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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중단, 그동안 보아왔던 것들이 있어서 믿어봅니다.
게시물ID : sisa_6752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핥핥
추천 : 1
조회수 : 15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3/01 04:00:30
필리버스터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속시원한 이벤트였습니다. 합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너무 좋은 투쟁방식을 택한 것 같아 뿌듯했고, 그 자리에 서시는 많은 의원분들이 너무나 개성 넘치고, 결기가 대단하고, 알찬 내용도 많았던, 유쾌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저는, 어제 다수의 미국인에게 필리버스터가 진행중인데 정말 재미있고 내용도 좋다고 자랑까지 했었습니다. 하지만, 국정원 권한강화, 감청, 계좌추적, 등등을 영어로 말하기는 너무너무 어려웠습니다. ㅠㅠ

그런 필리버스터를 멈추게 되어서 안타깝습니다. 화도 납니다. 하지만 화가 나는 이유는, 언론이 삐딱해서, 새누리당이 너무 나빠서, 대통령이 너무 악랄해서 이지 절대 더불어 민주당이 바보같아서, 의지가 없어 보여서가 아닙니다. 

필리버스터를 멈추게 된 이유, 이런저런 정황들과 들려오는 소식들을 통해 추론 정도는 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변수가 너무나도 많은 우리나라 정치 환경에서, 그 자세한 내막을 내가 정확히 알게 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정치는 판단과 선택의 영역입니다. 정치인은 소신에 따라, 혹은 정파의 이익에 따라 그에 맞는 선택을 하고, 유권자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선택을 합니다. 문재인씨가 더불어민주당을 맡아서 이끌어 갈 때에도, 처음에는 잡음이 많았지만 결국 얼마나 저력있는 당으로 탈바꿈 하고 있습니까. 

적어도 저는 민주당이 지금 굉장히 예전보다 좋은 인물들과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그들의 지금 판단이 아쉽지만 분명히 최선을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믿고 지지를 철회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고, 가장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5공 청문회로 살인자 전두환 노태우를 죽이지는 못했지만, 그로 인해 노무현이라는 걸출한 인물을 우리가 알게 되었고, 사실 DJ이후 그 뒤를 이을 사람이 아예 없을 뻔 했는데(노무현 돌풍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이인제가 대선후보가 되었겠지요 -_-) 민주정부 10년이라는 정말 꿈같은 시기를 갖게 된 것 아니겠습니까. 이번 필리버스터도 우리가 열광했던 많은 의원님들이 유명세를 타게 되었고, 그분들이 나중에 그 인지도를 어떻게 이용해서 나라에 좋게 사용할 지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비록, 테러방지법이라는 거대악을 완전히 막는데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어차피 민주주의라는 큰 열매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걸음씩만 나아가야 하는 것이니까, 게다가 우리는 더러운 친일파 세력들이 어떻게든 민주주의를 막으려는 악조건에 쳐해 있지 않습니까. 어쩌면 반보, 아니 반의 반보라도 나아가는 것 자체가 기적일 수도 있습니다. 

실망이 너무 크셔서 지지를 철회하시는 분들도 물론 개인의 선택이니까 존중합니다. 하지만, 그분들의 실망해서 가는 곳이 정의당이라는 것에 저는 또한 큰 희열을 느낍니다. 정의당이 지지율이 높아지면, 더불어민주당이 더더욱 혁신되는데 큰 힘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주일도 안되는 기간의 필리버스터, 승리가 보장되어 있지 않더라도 이렇게 신나고 즐거울 수 있을 수 있어서 고마웠습니다. 앞으로는 이왕이면 끝이 승리였으면 더 좋겠네요. 믿고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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