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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내 아들의 단짝
게시물ID : panic_867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데_헷
추천 : 26
조회수 : 374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3/14 23:49:18
작년, 우리 옆집으로 이사온 알렉스는 내 아들 노아의 단짝이었어. 캘리포니아에서 이사 온 알렉스네 가족을 맞이하러 갔을 때부터 그 둘은 친해졌지. 남편과 내가 알렉스의 부모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둘은 함께 놀면서 서로 잘 맞는다는 걸 금방 알게 됐거든

노아는 그 때 4살이었고 알렉스는 그보다 두 살 많은 6살이었어. 둘은 언제나 찰싹 붙어 다녔지. 학교가 끝나면 알렉스가 찾아와 함께 포켓몬을 보고, 엑스박스로 비디오 게임을 하고, 그것도 아니면 그냥 바깥을 쏘다니는 둥, 그 나이 또래 애들이 으레 그러듯 말야.

주말에는 노아가 알렉스의 집에 가서 하룻밤 자고 오기도 했고, 알렉스가 우리집에 올 때도 있었어. 자연스레 알렉스네 부부와 우리는 서로의 아이들을 자주 봐주게 됐지. 그래서 그 둘은 거의 매일매일을 함께 보냈어. 둘 다 외동아들 이었으니까, 그렇게 잘 맞는 절친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지.

그 해 7월, 라이언과 나는 두 아이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가기로 했어. 그 놀이공원은 우리가 살고 있는 헌팅버그에서 30분 거리에 있었어. 그래서 우리는 놀이공원 오픈시간에 딱 맞춰 도착할 수 있게 아침 10시에 출발하기로 계획했지.

놀이공원에 가기로 한 하루 전 날의 일이 아직도 생각나. 그 날 낮에 알렉스는 우리집에 와서 노아와 함께 남편의 낡은 슈퍼 패미콤으로 동키콩 게임을 하고 있었어. 알렉스의 엄마가 6시에 그를 데리러 오기로 했었는데, 놀이공원에서 입을 수영복을 사러 쇼핑몰에 가야 했기 때문이었어.

내가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을 때, 알렉스가 다가왔어.



“리비아 아줌마, 쿨에이드 좀 마실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너희 엄마도 곧 오실 거야.”



난 그애를 향해 웃으며 대답했어. 내 아들과 잘 지내는 알렉스를 나 역시 좋아했거든. 손을 말리고 찬장에서 컵을 꺼내 쿨에이드를 따라 주는 순간 밖에서 경적소리가 들렸어. 알렉스의 엄마가 도착했다는 소리였지. 알렉스는 컵을 받아서 벌컥벌컥 마시고 내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곧장 뛰어나갔어,



“잘 가, 알렉스!” 나는 부엌 창문을 통해 알렉스 엄마의 차를 보면서 소리쳤어,



다음 날 아침, 나는 평소처럼 아침 6시에 눈을 떴어. 커피를 끓이면서 페이스북을 뒤적이고 있는데 잠에서 덜 깬 노아가 방에서 나와 복도로 걸어왔어. 하품을 하고 눈을 비비면서.

나는 내 예쁜 아들을 향해 미소 지으며 내 무릎 위로 올렸지. 눈을 가리는 덥수룩한 금발머리를 빗어주며 이렇게 말했어.



“놀이기구 탈 준비 됐니? 엄마는 놀이공원이 오랜만이라 조금 떨리는 걸”

“우린 오늘 못가요. 엄마.”



노아의 파란 눈이 나를 바라보며 말했어.
내가 찌푸리며 대답했지.



“”왜 그렇게 말하니, 노아?”



노아가 자신의 손톱을 뜯으면서 대답했어.



“어젯밤 자고 있을 때, 알렉스가 말했어요. 이제 더 이상 같이 놀 수 없다고”



나는 노아가 꿈 얘기를 한다고 생각했어.



“오 얘야, 그건 단지 꿈일 뿐이야”



노아가 고개를 저었어.



