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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지만 마음이 부른 새벽입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12605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제부터금연
추천 : 2
조회수 : 18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2/05 02:52:40
저는 군준생 군대를 준비하는 학생이며 야간 PC방 아르바이트생입니다.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이에요

카운터에 앉아서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오늘은 어떻게 시간을 때우지 하며 멍하니 있었습니다.

매장의 문이 열리면서 울렁이는 도어벨에 시큰둥 어서오세요 라는 말을 하며 컴퓨터에 시선이 꽂혀있었죠.

원래 같으면 각자 자리를 찾는 손님이 카운터에 오셔서 조용히 말씀하시더라구요.

언뜻 보기에도 저의 아버지보다 연배가 더 위쪽이신 분 같았어요. 60~70대 사이 나이대 같으시더라구요.

"저기 깡통.. 좀 가져갈 수 있을까요?"

처음엔 발음이 어눌하셔서 무슨 말씀이신지 알아차리지 못해서 저도 멀뚱멀뚱 서 있었어요.

재차 "깡통좀.. 받아가도 될까요?" 라고 말씀하셔서 저는 어떤 깡통을 찾으시는지 몰라서 생각을 하다가

"캔 음료 말씀하시는거에요?" 

라 말을 하며 냉장고를 가르켰는데

"빈 깡통..이요" 

그제서야 저는 아 빈캔 가져가시려는 거구나 알아차리고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라는 말과 함께 분리수거하는 곳으로 몸을 옮겼어요.

제가 맨손으로 쓰레기봉투를 묶으려 하자 어르신께서

"아 .. 제가 직접 할게요" 말씀하셨어요.

나이도 한참 어리고 저도 캔분리수거함이 딱히 지저분하다고 생각하지않아서 제가 하겠습니다 라는 말을 하고 봉투를 묶고 있었어요.

연거푸 자꾸 감사합시다라는 말을 하시더라구요.

저는 괜찮아요 라는 말과 함께 갑자기 멍해지더라구요.

시간이 새벽2시인데 아직 추운 날씨에 얇게 입고 캔을 수거하실 생각을 하니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어요.

그래서 저는 매장내에 있는 휴게실에서 커피 한잔 뽑아드세요 라고 말을 했어요.

어르신께서 

"갖고있는 돈이 없어서 나는 괜찮아요 학생" 이라고 말씀하셔서 저는 공짜에요 ~ 말씀드리고 봉투를 다 묶고 

휴게실에 들어가시는 뒷모습을 보니 나는 너무 편하게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수중에 갖고 계시는 돈도 없으신데 끼니는 어떻게 하시나 싶어서 나느 무엇을 해드릴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야간 PC방 아르바이트생은 딱히 식대가 없고 매장내에 라면이나 햄버거로 야식을 때워요. 

가격은 상관없지만 상품은 3개밖에 못 먹어요 .. ㅠ

그래서 저는 몸도 녹이실겸 커피 느긋하게 드세요~ 말하고 바로 라면이랑 햄버거 드려야겠다 싶어서 조용히 뛰어갔어요.

다행이 다 준비될때 까지 휴게실에 계셔서 바로 갖다 드렸어요.

어르신께 이거 배는 안부르실텐데 나름 속은 든든해요 라 말하며 전해드렸어요.

사실 콜라 하나 먹어서 2개밖에 못드렸어요.

어르신께서 계속 고맙다고 말씀하시며 드시는데 옆에 있으면 눈치주는 것 같아서 다시 카운터에 앉아서 기다렸습니다.

다 드시고 나오는데 계속 고맙다고 값은 다음에 와서 꼭 주겠다고 말씀하시는거에요.

그래서 저는 "어르신께서 캔 가져가주시는 바람에 제가 일이 줄었어요. 작은 보답이니 신경쓰지마세요"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한말을 적으려니 어색하네요)

저한테 고개까지 숙이시면서 고맙다고 연거푸 말씀하셔서 저도 덩달아 고개 숙이면서 조심히 들어가세요 말만하고 나가시는 모습 보고있었습니다.

이 추운 날씨에 얇은 옷가지와 목장갑 그리고 한 손엔 비닐뭉치를 들고 가시는 모습 보니까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찌보면 오지랖과 어린놈의 버릇없는 짓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혹시라도 내가 자존심을 상하게 해드린것 아닐까 한참 생각하다. 

결론은 마음 따듯한 일을 했다는 것에 작은 행복을 느끼려합니다.

생각을 더듬고 글을 쓰고 머리를 굴려서 그런가 배가고프네요. 후.. 

어떻게 마무리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감기조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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