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로 갈까 책게로 갈까 하다가
그냥 넋두리라 생각하여 자게에 올립니다.


침묵하면 많은 것이 보입디다.
죽고 못 살던 그 여인도
세상의 전부라던 친구라는 것들도
너 있어 다행이라던 동료들도
그 많던 사람들이 하나 둘
참 아무것도 아니던데

그 잠깐 침묵했더니
그 잠시 손 내밀지 않았더니
그 찰나 먼저 말 안 걸었더니
그 많던 사람들 사라집디다.
그 누구도 말 안 걸더이다.

눈 한번 깜빡였더니
그 많던 사람들 어디 가고
이제야 사람들이 보이데요.
내 사람들이 보이더래요.

침묵하면 많은 것이 보입디다.
잠깐 끈을 놓으면 그제야 알더이다.
 그렇게 사람을 알더이다.
참 내가 늦은 거데요.
이제야 난 알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