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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전.....
게시물ID : phil_137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ede
추천 : 4
조회수 : 502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04/05 21: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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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직 초등학생(혹은 국민학생)때 저는 호기심이 무척 많은 어린이였습니다.
공부하기를 좋아했고, 책읽기를 좋아했고, 컴퓨터 게임도 좋아했고, 친구들과 노는 것도 좋아했고,
그리고 제 아버지와 함께 신문을 읽고 뉴스를 보는 것도 좋아했습니다.
세상 만물이 새롭고 신나던 그때였습니다.

더 어렸을 적에는 호기심에 가득차서 양잿물로 만든 비누를 두부로 착각해서 손가락으로 찍어서 맛보다가 혀를 다친적 도 있었습니다. ㅋㅋ

서문이 길었습니다.

제가 초등학생 고학년(?) 시절에 어떤 일이 이제서야 기억이 납니다.

어느 신문기사를 아버지와 함께 읽고 있었는데, 기사에서

'헤게모니의 종말'을

분명히 읽었습니다. 그때 신문은 국한 혼용에서 전문 한글화 과정이 끝난 상태였을 것이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제가 이 기사 내용을 제 아버지께 물어보았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20여년이 지난 지금,

제가 '헤게모니의 종말'을 겪고 있습니다.

철게 여러분들도 겪고 계시고 있으시거나, 아니면 이미 겪으신지 오래되셔서 지칠대로 지치신 것이실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아직 모르시고 계시는 분들도 분명히 있으실 것입니다.

사실 제 솔직한 심정은 헤게모니라는 것을 몰랐으면 차라리 낫다 싶습니다.

현실을 바라보고 이상을 생각하게 되면 누구나 무지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언컨데 무지는 종교 이상으로 더 지독한 아편입니다.

이제 막 서른 초반에 든 사회 초년생으로서 앞으로 최소 30년동안 어떤 헤게모니를 선택해서 인생이라는 험난한 길을 헤쳐나가야 할 것인가,

여느 추석명절과 다름 없었지만, 저보다 나이가 10살 이상 위였던 사촌누님의 남편분께서

아기들과 같이 놀고 있을 무렵,(2006년, 2007년생입니다.)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스개소리로 한, '앞날이 깜깜하다.'라는 말이 이제 가슴에 와 닿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는 헤게모니의 실종이라는 매우 위험한 상태에 직면해있습니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특히 자본주의는 구소련 붕괴 후 30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벌써 그 속내를 아무 두려움 없이 드러내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보편적 사회현상을 우리는 실질적인 위협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상태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자본가들이 들 최악의 카드는 제3차 세계대전입니다.

물론, 경우의 수는 극히 낮습니다. 그들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말도 안되는 카드를 집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누가 알았습니까? 가장 현대적인 헌법을 지녔던 바이마르 공화국이 허무하게 쓰러진 사례가 있듯이,

지금 미국의 대선에서 누가 후보가 되고 누가 선출이 될 지, 현재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되겠습니까?

안타깝지만, 현실에서 철학과 정치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습니다. 철학이 방향키이고 정치는 돛 달린 돛대입니다.

문제는 유물론은 이미 종말을 고했고, 신자유주의도 사형선고를 받은 상태입니다.

지금같은 혼돈의 시기에 어떤 헤게모니가 사람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까요? 정말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스스로 답을 찾으려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답을 제시해 주어야 그 사람들이 만족을 하거나 동의를 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극약처방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들만의 답을 찾는 것을 깨달을 때 까지 그대로 두는 것이 차악이라고 봅니다.

어떤 사람이 제3자에게 '내 인생에 있어서 답이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제가 단언컨데, 그 답을 매우 분명하게, 참 혹은 진실을 말 할 수 있는 제3자는 이 지구상의 사람이 아닌 어떤 지적생명체입니다.

하지만, 매우 다행히도, 답을 유도하는 일 같은 경우, 누구나 매우 쉽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희망과 빛을 보았습니다. 제 주변을 둘러보면, 각 개인의 빈부 차이 없이,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보편적 선을 분명히 관측하였습니다.

겉으로 드러나 보인 것이 비록 거짓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의 이러한 괴리와 타협하지 않으면 이 세상에서 버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오늘도 개그와 유머, 그리고 희극의 미학을 즐기겠습니다.

웃어야 합니다! 웃지 않고서는 이 가혹한 현실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울 때에는 울어야 합니다!

너무나 뻔하고 식상한 휴머니스트의 주장이지만, 제 한계는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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