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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가 쓰는 최저임금과 복지에 대한 생각..
게시물ID : economy_176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킬리란세로
추천 : 13
조회수 : 1555회
댓글수 : 58개
등록시간 : 2016/02/19 21:42:41
안녕하세요. 저는 1년반차 자영업자.. 소상공인입니다. 2014년 7월에 제 이름으로 된 가게를 갖었으니.. 햇수로는 3년차입니다.
 
글을 쓰기에 앞서... 아무래도 오유라는 커뮤니티는 직장인 혹은 대학생(아르바이트생)이 많기때문에
 
자영업자에 관한 입장을 덧글로 쓰면, 반대가 많이 달리더라구요. 입장차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
 
그런만큼 이 글을 쓰는데 많이 고민을 하였고, 소상공인의 입장은 이렇구나. 라는걸 얘기하고 싶어서
 
결국 글을 쓰기로 결심을 했네요. 열린마음으로 글을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최저임금 인상? 찬성! 하지만 급격한 인상은...
 
방금 베오베에있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글을 읽었어요.. 복지보다 최저임금을 인상해야한다..
 
현재 대한민국 물가에 비해 최저임금이 턱없이 낮은건 사실입니다. 시급 올려야죠.. 맞습니다.
 
자영업자 입장에서 최저임금이 인상된다는것은 지출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최저임금이 오를때 자영업자가 선택할수 있는 사항은 2가지 입니다.
 
첫째, 파는 물건의 가격을 올린다.
둘째, 알바를 해고하거나 근무시간을 줄이고 내가 그만큼 더 뛴다.
 
직장인 혹은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 볼때, 자영업자가 어떤 선택을 하든 좋은점이 있나요? 없다고 봅니다..
 
이런 얘기들을 합니다. 최저임금이 올라서 주머니가 두둑해지면 평소보다 소비를 많이 하니까 만회가 될것이다.
 
정론적인 얘기입니다. 맞는 소리죠. 하지만 대한민국의 상황이... 너무 안좋습니다.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는 뉴스 보셨을겁니다. 현재 정말 경기가 안좋아요...
 
햇수로 3년째인데.. 매년 매출이 20퍼센트 정도 감소가 되고 있어요. 성수기때는 비슷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볼때 그렇습니다.
 
손님들은 몰라요. 저도 손님일땐 몰랐어요. 근데 막상 차리고 나니까.. 보이더라구요.
 
손님으로 밥먹으러 맛집가면 사람 바글바글하죠.. '오 장사 잘되네, 때돈벌겠어' 이런 생각들 하실겁니다.
 
밥집은 식사시간대는 항상 사람이 많습니다 ^^; 사람이 몰릴시간에 와서 판단하기때문에, 자영업자들 다 때돈 버는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 매출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건비 상승은, 유보금이 충분치 않은 소상공인에겐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만약, 현재 최저임금이 6000원에서 바로 10000원으로 오른다.
 
사람들이 나 시급 만원 받으니까 돈 팍팍써도 돼. 사고 싶은거 다 살수 있어. 이렇게 생각할까요?
 
일단 빚부터 갚고... 일겁니다. 소상공인이 가계부채 다 없어질때까지 버틸수 있을까요? 폐업하거나.. 알바생들 대거 해고할겁니다.
 
그럼 일자리가 줄어들어요. 망하거나.. 짤리거나.. 시급 만원이면 뭐합니까. 십만원이면 뭐합니까. 일자리가 없는데..
 
가계부채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면 좋은 선택이 될것이지만, 지금의 대한민국한텐.. 아니다. 라는게 제 판단입니다.
 
최저임금은 소폭으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하는 부분입니다.
 
 
- 그럼 우린 언제 정당한 시급을 받냐.
 
의문이 들겁니다. 이런 삶이.. 끝이 없을것만 같죠. 그래서 복지가 중요합니다. 큰 비중으로요..
 
간접적인 시급인상효과를 본다는거죠. 버는건 똑같은데 주머니에서 나가는돈이 적으니까.
 
시급이 오르지 않았는데도 소비심리가 차차 회복이 됩니다. 이번에 성남에서 보여줬죠. 시급을 올린게 아닌데
 
성남사랑 상품권을 청년들에게 지급한것만으로도 자영업자도 웃고, 소비자도 웃었습니다.
 
시급을 동결하자는게 아닙니다. 인상은 지속하되, 쇼크가 오지 않을정도로만 하고
 
대신 지갑에서 나가는 돈을 커버해주는 복지가 반드시 병행되야합니다.
 
 
- 창업을 하고 나서 든 생각들..
 
소상공인 vs 아르바이트생
 
오유에선 항상 최저임금 얘기만 나오면 이런 구도로 가는게 참 안타깝습니다.
 
저요, 해마다 내는 세금만 몇백만원인데요... 나라에서 제가 장사하는데 도움되는거 해주는거 하나도 없어요..
 
차라리 이 세금으로 청소부를 고용해서 가게 주변 청소 시키고 그러는게 훨씬 나을거 같아요..진짜. 일자리 창출도 되고
 
해보니까 나라가 도둑놈이다.. 이런 생각들더라구요. 알바생이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저같이 소상공인도 세금을 저리 많이 내는데, 우리나라에 수많은 소상공인이 해마다 엄청난 금액을 나라에 내고 있다는거잖아요.
 
그 돈 다 어디로 간거죠?
 
소상공인도 아르바이트생도, 이지경이 된게 뭐가 잘못되서 그런건지. 명확하게 판단해야합니다.
 
물론 간혹 쓰래기 사장들도 있지만.. 가끔 오유에서 그런 덧글도 봐요.
 
'최저임금 못줄거면 장사 접는게 맞지않냐'.. 물론 그 사장의 운영이 문제일수도 있지만
 
좀 가슴아픕니다. 결국 자기자신한테 부메랑 처럼 돌아오거든요. 소상공인들 다 폐업해버리면 어떤일이 벌어질지 예상되시나요..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더 커질겁니다..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아지고, 일자리는 부족하고..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이 다 잘되는.. 그런시대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덧붙여서.. 창업에 관심이 많으신분들... 지금은 하지마세요. 진짜 뜯어말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아니에요..
 
정권바뀌고 경기회복하고 나서하세요. 경기가 워낙 안좋으니까 가격치는것밖에 경쟁력이 없어요.
 
새로운 상품, 맛있는 신메뉴 개발해봐야 비싸면 안팔립니다.. 지금은 그런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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