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골치아픈 인간심리 중 하나가,
인간에게 무지(혹은 잘못)을 지적해주면,
그 근본적인 문제인 자신의 무지(혹은 자신의 잘못된 태도)를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한 이에게 그 분노를 돌린다는 것.
이걸 이번 닭 사건에 대입해보면
뉴스는 일단 야당의 누구누구가 사건에 대해 엄중히 처벌을 촉구한다고 동네방네 떠들겁니다.
만약 처벌이 이뤄질 경우, 그 정치인 당사자는 사실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사회라면 앞으로 정치생명이 끝이지만, 새누리라고 하는 거대한 깡패가 이끄는 한 5년 정도 버티면 충분히 재귀할 수 있고,
새누리 입장에서 보면 안될 경우 그냥 버리는 패로 쓰면 그만이니까요.
문제는, 선거법에 따라 뇌물을 받게 된 피해자(라고 봐야겠죠)들입니다.
댓글에 어떤분이 적당히 계산해봤을때 20만원쯤 벌금이 나오지 않을까 적어주셨습니다.
20만원. 별거 아닌 액수인 듯 하지만 난데없이 법원에서 '님 불법닭 받으셨네요. 20만원 내놔요' 라고 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이 씨12팔! 뭔 치킨 한마리도 안되는거 받은 거 가지고 20만원 내놓으래? 미친거 아님?'
여기서, 감정을 배제하고 침착하게 생각해보면 그 근본적인 문제는 닭을 돌린 저 새누리의 의원입니다.
그에 대해 분노하고 사람들이 모여서 어느정도 액수가 모이면 역고소를 먹여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인간 심리상, 닭을 나눠준 사람보다는 직접적인 철퇴를 내리는 사람과, 철퇴를 내리도록 꼰지른 사람에게 그 분노의 화살을 돌린다는 것이죠.
이 경우 철퇴를 내리는 사람은 법원이 될 것이고, 얍삽하게 그거가지고 꼰지른 놈은 야당이 되겠죠.
1만 5천여명. 이중 5000명만 야당에 대한 반감을 가지게 하는 것만으로 이번 뇌물닭 사건은 여당 입장에서 성공 아닐까요?
1~2억 정도야 뭐 어디 세금만 빼돌리면 마련되는 금액인데.
뭐, 어디까지나 망상입니다. 이런 병신같은 소설이라도 써야 좀 기분이 낫지 않을까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