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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보는 좌파 엔엘/피디에 대한 추억...
게시물ID : sisa_7007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arijan99
추천 : 11
조회수 : 849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16/03/27 23:13:31
나는 90년대 초반에 대구에서 대학을 다닌 평범한 가장이다.
내눈에 보인 주사파 혹은 NL에 속해있던 분들은 시기마다 각기 다른 모습이다...
올림픽이 한창이던 내 중학시절, 그들은 가장 격렬하게 독재와 맞서서 싸우며 피흘리던 투사의 모습이다.
당시 경북대학교 정문과 대구시내(번화가)의 사이에 살던 내게 전경과 투석전을 벌이며 전진하던 선배들의 모습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집앞 칠성시장을 지날때면 장사하시던 우리 어머니와 친구분들은 떡을 사서 뒤쪽의 학생들에게 나눠주시고, 
주위 행인들도 그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당시의 그들이 모두가 NL은 아닐지라도 70%이상이었기에 NL은 내게 불의에 대항하는 젊음의 상징이었다...

90년 초반에 대학을 입학하니 '불의에 대항하는 젊음'의 상당수가 현역선배로 남아있었다. 
정상적으로 군대에 다녀온 남자들은 87학번이 졸업반이었고, 수감되거나 퇴학을 당한 여자들은 복권되어 돌아왔다. 
사상학교라 불리던 모임의 내 선생님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던 그들의 격열과 처절함은 사라지고 없었다...
대통령선거 직선제라는 목표를 달성함으로서 운동 동력을 상실한 선배, 
데모 중에 잡혀서리 강제로 군대에 징집되어 소위 '쌍팔년대 군대'의 3년간 고문으로 지극히 현실적이 되어버린 선배, 
이처럼 흩어지는 동지들을 되돌려 조직을 만들기에 바쁜 선배,
그리고 정신줄을 놓아버린듯이 그냥 그렇게 사는 선배까지...

어느덧 나도 군대를 제대하여 고학번이 되어 복학을 했다. 
나의 선배들은 당연하게도 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취직하여 자신들의 추종자인 내게 맛있는 술과 안주를 사주곤 했다. 
곡주사에서 천원짜리 막걸리와 파전으로 끼니를 때우던 저학년 시절과는 다르게 삼겹살에 소주가 주메뉴였다. 
이럴 즈음에 나와 인연을 끊어버린 선배들이 있었으니, 흩어진 동지들을 되돌려 조직을 만들기에 바빳던 이들이다. 
이 선배들과 토론하며 피부로 느낀것이 운동권 내의 파벌, 이른바 NL(National Liberaty??)과 PD(People Democracy)였다.
엔엘은 착취의 원인으로 미국제국주의(미제)라 보며 국가들이 연대하여야 착취의 구조를 해소할 수 있다고 봤다. 
당연히 마오이즘, 주체사상과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 있기에 엔엘의 30%정도가 주체사상을 공부했다. 
피디는 착취의 원인으로 계급에 있다고 보았기에 노동자 투쟁이 우선이었다. 
운동권 내에서 30%정도의 지분을 가지며 아웃사이더였던 피디는 운동권 전체의 퇴조를 예감하여 여러 지엽적인 운동으로 진화하였다.
뭐... 대표적인 보기로는 경실련을 필두로 하는 경제 민주화, 환경운동, 여성운동, 신앙 등으로 전문화 되었다는 것이 맞을것이다...

피디선배들은 원래 아웃사이더로 기득권이 없으니 자신들의 신조에 맞게 어디든 이동했다.
예를 들어,
경실련에 참가하던 선배들은, 착취를 세분화 하여 대주주(자본가)의 폭권에 대항하는 소주주(노동자)들을 대변하고자 했다...(성공했든 못했든...)
환경운동에 참가하던 선배들은, 착취를 환경파괴세력(자본가)와 환경유지세력(노동자)로 나뉘었다...
여성운동에 참가하던 선배들은, 착취에 여성불평등(남성이자 자본가)와 여성(노동자)로 구분했다...
다시말해 기업을 소유하고있는 대주주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환경파괴적인 생산환경을 조성하며 노동자들 사이에도 계급을 만들어 여성, 소수자를 더욱 착취한다... 라는 요지다...

당시의 상황으로 본다면 피디선배들의 생활밀착형 운동이 한국사회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던 내게 엔엘 선배들은 예기했다. 
요즘처럼 운동권의 세력이 줄어드는 시국에는 주류인 우리 엔엘을 중심으로 단결해야한다.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가장 좋아하는 노래면서 싫어하는...)'
우리가 선진으로 나가니 피디나 신입생들은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따라오기만 해라...
조직이 앞서며 강령이 우선이니 따르지 않는자는 반동이다...
... 당신의 내 심정은 교회에서 목사님과 토론하거나 삼성팬들 앞에서 이만수 기용에 대해 이의 제기할때나, 우리아부지를 대할 때 느낌과 같았다...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었다고 할까... 마왕과 싸우다가 마왕이 되어버린 용사라고나 할까...

386이라 불리던 내 마음속의 영웅들은 이제 초로의 정치가들로 변했다...
대구출신의 일단의 영웅들은 저주스런 한누리에 몸담았고,
또 다른 일단은 민주당에 입당한후 산화해서 공기처럼 존재감이 없어졌다...
참 좋았던 노동당은 필려고하다가 고질적인 엔엘피디의 투쟁으로 정의당과 ....으로 갈려져버렸다...

총선이 가까워지니... 술처먹고 지랄터네요...
금수저는 안되어도 흙수저는 아닌 저의 운에 만족하면서 생각합니다...
제발... 상식에 어긋나는 사람은 선거에 나오지도 더욱이 당선되지도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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