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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판 버스터 콜, 비스마르크 추격전(2)
게시물ID : military_613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운디드
추천 : 16
조회수 : 1427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6/02/15 20:12:28
어저께, 굉장히 지루하고 긴 뻘글을 싸질렀음에도 악플이 하나도 달리지 않았습니다.
아아, 누가 오징어들이 굉장히 호전적인 생물이라고 했던가요.ㅠ(하지만 남쪽바다에 사는 훔볼트 오징어들은 사람에게도 달려든다니 조심합시다.)
오늘도 굉장히 지루하고 장황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오징어들은 애인이 없으므로 다 읽겠죠.ㅎㅎㅎㅎ(맞아야 정신을 차립니다.)

지난번에 작성한 마지막 통상파괴작전에 이어서 뻘글을 싸질러 보겠습니다. 

3. 영국이 사랑한 배, HMS 후드
 함포사격의 후유증으로 비스마르크의 레이더가 맛이 가버렸기 때문에 전대는 선도함을 프린츠 오이겐으로 교체합니다.(통상 함대나 전대의 기함이 가장 강력한 군함이고, 최선두에 섰다고 하네요.) 하지만 영국의 용감한 순양함들은 계속해서 전대의 위치와 속도를 보고합니다.(진짜 용감한 거 맞습니다.)

 영국 해군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독일의 전대를 수색중이던 홀랜드 제독이 지휘하는 순양전함 후드와 전함 프린스 오브 웨일즈에게 요격명령을 내립니다. 여기서 잠깐, 전함이면 전함이지, 순양전함은 뭐냐고요? 잠깐만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애인 없잖아요, 히히. 그런데 나도 없음. 히히히히)
 
 영국은 전세계에 걸쳐 굉장히 많은 식민지를 보유한 국가입니다. 식민지를 유지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군함을 보유한 해군국이기도 하지요. 문제는 해군과 군함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높으신 분들은 비용의 절감에 굉장한 관심을 보이시죠. 해군기지라는 것이 비용이 여간 많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거든요. 결국은 항속거리가 굉장히 길고, 빠르며, 필요시 필요지점에 달려가서 강력한 화력을 투사하는 군함을 배치해서 해군기지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순양전함을 단순히 순양함보다 크고 전함보다 작은 함선으로 착각하시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순양전함들이 전함보다 무거운 경우도 있었습니다. 순양전함은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더 많은 보일러와 더 큰 출력의 기관은 탑재해야 했거든요. 자연스럽게 허리가 길어졌고, 전함급의 강력한 주포를 발사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전함보다 작을 수 없었겠죠? 결국 전함만큼 거대한 몸집에 많은 기관을 배치해서 더 길쭉한 선체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죠. 빠른 발과 강력한 주포를 갖춘 대신에 방어력이 굉장히 약해졌습니다. 하지만 순양전함이 탄생한 시기에는 별로 상관은 없었어요. 어차피 순양전함이 맡을 역할은 위에서 설명했다시피 필요한 지역에 빠르게 파견해서 무력시위를 하거나, 군함을 상대하는 경우에는 동급 이하의 함정은 강력한 주포로 가볍게 강냉이를 털어주고, 포격전을 지속하기 힘든 동급 이상의 함정은 기동력을 살려서 원거리에서 때리고 튀었다가, 다시 접근해서 때리는 방법으로 싸우면 장땡이니까요.(히오스의 노바나 제이나를 생각하면 편합니다. 진짜 고수랑 붙어보면 '아오, 썅X'이라는 말이 절로 나와요.) 실제로 영국은 순양전함으로 재미를 많이 봤습니다. 문제는, 시대가 흐르면서 기술이 발전하고, 순양전함과 비슷한 속도에 강력한 공방능력과 대응방어까지 가능한 고속전함이 등장하면서 발생합니다. 때리고 튀려고 해도 비슷한 속도로 따라와서 수정펀치를 먹이니까 버틸 수 없거든요. 더 심각한 문제는, 영국 해군 수뇌부는 이 순양전함을 그냥 전함처럼 여기저기서 굴려먹었다는 겁니다. 요약하자면 주먹은 좀 세지만 맷집은 엄청 약한 어정쩡한 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더 간단하게는 그냥 원거리 딜러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그 최후의 순양전함이 이제부터 등장할 HMS후드 입니다.
Hood-11.jpg


