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가장 아름다웠을 꽃이 저물어 버린 날]
찬란한 봄이라고들 합니다. 꽃이 만개하고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4월의 길목이네요. 그러나 기억하시는지요. 우리는 4월의 어느 날 미처 피지도 못한 꽃망울이 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청춘. 푸른 봄입니다. 새싹이 자라나고 산은 푸른 봄옷을 입으며 머리칼에 하양, 노랑, 빨강과 분홍의 꽃 장식을 하고, 새와 곤충이 즐거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청춘은 꽃샘추위도 물러가고 진정 봄이라는 계절이 시작되는 4월의 어느 날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요. 그 봄날을 축복하며 웃을 때에, 4월 꽃이 피어나고 채 저물기도 전에 우리는 꽃향기 속에서 차가운 바다를 느낍니다. 길을 걷다가, 꽃을 보다가, 대화를 나누다가, 햇살을 즐기다가, 봄을 지내다가 단 하루, 봄바람 속에서 우리는 미어지는 무언가를 느낍니다.
왜일까요? 이름도, 얼굴도 몰랐던 이들의 죽음이 슬프고 안타까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요.
왜일까요. 어쩌면 ‘사고’라는 두 글자로 기억될 일에 이렇게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우리는 그 날 탐욕과 이기심과 무책임과 무능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왜일까요. 안타까운 것은. 박탈당한 미래와 희생은 결국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해서 아닐까요.
계속 기억나겠죠. 바쁜 일상 속 장마가 오고 낙엽이 지고 또 눈이 내리며 잊고 지내더라도 기억나겠죠. 4월의 어느 날 우리는 또 다시 먹먹함을 느끼며 봄 한 조각을 보내겠죠.
봄은 기쁨의 계절이라 하였습니다. 하지만 2014년 4월 16일, 가장 아름다웠을 꽃이 저물어 버린 날 우리는 청춘을 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