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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판 버스터 콜, 비스마르크 추격전(完)
게시물ID : military_613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운디드
추천 : 14
조회수 : 1345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6/02/16 19:32:58
 밀게에서 베스트를 이렇게 빨리 가다니........요즘 밀게 정보글이 좀 뜸해서 그런가.........
재미도 없고, 장황한 똥글을 읽어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늘 크릭스마리네의 자존심 비스마르크와 영국해군의 추격전 이야기를 끝낼 예정입니다. 조금 슬플지도 몰라요. 그럼 시작합니다.

5. 진짜 버스터 콜, 그리고 고장나버린 키.
 후드를 격침시키고, 프린스 오브 웨일즈의 강냉이를 털어버린 이후, 독일 해군 본부는 모든 유보트를 그린란드 남쪽 해역에 집중해서, 영국의 추격하는 군함들을 유인해서 요격하려고 했지만, 비스마르크가 전투의 여파로 연료탱크에 피해를 입어 통상파괴작전 수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성과를 보지 못했습니다.(연료탱크가 멀쩡했다면 비스마르크가 함생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요? 글쎄요......영국이 눈이 뒤집힌 상태라........)

 영국해군의 자존심이었던 후드가 격침당했다는 충격과 공포가 분노로 바뀌어서 엄청난 규모의 함대가 꾸려졌다는 말을 저번에 했습니다. 영국 해군 본부는 자기들이 비스마르크의 위치를 계산해놓고는 현장의 군함들에게 비스마르크의 위치를 계산하라고 지시합니다. 본토함대 사령관 토베이 제독은 비스마르크가 아이슬란드를 경유해서 독일로 돌아간다는 결론을 내리고, 본토함대에게 북동쪽으로 방향을 돌리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이것은 한참 잘못된 계산이었습니다. 해군본부는 본토함대의 계산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본토함대는 자신들의 계산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때 비스마르크와 약 160km 가량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해군본부와 본토함대의 삽질로 구축함과 순양함들은 아이슬란드로 재급유를 위해서 복귀하고, 480km 떨어져있던 구축함 5척에게 대잠방어망 형성을 위해 합류하라는 지시를 내립니다.(잘 아시다시피 전함이랑 항공모함이 대잠호위없이 어화둥둥하다가는..........으앙 죽음........)

 
카탈리나__Example.jpg
 북아일랜드에서 발진한 위 사진의 카탈리나 비행정이 비스마르크의 발견을 통보합니다. 문제는 발견된 위치가 비스마르크의 속도를 계산한다면 영국해군의 추격을 뿌리치고 프랑스에 주둔한 루프트바페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지점이었다는 거죠. 

Swordfish_Mk2_LS326_1988.jpeg
(얘가 소드피시입니다. 1933년에 개발되어서 느려터진 복엽기였지만 그래도 전과가 쏠쏠한 친구죠.)
 비스마르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지브롤터에서 출발한 항공모함 아크로열의 소드피시 뇌격기 뿐이었습니다. 결국 아크로열이 소속된 H부대의 사령관 섬머빌 제독은 소드피시 뇌격기를 발진시키고, 순양함 셔필드에게는 비스마르크의 위치를 파악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여기서 병크가 하나 터지는데, 아크로열에서 발진한 뇌격기들은 앞서나간 셔필드를 적함으로 오인하고 뇌격을 가했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신뢰도가 떨어지는 자기기폭기관 항공어뢰와 셔필드의 회피기동으로 피격은 면했지만, 만약에 피격당했다면........후드 격침 이후 가뜩이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해군은.....

 어쨌거나, 아까 셔필드를 뇌격한 자기기폭기관 항공어뢰가 아닌 접촉식 항공어뢰를 장착한 소드피시들이 발진했고, 이번에는 셔필드를 공격하지 않고, 셔필드의 인도를 받아 비스마르크의 강냉이를 털기위해 접근해서 제대로 뇌격을 가합니다. 셔필드는 비스마르크에 너무 접근하면 함포에 얻어맞을 수 있기 때문에 즉시 반전해서 복귀하는데, 비스마르크가 북북서(그러니까 추격함대쪽으로)로 변침하는 것을 확인하고 보고합니다. 보고를 받은 본토함대 사령관 토베이 제독은 비스마르크의 발목을 잡았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구축함들에게 비스마르크를 감시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날이 밝으면 전함들을 앞세워 비스마르크를 공격하기로 결정합니다.

 비스마르크가 얻어맞은 어뢰는 위력이 약한 항공어뢰여서 원래라면 큰 피해를 입히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하필이면 교체하기 직전인(그래서 복귀하는 항구에 새 키가 대기할 정도로) 낡은 키가 어뢰회피를 위해 꺾인 상황에서 어뢰를 얻어맞아, 키가 꺾인 상태로 고정돼버렸습니다. 현장에서 꺾인 키를 수리하거나 폭파할 기술도, 장비도 없었습니다.(폭약으로 폭파시켜서 방향을 바꿔보려고도 했지만 불가능했다네요.) 결국 조금만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루프트바페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발이 묶여 앉은뱅이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설상가상 비스마르크를 감시하던 영국 구축함들은 비스마르크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접근해서 밤새도록 괴롭혔고,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못했지만 승무원들을 지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더욱이 비스마르크를 구원할 수상함은 독일에 없었고, 유보트마저도 기동이 가능한 기체는 어뢰가 없었고, 어뢰가 있는 기체는 기동이 불가능한 막장상태였습니다.

 결국 자포자기한 뤼첸스 제독은 '우리는 끝까지 싸우겠다. 총통 각하 만세!'라는 전문을 보내고, 승무원들의 가족에게 전달할 편지를 탑재된 공군소속(괴링의 '독일의 모든 날개달린 것들은 새와 벌레를 포함해서 내 지휘를 받아야 한다!'라는 땡깡 때문에.......) 수상기편으로 보내려고 했지만 캐터펄트가 맛이 가버려서 그것도 무산됩니다.(이래저래 안습.........)

