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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여왕 M
게시물ID : panic_865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열쇠JSY
추천 : 14
조회수 : 219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2/28 0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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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그냥 별 볼일 없는 흔하고 흔해빠진 이야기 입니다.


여왕M이라 불리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여왕 M은 아름다운 외모보다 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재능을 타고 났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외모는 너무 아름다워, 그녀의 그림은 그녀의 외모에 가려졌습니다.
그녀는 뛰어난 머리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여왕M에게 뛰어난 머리를 사용하여 일을 하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녀의 외모만을 칭찬하고 찬양하기 바빴지요.
한 남자가 그녀를 대중앞에 내세웠고 그녀는 그저 대중앞에서 몇번 웃기만 하면 엄청난 재화가 그녀에게 떨어졌습니다.
대중들은 그녀를 위해 자신의 재산을 소비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기적같이 아름다운 소녀의 미소를 보기 위해서 기꺼이 재화를 소비했죠.



여왕M은 사실 대중들 앞에서 웃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그저 조용한 곳을 좋아했고, 아름다운 색의 향연들을 사랑했습니다. 색을 만들어 하얀 캔버스위에 그림을 그릴때, 그녀는 가장 행복하고
살아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대중들은 그녀가 그림을 그리던 말던 관심따위 없었죠.
그저 그녀의 인형같이 아름다운, 천사같이 고운 외모만을 원했습니다.

여왕M은  점점 사람들의 칭찬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들의 찬사와 관심이 두렵고 불안했습니다.

안으로 부터 썩어들어가는 여왕M의 불안따위 대중들에게는 알바 아니었죠.
그들은 그저 천사같이 미소짓는 아름다운 그녀의 웃는 얼굴만을 원했으니까요.

그래서 그녀는 항상 웃었습니다.
미움받지 않기 위해서요.
굶지 않기 위해서요.


아무도 그녀에게 그림을 그리라 하지 않았고,
아무도 그녀에게 공부하라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그녀의 꽃같은 십대와 이십대가 흘러갔습니다.
스물 몇살이 되던 해, 여왕 M은 너무나 무료해서 습작같은 그림들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피카소의 재림이라며 습작같은 그녀의 그림을 찬양하기 시작했고 비싼 값에 그림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천재 미녀 화가의 탄생!

사실상 이미 소비될대로 소비된 여왕M의 이미지에 대중들이 슬슬 질리고 있었거든요.
남자는 머리가 좋았습니다.
그녀를 순식간에 고급화, 차별화 하여 여왕M의 웃음을 더 욱더 비싼 값에 판매했고 그녀는 여전히 잘 소비되었습니다.



원하는 그림을 그리게 되었지만 여왕M은 여전히 외롭고 고독했습니다.
그녀가 원하는 강렬한 색의 향연들에 대해서 말하던 날, 대중들은 왠지 그녀가 이상해진 것 같다며 술렁였습니다.
곱고 고운 아름다운 그림만이 그녀에게 어울린다고 말했죠.


여왕M은 무서웠습니다.
처음으로 받은 비난의 눈초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때문이란것에 너무나도 큰 공포를 느꼈습니다.
그녀는 대중들이 원하는 그림만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림 그리는 것이 더 이상 즐겁지 않게되었습니다.





어느날, 몰래 그녀에게 다가온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그녀가 비난 받았던 그 강렬한 색의 열정에 대해서 자신은 매우 감동을 받았다며 다시 한번 그런 그림을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찾던 이상향의 그림이라고요.
여왕M은 격렬하고도 강렬한 남자의 공감에 기뻐했고 그를 위해 미친듯이 그녀가 원했던 그림을 그려댔습니다.

그녀가 그린 그림을 본 남자는 뛸듯이 기뻐했고, 남자가 기뻐하는 모습에 여왕M은 행복해졌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남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남자는 여왕M을 품었고, 여왕M은 남자의 품에서 처음으로 여자가 되어 행복했습니다.
다시는 대중앞에 그녀를 세운 남자의 말에 따르지 않을 것을 속으로 다짐하며, 진정한 자신을 알아봐주고 발견한
이 남자와 평생을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그녀의 꿈은 며칠후 산산조각났습니다.
남자는 여왕M과의 하룻밤을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그녀를 기념품처럼 전시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녀에게 사랑의 증거로 얻은 그림들이라며, 여왕M에게 받은 그림들을 대중앞에 내놓았습니다.

"사랑에빠진 여왕M 의 작품"은 역시 불티나게 팔려나갔습니다.
그리고 여왕M은 팔려나가는 그림의 속도만큼 마음이 산산조각 났습니다.
사랑에 빠진 여왕M의 작품시리즈를 사는 고객들은 주로 남자였으며, 그 그림을 걸어놓으면 여왕M이 찾아와
하룻밤을 보내주는 거냐며 농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더 이상 대중들의 요정도, 천사도 아니었습니다.
여왕M은 대중들 앞에서 사라졌습니다. 





여왕M은 은둔하여  남자를 멀리했고 그림에만 그린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그녀를 그리워 하는 몇몇의 남자들은 수소문을 해 그녀의 그림을 사 자랑처럼 걸어놓았습니다.
그렇게 여왕M은 대중들 앞에서 사라진 후에도 한동안 화자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꽃들이 그렇듯 그녀도 점점 대중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져갔습니다.
그렇게 삼년이 지나고 사년이 지나고 오년이 지났습니다.




그녀의재능은 진짜였지만, 한번 받은 상처는 멍에처럼 여왕M에게 남아 하루하루 자살충동속으로 그녀를 끌고들어가 서서히 빠뜨렸습니다.
그림을 완성해가며 겨우버티는 그녀는 결국 대인공포증과 공황장애 그리고 불안장애속에서 하루하루 말라가며 스스로의세계에갇혔습니다.


잊혀진 여왕M은 나이를 먹었지만 여전히 아름다웠고 그녀의 그림을 사고 싶어하는 고객은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남자들은여전히그녀와 동침하고싶어했습니다. 
그녀의 그림을 헐값에 사며 그녀에게 은근히 사랑에빠진 여왕M시리즈를 자신과 재연해 볼 생각
이 없냐며 추파를 던지기도 했지요.

그러나 그녀는 그 누구에게도 몸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은 점점 더 흘러갔고 그녀는 점점 더 나이가들어갔습니다.
아름다웠으나 서른이 훌쩍 넘은 그녀에게
더이상 남자들은 그미모에 홀리지않았으며
그녀의작품을 폄하하기시작했습니다. 
몇년전에 헐값에라도 팔리던 그림은 한끼 식사도 안되는 값에도 잘 팔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중앞에는 새로운 여왕k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여왕M은 어느날, 너무도 배가 고프고 비참해,
목을 매어 자살했습니다.


그녀의 자살은 크게 화자되었고, 어떤 이들은 그녀의 그림을 기념으로 간직하며 추모했으며.
어떤 이들은 그녀를 비웃으며 그녀의그림에 침을뱉고 불을지으며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그리고 정확하게 일년 후, 사람들은 여왕M을 완벽하게 잊었습니다.
그들에겐 새로운 여왕k가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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