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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기념] 씨앗비
게시물ID : panic_870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angbi
추천 : 14
조회수 : 2480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6/04/05 07: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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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낮 씨앗이 내렸다. 
씨앗은 티끌만큼 작았다. 

씨앗이 내린 곳 나무가 자랐다. 
씨앗은 사람 몸에도 내렸다.

소년 머리에 나무가 자랐다.
소녀 어깨에 나무가 자랐다.
그의 손목에 나무가 자랐다.
그녀 가슴에 나무가 자랐다.
노인 허리에 나무가 자랐다.   

뇌수를 양분삼아 쭉쭉 뻗었다.
어깨를 뚫고 뿌리 내렸다.
손목까지 휘감은 뿌리는
가슴을 에둘러 허리께를 죄였다.
 
사람 터에 영양 많아 나무 참 삽시에 큰다.
곧은 나무 단단하여 콘크리트 뚫고 오른다
높은 나무 무성하여 도시가 숲이 된다.

비 내리고 해 비추길 며칠 반복해
인목 가지 붉은 잎 틔운다.
잎 속 맺힌 붉은 열매 탐스럽다. 

자란 나무들이 다시 씨앗 뿌려
숲을 넓혀간다. 빼곡하게. 빈틈없이.

나무된 사람은 천년을 살게다.
천년간 지구가 깨끗해지면
천년지나 가지마다 아기가 열리리라.

아기들 울음으로 합창할 때
새 역사가 시작될지니.

  
출처 네번째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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