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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울 멍뭉이와의 추억...
게시물ID : animal_1525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야킬칼코
추천 : 12
조회수 : 872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2/12 14: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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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진도..였습니다.
단순하게 진돗개라 진도라고 지었죠.
녀석을 첨 만난건 제가 천사유치원 토끼반이던
1987년 봄이었습니다.

당시에도 마당에 '예삐' 라는 귀여운 믹스견을
키우고 있었는데, 동네 개들에게 인기가 많은지 새끼를 많이 낳았었죠.
암튼 아버지의 지인분께서 3개월 된 수컷 진돗개를 분양해 주셨죠.

이녀석은 낯가림 따위가 없었습니다.
첫 등장부터...ㅋ
저희집 마당에 들어오자마자 예삐의 밥통으로 달려가 밥을 아구아구 먹던 모습. 절대 잊혀지지 않았어요.

예삐는 그 후로 2년후에 다른 곳으로 입양되고...
진도는 저희집의 수문장이 되었습니다.

저희집 마당에 감나무가 있었는데 열매가 크고 달고 맛나서 서리를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저희집 단골 중국집 배달원까지 서리할 정도였으니...
암튼 이녀석이 지키고 나서는 절대 안전이었죠.

 개들의 특성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골목에서 오는 제 발소리만 들어도 반갑다고 난리치고,
저희집에 오는 친구들 그녀석 앞에서
'내 친구들이야. 짓거나 물지마~'라고 얘기하면
정말 잘 알아들었죠.

매일 아침 쥐 한마리를 잡아서(저희집 마당에 출몰하는)
제가 등교하기위해 집을 나왔을 때 자랑스럽게 옆에두고 꼬리치던 녀석.
우리 '진도' 가 생을 다할 때까지 함께 할 줄 알았는데...

2000년대 초반 유행하던 다세대 주택 건립 붐에 저희 집도 따라가게 되어...
떠나보내야 할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전 건물을 완공하면 옥상이나 주차장 한켠에서 키울 수 있다고 계속 말했지만 재수학원 다니는 재수생은 힘이 없었죠.

2001년 3월 제 생일을 얼마 앞둔 날.
제가 태어나서 계속 살아온 그 집이 철거되는 날.
진도와도 이별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지인의 과수원 지킴이로 가게 되었죠.
14살이나 되었지만 여전한 카리스마를 뿜던 녀석.

진도를 데려가기 위해 포터가 한대 왔어요.
아버지의 이끌림에 따라 가뿐히 짐칸에 올라가던 녀석.

끈을 단단히 묶을 때도 저와 아버지만 번갈아 보던 녀석...

포터가 출발 할 때야 제가 함께 가지 않는 것을 알고 몸부림치며 소리 내는 그 모습을 보며..
길바닥에서 오열을 했습니다.
그 때 까지 살아오면서 한번도 그렇게 소리내어 울어 본 적이 없었는데...
그렇게 보냈습니다.
그 과수원을 늘 찾아가겠다 다짐했었지만...
그러지 못하고..생사여부도 잊혀져 갔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제겐 사진 한장만 남았습니다.

지금도 너무 보고싶네요. 
출처 내방..벽에 붙어있는 사진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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