 사람한테도 받고 들어오는 사람한테도 또 받는 듯???
(나갈 때 비용이 좀 더 비싸긴 합니다)

외국에 산다는 게 힘들다고 얘기하고 싶어서 글을 쓰는 건 아닙니다.
그냥, 마음이 휑하고, 정말 이 나라에서 의지할 곳은 남편과 나 우리 둘 뿐이라는 생각에 약간 두렵기도 하고,
여기에 글을 쓰면서 제 마음도 정리될 것 같아서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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