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은행 이체를 하고 난 직후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받아보기는 처음이라 피싱인줄 알면서도 조금 긴장되었습니다.
전형적인 중앙지검 어쩌고 대포통장 피해 어쩌고 하는 래퍼토리였지만 말투에 연변쪽 억양이 조금 섞여있고 내용이 덜 매끄러웠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본 것처럼 치밀하지는 못한것 같았습니다.
조사받으러 오겠느냐는 질문에 '갈게요. 거기 어디예요?'라고 했더니 당황하면서 '서초구에 있다'라고 하길래 '서초구 어디요? 주소를 알려줘야 가든지 말든지 할거 아니예요?'했습니다.
그랬더니 '조사받아도 괜찮겠냐? 조사받을거냐?'라는 질문을 꽤 강압적으로 하길래 '알았으니까 소환장이나 보내라'라고 했더니 뚝 끊어버리대요.
아무튼 별 시덥잖은 경험이었는데 제가 굳이 글을 쓰는 이유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보이스피싱 전화가 제가 은행업무를 본 직후에 왔다는 겁니다.
인터넷뱅킹으로 이체를 하다보면 본인 확인을 핸드폰으로 하기도 하잖아요. 핸드폰으로 온 전화로 본인확인을 하고 이체를 하자마자 1분정도? 있다가 받은 전화라 본인확인 중 전화번호가 유출된 것은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근데 황당한건 해당 은행에 전화해서 사정을 알려주니 '본인확인 과정중에 정보가 유출되었다는 증거가 없으니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것입니다. 내가 뭘 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이러이러한 절차중에 이런일이 생겨서 의심스러우니 좀 더 보안을 강화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싶었을 뿐이었는데 말이죠.
아무튼 모두들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