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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의 삶
게시물ID : phil_137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ede
추천 : 1
조회수 : 42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4/13 20: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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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높기도 높은 산 하나가 보입니다.

광부인 저는 산타기로 시작했습니다.

산을 타기 위해 산 꼭대기를 향해 보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구름과 태양빛에 가려 보이질 않습니다.

저는 이 산을 적당히 타다가 제가 마음에 드는 곳에 터를 잡고,

곡괭이와 삽을 들고 땅을 제 힘껏 팝니다.

무언가가 나올까 기대를 해 보지만 안타깝게도 제가 원하는 것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 마음에 드는 터 주변을 조금씩 다 파 보았지만, 제가 원하는 것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깊게 파볼까?'

'다른 터를 찾아볼까?'

'처음 팠던 곳을 매우 깊게 파볼까?'

어느새 제 손은 굳은 살과 상처로 뒤덤벅이 되어있고, 곡괭이와 삽도 녹슬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파는 것도 어디를 파든 상관이 없는 듯 해 보입니다.

그런데 때마침, 저는 매우 운좋게도 한 여행자를 만났습니다.

광부인 저는 처음에 여행자가 다가오는 것을 경계했지만, 이내 긴장을 풀었습니다.

'아 나는 그냥 광부지.'

그리고 매우 다행스럽게도 이 여행자는 선량한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작업을 잠시 멈추고 여행자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행자가 먼저 제게 물어보았습니다.

'무엇을 하고 있나요?'

저는 잠시 생각하고, '땅을 파고 있습니다.' 라고 답을 했습니다.

여행자는 제 주변을 잠시 둘러본 뒤에 바닥에 앉아서,

'훌륭하군요!'라고 감탄을 합니다.

저는 그냥 가만히 있었습니다. 오랜 광부생활로 매우 과묵해졌기 때문입니다.

친절한 여행자는 자신이 산 꼭대기에서 내려오는 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러 이야기를 해댔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그냥 흘려들었습니다. 산 꼭대기는 저한테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행자는 제게 안부 인사를 하고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여행자가 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니, 저도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아, 나도 산 아래를 떠난지 까마득하구나!', '무언가 바뀐 것이 있을까?' 여러 생각들이 저를 덮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 여행자에게 산꼭대기나 산 아래 이야기를 물어볼 것을 그랬네.'

약간의 후회감과 함께 저는 다시 산 중턱에서 땅을 파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저쪽을 다시 한번 더 깊게 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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