 후드는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으로 건함이 억제되던 시기 세계최대의 전함으로 군림하던 배였습니다. 실제로 역사상 최대의 전함이라는 야마토와 비교해도 고작 1미터가 짧아요. 원래는 평범한 순양전함으로 계획되어 건조되다가 유틀란트 해전 이후에 대대적으로 장갑을 추가해서 방어력을 높였습니다만, 갑판 장갑이 얇은 곳은 19mm에 불과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외양이 너무나 아름다운데다, 세계최대의 전함이라는 타이틀까지 보유했기에 영국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네요. 별명이 무적 후드(The Mighty Hood)랍니다. 길고 날씬한 아름다운 선체에 강력한 주포, 거기다 31노트까지 낼 수 있는 속도까지, 엄친아 맞네요. 원래는 대개장을 받아야 했지만 전쟁이 발발하면서 개장을 받지 못해서 방어력이 개선되기 못했고, 여기저기 임무에 투입되다가 결국 비스마르크 수색작전에 투입되고야 맙니다.

4. 덴마크 해협에서의 전투, 그리고.......
 홀랜드 제독이 지휘하는 전대는 덴마크 해협의 남쪽에서 비스마르크와 프린츠 오이겐을 발견하고 포격전을 벌일 수 있는 위치까지 접근합니다. 홀랜드 제독은 후드에서 작전을 지휘하고 있었는데, 전대가 전방을 바라보면서 공격하기로 결정합니다. 월쉽을 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아군과 적함의 위치에 따라서 사용할 수 있는 함포가 제한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그러니까 회전포탑이 최고존엄.......) 가장 강력한 화력을 투사할 수 있는 방법은 아군 군함의 유효사거리까지 접근한 이후에 배를 선회해서 적함을 측면으로 마주보고 포격을 하는 방법인데, 왜 전방 함포만 사용하는 결정을 내렸는지는 큰 논란거리가 되었습니다. 가장 설득력이 있는 가설은 '함령이 30년이 넘은 낡고, 장갑도 빈약한 후드가 원거리에서 포격을 해봐야 비스마르크는 타격도 입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비스마르크의 포격에 후드만 격침될 수 있으므로 근거리까지 돌격해서 치명타를 먹이기 위해서'입니다. 사실, 비스마르크의 정확한 제원은 영국도 모르고 있었거든요. 
 
 어쨌거나, 23km까지 접근한 이후 함포사격에 나섰습니다. 독일의 전대사령관인 뤼첸스 제독은 기존의 명령대로 군함과의 교전은 피하고 최대한 빨리 도망쳐서 통상파괴작전을 수행하려고 했지만, 비스마르크의 함창 에른스트 린덴만 대령과 승무원들은 '내 배의 꽁무니에 포탄이 날아오는 꼴을 두고 볼 수 업습니다!'라고 말하면서 교전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크릭스마리네의 가장 강력한 전함에 탑승한 함장과 승무원들의 자부심일까요? 

 영국 군함들은 '기함이 최선두에 선다.'라는 통념에 충실하게 최선두의 독일 군함에게 포격을 집중하고 있었지만, 사실 독일의 최선두 군함은 프린츠 오이겐이었습니다.(비스마르크의 레이더 고장) 사실 2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원거리에서 전함이랑 2만톤 가까이 나가는 중순양함을 구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죠.ㄷㄷㄷ포격전이 이어지다가 프린츠 오이겐에서 발사한 8인치 함포탄이 후드에 명중탄을 먹였고, 여기서 후드에 작은 화재가 발생합니다. 이는 비스마르크에게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한 목표물로 작용하게 됩니다. 