6. 그나마 전함같았던 최후
 날이 밝자 영국해군 전함과 순양함이 비스마르크에 접근했고, 일제사격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스마르크도 응사에 나서서 2차 세계대전에서 보기드문 전함 간의 포격전이 시작되었습니다.(특히 유럽전선에서는 보기 드물었습니다. 애초에 독일의 크릭스마리네가 워낙에 안습이라.....) 비스마르크는 함교에 명중탄을 맞고 뤼첸스 제독과 참모진이 전사하고, 함장이 부상당하는 와중에도 필사적으로 응전했지만, 앉은뱅이가 되어버려서 회피가 불가능한 고정표적 신세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피해를 입은 함포들이(애초에 포탑의 경사장갑도 잘못 적용되서 영국 전함의 포격을 한 번만 맞으면 파괴되는 안습한 상황이......) 하나둘씩 침묵하고 거의 모든 부분이 파손되어 무력화되었습니다. 1시간 30분에 가까운 일방적인 포격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비스마르크는 침몰하지 않았고, 오히려 두들겨패던 영국 전함들이 연료가 떨어져서 철수하게 됩니다. 

 영국해군은 압도적인 포격을 퍼부어도 비스마르크가 가라앉지 않자 당황해서(으아닛! 챠! 왜 안 가라앉는 고야!) 어뢰로 비스마르크를 공격하라고 지시했고, 순양함 도셋셔에서 발사한 어뢰를 맞은 비스마르크는 좌현으로 전복되어 가라안기 시작합니다.(영국은 도셋셔의 어뢰가 결정적인 타격이 되어 격침되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에 독일군은 영국전함들의 포격이 끝나고 물러난 이후에 살아남은 최선임자였던 기관대위 게르하르트 유나크의 지시에 따라 배의 포기가 결정되었기 때문에 자침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이렇게 따지면 미드웨이에서 침몰한 일본 항공모함 4척도 격침이 아니라 자침이라..........

 비스마르크가 침몰하면서 퇴함지시에 따라 수백 명의 생존자들이 물 속으로 뛰어들었고, 영국해군은 100여 명의 생존자를 구조했지만, 유보트가 몰려온다는 경보를 받아 급히 함대가 철수하면서 구조작업이 중단되어 구조받지 못한 수백 명이 방치되었고, 차가운 북대서양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합니다. 비스마르크의 함장 린덴만 대령은 생존하지 못했는데,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부상당한 몸으로 밖에 나와서 퇴함하는 승무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네요.

7. 뒷이야기
 그렇지 않아도 안습이던 크릭스마리네는 비스마르크를 말아먹으면서 더더욱 안습한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수상함대의 대서양 출격은 종지부를 찍었고, 유보트나 소형함정의 소규모 출격만 이루어졌거든요. 비스마르크가 침몰하자 빡친 보헤미아의 상병이 대형함 보전을 최우선하라는 지시를 내려버렸기 때문입니다.

 자매함인 티르피츠(비스마르크랑은 약간 구조가 다릅니다.)는 비스마르크가 침몰할 때 거의 완공 직전이었는데, 상심한 히틀러가 스크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무슨 병신같은..........!!!) 되니츠 제독이 스크랩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뜯어말려 완공했지만 이후에 노르웨이 피오르드에 짱박혀서 영국의 속을 긁었지만 딱히 전공은 없었어요. 이때 노르웨이 사람들이 지어준 별명이 '북해의 외로운 여왕님(엘사? 두유 워너.......)'입니다.

 비스마르크의 발목을 잡은 결정적인 한방은 뇌격기인 소드피시였습니다. 침몰시킨 것은 영국 수상함대였지만, 항공기가 거대전함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전투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영국은 이러한 귀중한 교훈을 무시했고(역시 기행의 나라!), 수리가 끝난 전함 프린스 오브 웨일즈와 순양전함 리펄스를 인도차이나에 항공호위도 없이 파견했다가 시원하게 말아먹고 동양함대궤멸이라는 군가까지 생겨서 '고함드립'을 당하게 됩니다. 영국함대를 용궁구경 보낸 일본도 거함거포에 미쳐서 항모를 제대로 굴리지도 못하다가(정작 진주만 공습이 가능했던 것은 지들 항공모함 덕분이면서....) 미드웨이에서 항모 4척을 후루룩 말아먹었으니.........이놈이나 저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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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는 없고 장황하기만 했던 비스마르크 추격전이 끝났습니다. 어떤가요? 참 허망하죠? 전쟁이라는 것이 그래요. 멋있기는커녕 뒷맛이 씁쓸하거든요.
아무튼 재미없는 글에 추천도 해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오유 밀게에 정보글이 뜸해서 그냥 써봤는데, 이게 참 어렵네요. 

 다음번에는 더 재밌게 쓰겠습니다! 그런 의미로 주제를 몇 개 정해봤는데 뭐를 쓰면 좋을지 정해주세요!(낮에 올렸는데 반응이.....ㅠ)
1. 영국군의 근성, 티르피츠 레이드
2. 영국해군 최대의 굴욕, 말레이 해전
3. 괴링의 땡깡, 그라프 차펠린 이야기
4. 최악의 비전투 손실, 스캐퍼플로 대양함대 자침사건

 배꼽 근처가 간지러워지면 돌아오겠습니다. (사실 저녁만 되면 간지러움ㅋㅋㅋㅋㅋ)
그럼 오늘도 ASKY!!!

출처
보완
2016-02-16 19:40:3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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