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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설계당하다..
게시물ID : travel_175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종합예술인
추천 : 4
조회수 : 113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3/15 22: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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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일이다.  설계를 당했다. 내가 호구처럼 보였던 것일까? 아님 내가 객기를 부린걸까? 내가 당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땐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시베리아를 횡단해 집으로 돌아갈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돈으로 그냥 맛난 걸 먹으며 즐기며 여정을 마무리 하자는 기분에 너무 취한 걸까! 아니면 무엇이었을까?   열차에 오른지도 벌써 여러 날이 지났고, 밥 다운 밥을 먹고 싶었졌다. 그리고 횡단열차의 식당은 어떤 곳일지 한번 쯤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꼬리칸에서 여러 객실을 거치고 거쳐 식당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유난히 친하게 구는 웨이트리스 '제냐'가 반겨 주었다,  사실 유럽에서 1년을 보내며 여러 구라파의 여인을 보아왔기에 제냐은 그리 미녀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고독한 기차여행 때문이었을까! 다소 부담스럽지만 그녀의 호의를 받아들이며 평소면 시키지도 않을 샐러드도 시키고 저녁을 주문했다. 대략 400루블 선에서 한 가지 메뉴가 정해졌기에, 많이 나와봐야 1000루블 안밖이겠지 생각하며, 마실 걸 고르라는 제냐의 제안에 허세를 부리고 싶었던 것일까! 소고기엔 레드와인이지 생각하며 한 잔 주문했다. 그리고 설계가 시작되었던 것일까?  제냐는 와인 한잔을 가져오며, 혼자 여행다니면 심심하지 않냐며 같이 이야기 하자면서 자신도 한 잔 마시면 안되겠냐고 묻기에 흔쾌히 그녀에게 한 잔 권했다. 와인 한 잔 얼마나 할까? 비사봐야 밥한끼 정도 아닐까?   러시아 여행은 처음이냐? 러시아에 대한 느낌은 어떠냐? 대충 시덥잖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저녁을 먹었다. 끊임없이 그녀는 나에게 이것 저것 권했다. 러시아 사람은 요리엔 도수가 높은 술을 먹는다며, 보드카나 꼬냑을 가져다 줄까? 라고 묻지만, 난 술을 그리 좋아 하지 않기에 사양했다. 그리고 와인에 치즈가 어울린다며 한 접시 어떠냐고 한다.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나이가 몇이냐? 여자친구는 있냐? 물어 본 것에 괜히 하세를 부리고 싶었던 걸까! 치즈도 한 접시 시키고 그녀의 빈잔에 한잔 더 하라고 권했다.   그리고 계산서를 가져왔다.   쿨하게 계산서를 보지 않고 옆으로 치웠다.  '대충 2000루블 쯤 나오지 않았으랴. 러시아 여인과 이야기하며 먹은 저녁 좀 비싸게 먹었다 치자.'  제냐가 확인해 보라고 한다. 그래서 뭘 확인이냐는 듯 계산서를 확인 했다.   5500루블!!   뭐지!? 뭐에 홀린건가?? 1600/2 이건 뭐지?  와인 한잔에 1600루블이었다.   젠장 대충 메뉴를 보고 와인이 얼마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와인을 주문했던 것이다.   이건 당한걸까? 나의 객기였을까?   이건 무엇일까? 유럽의 저가 와인을 생각하며 차 한 잔 가격에 와인 한 잔을 즐길 수 있었는데.. 이 식당의 와인은 뭐지? 미친.. 가격 밸런스를 파괴하는 이런 와인을 넣어논 것은 낚시일까? 아님 와인에 대한 유별난 애정이 있기 때문일까?   당황한 기색을 숨기고 계산을 하가려 하자, 제냐은 아직 계산하지 않은 마지막 한잔이 남았다며 10% 세금을 붙혀 1760짜리 와인 한잔의 계산서를 가져온다.   저녁 한끼에 7260루블이라...  내가 가진 현금을 이 한끼에 다 떨리고 난 식당칸은 뒤로하고 꼬리칸으로 돌아간다.   객기였을까? 설계를 당한걸까?   양심도 없는 년! 그리 비싼 와인일 줄 알면서 한 잔하자고 한걸까?  양심이 있는 년이면, 두 잔째는 사양해야지!!   정말 남은 돈을 탈탈 털리고, 기차에서 이틀을 더 보내야 한다..   잠이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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