 6분간의 포격전이 끝나고, 영국군함들은 모든 함포를 전개하려고 좌현으로 변침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변침을 마치기도 전에, 비스마르크의 일제사격이 후드의 마스트를 직격했고, 직후에 15인치 경량 고속탄이 후드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목된(그래서 개장이 예정되었으나, 전쟁 발발로 인해 개장을 받지 못한) 측면의 얇은 경사장갑을 관통하고 탄약고에 명중, 폭발시키고 맙니다. 잠시후 엄청난 화염이 일어났고, 2분만에 두동강이 나서 격침하고 맙니다. 홀랜드 제독 이하 1,400명의 승무원 가운데 고작 3명만이 살아남는 대참사였습니다.
Sinking_of_HMS_Hood.jpg

 후드와 함께 포격을 가하던 프린스 오브 웨일즈는 아직 미완성(내부공사가 끝나지 않음)인데다 함포탑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정상적인 운용이 불가능했고(10문의 함포중 정상적으로 발사가 가능한 함포는 2문.....), 침몰한 후드를 피하느라 포격이 불가능했는데, 비스마르크의 주포에 함교를 얻어맞고 함교 근무자 전원이 전사하고, 정상적인 교전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퇴각하게 됩니다. 실로 영국해군 역사에 남을 참패였죠.(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의 군가로 남을 대굴욕을 당하게 됩니다.)

 후드와 함께 홀랜드 제독이 전사하는 바람에 순양함을 지휘(라고 쓰고 스토킹이라고 읽는다.)하던 프레데릭 웨이크-워커 소장(기사 작위도 있어서 경으로 불리기도 합니다.)은 현장에서 가장 높은 지휘관이 되어버렸고, 사령부에 '후드 격침'이라는 짤막한 보고를 올립니다.(행정병으로 복무한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워커 소장은 휘하 행정병과 전신병들을 굉장히 사랑하고 아끼는 장성임이 틀림없습니다. 사단장님이 병사들의 생각을 알고싶다고 하니까 대대로 와서는 간략하게 사미인곡이나 관동별곡 수준으로 적으라던 헌병 수사관 진짜 극혐.......)

 비스마르크는 전투 와중에 연료탱크에 손상을 입어 통상파괴작전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본국으로 귀환하게 됩니다. 프린츠 오이겐만 통상파괴전을 수행하고, 비스마르크 홀로 상처 입은 몸으로 쓸쓸히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후드 격침 소식을 접한 영국 해군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입니다. 오랫동안 영국해군의 상징이었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은 배가 사라졌으니까요. 하지만 곧 그 충격은 분노로 바뀌었고, 영국 본토함대 사령관인 존 토베이 제독은 '잡아라! 어떻게든 잡아야 한다. 이것은 우리 영국 해군의 자존심을 건 일전이다. 그놈을 놓친다면 더 이상 영국 해군은 없다.'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마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놈만은 꼭 격침시켜!'라며 길길이 날뛰었다네요.(해군부 장관을 역임할 정도로 해군전문가였습니다. 유명한 갈리폴리 작전을 입안하고 말아먹기도 했죠.)

 결국에는 지브롤터에서 순양전함 리나운, 항공모함 아크 로열, 순양함 셔필드와 구축함 6척, 캐나다에서 전함 리벤지가 출격했고, 개장을 위해 미국으로 향하던 넬슨급 전함 로드니는 개장도 미루고 추격에 동참합니다. 호송선단 호위임무를 수행하던 전함 라밀리즈와 순양함 런던, 에든버러는 호송선단까지 내팽개치고 추격에 참가했는데요. 비스마르크 추격에 참가한 군함이 40척 가까이 됩니다. 전함만 4척에, 항공모함과 순양전함이 각각 2척입니다. 비스마르크는 이런 거창한 추격을 뿌리치고 귀환할 수 있을까요? 3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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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나 길어요. 오락가락하는 내용도 많을텐데, 오류는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가사항은 댓글로 달아주세요!!
그럼 오늘도 ASKY!
출처
보완
2016-02-15 20:20:19
0
나무위키의 비스마르크 추격전, 순양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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