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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명견 백구 썰...txt
게시물ID : animal_1532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들이삼
추천 : 4
조회수 : 78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2/21 14:50:07
베스트 고라니 썰을 보다보니...

내 인생 최고의 명견 백구가 생각나서

추억 돋는 김에 몇자 적어봐요...

강아지때 몇일 같이 있던 저를 군제대하고도 알아보고 꼬리치고 오줌싸며 격렬하게 반겨주고,

지가 먹던 밥을 땅바닥에 뿌려 놓구 꽁밥 먹으러 온 새 사냥을 하고,

우리나라에 고슴도치가 산다는 걸 속만 싹 흝어 먹은 가죽으로 알려주고,

밤에 콩 먹으러 내려온 고라니를 잡아 마당에 널어놓구 헥헥 거리며 칭찬해달라구 하고,

멧돼지와 쌈질하고,(좀 다쳤어요..ㅠㅠ)

자기 훔치러 마당에 들어온 개장수를 한방에 물어 병원 신세 지게하고,

잡상인과 전도하러온 인간들을 귀신처럼 알고 미친개 처럼 짖어 물리치고,

한밤중에 사람들이 다 잘때면 목줄이 걸려 있는 말뚝에서 끈을 끄집어내고 마실 다니고,

나를 닮지 않았는지, 동네 짱먹고(늘씬한 세파트 기르시던 아래아랫집 아저씨가 백구 땜시 애가 무서워서 밖에 안나온다구 뭐라하던...)

닭집에 보초로 세워놓구 족제비 쥐 등등을 잡아서 기특하다구 했더만, 이 지지바가 닭도 잡아 먹어서 실패....ㅠㅠ

(백구가 새끼때 하두 닭들애게 쳐 맞아서 트라우마가 좀 있어요)

정말 사냥을 잘하는데 이유를 생각 해보니 시골 읍내에서 정육점 하던 아저씨한테 잡고기 얻어다가 생으로 먹이고,

사고치면 밥 굶기던 울 할머니의 치사함에 생긴 버릇이 아닌가 합니다..

울 압지와 나의 강력한 비호아래 뭘해도 이쁘다고 헤헤 거렸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슬프다......


출처 내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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