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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이 끝나고 있다 (완) - 헬조선은 누가 만드는가?
게시물ID : economy_182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뇌를썰어
추천 : 6
조회수 : 1554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03/23 21: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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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감사합니다. 제가 썼던 글이 감명깊었든 조금은 어색하든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시고 공감해주신 것은 저에게 소소한 일상의 큰 이벤트 였습니다.
저는 처음 이 글을 썼을 때 어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실 줄은 상상도 못했고, 첫글은 너무나 비극적이라 종말론자처럼 비춰질 모습에 바로 잡고자 두번쨰 글을 썼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뜻만 컸었는지 내용은 비교적 부실했던 것을 지적 받았고, 저도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저의 신념은 확고합니다.
비극적 세상에서 비극은 쓸데 없고, 희극적 세상에서 희극은 쓸데 없습니다.
기사도가 무너진 세상에서 돈키호테는 마을을 떠났고, 해가 떠오른 산속에서 짜라투스트라는 세상으로 몰락했습니다.
헬조선이라 불리는 비극적 세상에서 비극을 써봤자 현상유지말고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 저의 결론입니다. 

지금부터 쓸 내용은 경제영역과는 많이 벗어난 심리적 영역에 속한 글입니다. 하지만, 이미 모든 소비주체는 이성적이고 합리적 소비를 한다고 전제하던 고전경제학의 전제가 무참히 깨진 지금, 감성적이고 모순적 경제주체인 인간의 심리는 결국 경제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 글을 경제게시판에 씁니다.

앞선 두글의 반응은 개인적으로 너무나 흥미로웠습니다.
하나는 비극에 반응하는 개인과 다른 하나는 희극에 반응하는 개인이었습니다.
비극에는 역시나 사람들은 절망으로 화답했습니다. 그런데 희극에는 사람들은 무덤덤했습니다. 심지어는 희망이 될 수 있었던 내용을 자신만의 절망으로 너무나 쉽게 전환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현재를 보는 건 쉽지만 미래를 꿈꾸어 본 적도 없고 꿈꾸는 상상력을 발휘해보지 못했기에 발생한 문제기도 합니다.

너무나 유명한 상식 하나 소개하려 합니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행복지수는 높다.'
왜일까요?
가난한 사람들은 정상이 무엇인지 상상할줄 몰랐던겁니다. 무엇이 이상적인지 상상속에조차 없던 것입니다. 설령 세상의 진실을 조금이라도 알았던 사람들은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냥 망각 속으로 던져 넣은 겁니다.
무언가 얻은 것이 생기고 무언가 아는 것이 생기면 불만은 한 낮의 그림자처럼 어느샌가 내 밑에 확고히 자리잡습니다.
현재 2016년 헬조선을 외치는 자들이 바로 그런자들입니다.

헬조선은 누가 만듭니까?
헬조선은 우리가 만든것입니다.
헬조선이 생겨나기전 이 땅의 어른이란 사람들은 세대담론에 가로막혀 2030세대를 정의 하느라 바빴습니다.
N세대, P세대, 88만원세대, N포세대 등등...
하지만 모든 담론은 무효했습니다. 그런 와중 그들이 정의하려 했던 세대들은 스스로 헬조선을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헬조선은 누가 만든 것입니까? 당연히 우리 것이 되야 합니다.

과거에는 문제시조차 안되던 문제들이 이제서야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과거에는 상상치 못했던 세상을 이제서야 머릿속에 상상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것은 과거세대들보다 더욱 발전된 세대, 현 세상에 더욱 들어맞는 세대라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봅니다.
이 땅에 스스로를 마나님과 돌쇠로 인식하기를 거부하고, 계급파괴된 개인화 된 현대인을 처음으로 꿈꾸는 세대가 바로 현재 2030세대입니다.

변혁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말 21세기 중반이면 우리가 지금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의 세계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작곡하고, 그림 그리고, 소설을 쓰고, 심지어는 인간으로부터 바둑을 이긴 지금, 무인차가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고, 화폐가 사라지고 있고, 석유에너지가 대체 되고, 어쩌면 죽음이라는 생리현상까지 넘게 될 인간의 미래에는 상상치 못한 어마어마한 경제변혁이 몰려올 것입니다.
이 파도를 분명히 인식하고 그것을 타기 위해 우리는 가뭄으로 쩍쩍 갈라진 논밭에서 서핑보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만약 실패한다면, 1910년대 조선인들이, 1950년 조선인들이, 1970년 한국인이, 1997년 우리가 겪었던 그리고 물려줘야 했던 똑같은 유산을 우리 자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입니다.
헬조선을 만든 꼰대들이라며 원망과 멸시와 모욕을 짊어질것입니다.

헬조선은 누가 만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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