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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너무 후련합니다.
게시물ID : sisa_7189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ripsider
추천 : 1
조회수 : 2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4/14 02:35:56
20대 총선 많은 이변이 있었네요.

과거 민주당 표밭이던 전라도가 국민의당으로 표가 옮겨갔고,
과거 새누리 표밭이던 대구,부산 등의 지역에서 더민주가 당선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과거에 알던 지지공식이 서서히 깨져가는 느낌입니다.

이를 통해 새누리건, 더민주건 어느 정당이건 자신들이 한 투표에 대한 평가가 돌아온다는 것을 깨달았겠지요.
올바른 투표와 정치의 길로 한걸음 더 나아갔다고 생각합니다.

전 좋습니다.

더이상 경상도가 지역이기주의의 극한이란 말을 듣지 않게 되어서 좋습니다.
더이상 무력한 야권이라는 말을 벗어날 수 있게 되서 좋습니다.
그리고
더이상 전라도가 민주화의 성지란 말을 듣지 않아도 되서 진심 좋습니다.
또 전라도가 정치적으로 합리적이고 정의롭다는 소리를 듣지 않게 되어서 좋습니다.

전 전라도 사람입니다.
정치적으로 전라도를 평가할때는 크게 2가지 시선이 있었지요.
하나는 야권의 표밭이자 제1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
다른 하나는 민주화의 성지이자 야권을 지탱해주는 곳

저를 비롯한 제 주변 사람들은, 전자는 이해했지만 후자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여기는 민주화의 성지에 이르게 위해서 투표한 적이 없습니다.
여기는 비상식인 여당에 맞서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야당을 지지한 것이 아닙니다.
여기는 많은 것을 빼앗기고, 비교당하며 살았습니다.
여기는 야당을 지지하는게 아니라 단지 많은 것을 빼앗아간 새누리당이 싫었을 뿐입니다.
거꾸로 돌려서 말하면 그만큼 많은것을 줄 수 있다면, 누가됐건 언제든지 줄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도 다른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저 우리의 이익을 대변해줄 수 있는 사람을 열심히 뽑았을 뿐.
그리고 그게 우연히 모든곳이 파랗게 물들어 있었을때 초록이였을 뿐이고, 빨갛게 물들어 있었을때 파랗게 되었을 뿐입니다.

그게 민주화의 성지니, 이기주의적 정치의 보루이니 하는건 모두 다른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였을 뿐입니다.

여기도 그냥 사람사는곳에 불과했습니다.
여기라고 큰 꿈과 위대한 의식, 깨어있고 나아가는 강철과 같은 의지를 지닌사람들의 모임이 아니였습니다.

어떤 쪽은 강철과 같은 날카로움으로 반발한다고 하였고
어떤 쪽은 강철과 같은 굳건함으로 지켜낸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둘 다 아니라는게 밝혀져서 너무 좋습니다. 애초에 여기는 강철같은것도 아니였으니까요.

그냥 이대로 아예 언급도 안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사람이 사는 하나의 도시로서, 이 사람들도 인간이 하는 실수는 다 하고. 잘못된 일들도 하는구나 했으면 합니다.

내가 아는 전라도는 경상도, 충청도, 경기도, 서울 모든 지역과 마찬가지로
그냥 사람 사는곳이였을 뿐이니까요.

누군가의 눈밖에 나는걸 두려워하며, 사투리마저 가장 빠르게 잊는 존재가 전라도입니다.
아예 전라도가 너무나도 평범한 보통의 존재로서 살아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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