“아니에요 엄마. 알렉스는 진짜로 많이 다쳤어요. 그리고 그 다음에 내가 봤을 때에는 상자 안에 들어있었다고요”



나는 내 아들을 정말로 오랫동안 바라봤어. 그애가 다시 일어나서 방으로 돌아갈 때까지. 나는 정말로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몰랐어. 노아는 진지해 보였지만 나는 그 애가 꿈을 꿔서 그렇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알렉스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지.

알렉스의 엄마가 전화를 받았어. 그녀는 전화를 받자마자 내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크게 소리를 질렀어. 그리고 이어진 흐느끼는 소리에 내가 힘겹게 알아들은 내용은 대충 이런 내용이었어.

알렉스가 어제 쇼핑몰에서 차사고를 당했다는 거야. 그 애는 좌우를 살피지 않고 주차장으로 뛰어 들어갔고, 단지 아주 조금 빠르게 달려오던 차는 그애를 보지 못하고 치어버렸어. 알렉스는 그렇게 죽게 된 거지.

그녀에게 이야기를 듣자마자 나는 전화를 끊고 싶었어. 앉아서 내 아들의 절친이 죽었고, 그 사실을 내 아들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이해할 시간이 필요했으니까. 하지만 나는 그녀가 충분히 진정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지.

끝내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그대로 앉아 내가 방금 무엇을 들었는지 이해하려 애썼어. 그러던 중 남편이 일어났고 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애기했지. 노아에 대한 건 빼고 말이야. 왜인지 몰라도 그에게 말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몇일이 지나 알렉스의 장례식이 있었어. 놀랍게도 ‘open casket’(*관이 열려있는 채로 치르는 장례식) 으로 진행됐지. 장례업체가 알렉스 몸의 상처들을 말끔하게 단장해 놓았더군. 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아도 장례식에 함께하게 됐어. 남편은 아이를 보호하는 것보다 이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우리가 열려있는 관 앞에 서있을 때, 노아는 그저 물끄러미 바라봤어. 난 애가 당황한 건지, 아님 그냥 이해를 못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어. 그냥 노아는… 알렉스를 쳐다보고 있었어. 아이의 손을 엄지로 문질러 주면서 눈물을 꾹 참고 있는데, 갑자기 노아가 날 올려다보며 말했어.



“엄마, 이게 내가 말한 상자에요”



이게 8개월 전에 있었던 일이야. 이후 우리는 다른 웨스턴 켄터키의 작은 마을로 이사했고 노아에겐 새 친구가 생겼지. 알렉스 만한 친구는 없었지만 말이야.

그렇게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내가 이제서야 이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도 있어. 하지만 이 글을 쓰게 된 건 어제 있었던 일 때문이야.

어제 나는 거실에서 컴퓨터로 레포트를 쓰고 있었어.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서 학교로 돌아갔거든. 그 때 노아는 거실 쇼파에 앉아 어드벤처 타임을 보고 있었지.



“엄마”



노아가 날 불러서, 난 그애를 쳐다봤어.



“왜 그러니 얘야?”

“나 알렉스가 보여요.”



그 순간 말 그대로 오한이 내 척추를 스쳐지나갔지. 내 팔의 솜털 하나하나까지 곤두서는 느낌이었어. 나는 이성적이 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지. 이게 내 아이 나름대로의 대응기제 쯤이라고 생각하려고 했어. 알렉스가 죽고 나서 노아는 그 애가 그립다거나, 그 애가 여기 있었으면 좋겠다거나 하곤 했거든. 하지만 그 애가 보인다고 말한 건 처음이었어.


난 뭐라고 말해야 할지 고민했어. 다섯살 짜리 아이가 죽은 친구가 보인다고 해야 하는데 대체 무슨 말을 해야할까. 그 순간 내 머릿속에 질문 하나가 떠올랐어.



“다음에 알렉스를 보면, 내가 알렉스에게 마지막으로 뭘 해줬는지 물어봐줄래?”


내 책상 옆에 있는 리클라이너를 쳐다보면서 노아가 말했어.



“우리 엄마가 너한테 마지막으로 해준 게 뭐야?



몇 초가 흐르고 노아가 다시 내 쪽을 향했어.



“자기한테 쿨에이드를 만들어줬대요.”





출처 http://www.reddit.com/r/nosleep/comments/2ydlga/my_sons_best_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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