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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현상의 몰락을 지켜보며
게시물ID : sisa_6598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짝사랑꾼
추천 : 13
조회수 : 132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2/06 14:2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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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대표직 수락 연설 중 주먹을 쥐어 보이는 안철수. (출처=국민일보)


18대 대선이 있기 석 달 전의 일을 기억할 것이다. 2012년 9월 19일, 안철수 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18대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그는 이른바 '안철수 신드롬'이라 불릴 정도로 비정치권 인사로서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박근혜가 처음으로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에서 2위로 내려앉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안철수였다. 그러나 그는 두 달 뒤인 11월 23일 대선 후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야권 대선 주자 단일화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는 자신의 사퇴를 '백의종군'이라고 표현했다.


안철수가 높은 지지율을 갖고도 선거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한 경우는 대선이 처음이 아니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일 년 전인 2011년 9월, 그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의 단일화를 선언했다. 당시 안철수의 지지율은 50%에 육박했고, 박원순의 지지율은 5% 안팎에 불과했다.


그러나 연이은 두 번의 사퇴가 안철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도록 만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두 번의 불출마·사퇴에 대한 호평이 주류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낡은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새정치'의 시대를 열 인물, 젊은이들의 멘토이자 희망, 정권교체에 힘을 실어줄 인물로 평가받고 또 보여지고 있었다.


그랬던 안철수가, 안철수 현상이, 지금에 와서는 완전히 힘을 잃어버렸다. 새정치연합에서 탈당한 뒤 천정배의 국민회의와의 통합을 거쳐 창당한 국민의당은 1월 4주차 지지율 조사에서 13.2%(리얼미터)를 기록했다. 안철수의 탈당으로 그에 대한 관심이 모아졌던 12월 3주차의 16.5%(리얼미터)에서 3.3%p 하락한 값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1월 2주차에 정점을 찍고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아래 그래프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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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리얼미터, 그래프 직접 작성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국민의당 지지율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다. 보다시피 최근 들어 지지율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도대체 왜 그는, 그리고 그의 당은 지지율 10% 선을 지키느냐 마느냐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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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샌더스 발언'을 비판한 진중권 교수의 트윗. (출처=진중권 트위터)


국민의당과 안철수는 새해 들어 국민들에게 밉보일 만한 행동을 몇 가지 저지르고 말았다. 그 중 가장 영향이 컸던 사건은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국부론'이었다. 한상진 위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이승만이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를 도입했다며 그에게 국부라는 호칭을 붙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이는 곧바로 지지율 하락 폭탄으로 이어졌다. 그의 발언에 반감을 느낀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며 상승하던 지지율이 반대로 꺾여 버린 것이다.


이후 지난 4일에는 안철수 스스로 자신이 샌더스와 닮았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진중권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안철수와 샌더스의 차이점을 조목조목 짚어 가며 그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철수가 문재인의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다 탈당한 것과 달리 샌더스는 민주당 소속이 아니었음에도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힐러리와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차이, 샌더스가 민주당을 왼쪽으로 견인하는 것과 달리 안철수는 새누리당과 발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두 번째 차이, 샌더스의 지지율이 0%에서 50%로 올라가고 있는 것에 반해 안철수의 지지율은 50%에서 시작해 0%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 세 번째 차이였다. 진중권 교수의 트윗에 수많은 네티즌들이 동조했으며 안철수의 발언을 조롱하고 비난하는 누리꾼 의견들이 주를 이뤘다.


국민의당뿐만 아니라 안철수 그 자신의 지지율 역시 그가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원병 선거구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이준석 예비후보에게 밀리며 비관적 전망을 드러내고 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미래를 열 정치인으로 관심 받던 그가 이렇게 실패할지 누가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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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16일, 국정원 불법 해킹프로그램을 시연하는 안철수 의원. (출처=한국일보)


그가 2013년 재보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로 그에게 주어진 기회는 수없이 많았다.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맡았을 때, 문재인이 그에게 혁신위원장직을 제안했을 때, 문안박 지도부 체제를 제안했을 때, 국정원 해킹프로그램 사건이 터졌을 때……. 그가 기회를 잡고 그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다시 한 번 크게 끌어올릴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 모든 기회들을 그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아니, 만들지 않았다. 공동대표직을 맡고 있을 때 터진 세월호 사건 이후 제1야당의 대표로서 비판의 역할을 하기는커녕 보름 동안이나 어디서 뭘 하는지 알 수가 없었으며, 당의 혁신을 외치면서도 정작 혁신위원장직 제안은 고사했고, IT전문가로서 그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국정원 해킹툴 사건 당시에는 초반에 무언가를 하는 듯싶다가 이내 별 소득 없이 잠잠해지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안철수의 정치생활은 사실상 그의 부족한 정치력을 드러내는 시간이었다. 국민들은 그에게 걸었던 기대만큼이나 크게 실망했다. 다음 총선에서 안철수 자신이 당선될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가 어떤 대책을 들고 나올지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그와 국민의당의 앞날이 결코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 번 떠나간 지지를 다시 끌고 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니까.
출처 http://writingsforyou.tistory.co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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